아프간 대사가 전한 철수 뒷이야기.."탈레반 부대가 20분 거리에"

이지은 입력 2021. 8. 18.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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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가니스탄에서 마지막 교민 1명과 함께 탈출에 성공한 최태호 주아프가니스탄 대사가 18일 기자들과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대사관 철수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묘사했다.

최 대사는 "헬기를 타고 카불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여러 다른 국가들의 직원들이 대피를 위해 밀려들어오는 상황"이었다며 "직원들의 우방국 군용기 탑승수송을 진행하면서 직원 3명을 남아있는 교민 분께 보내 다시 한 번 철수를 설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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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가니스탄에서 마지막 교민 1명과 함께 탈출에 성공한 최태호 주아프가니스탄 대사가 18일 기자들과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대사관 철수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묘사했다.

편한 반소매 셔츠 차림으로 인터뷰에 응한 최 대사는 탈레반이 예상 밖의 속도로 카불을 점령해오면서 양복도 챙겨오지 못했다며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대사관이 위기를 본격적으로 감지한 것은 15일 오전 11시 30분(현지시간) 께였다. 최 대사는 "대사관 경비업체로부터 '탈레반 부대가 대사관으로부터 20분 떨어진 장소까지 진입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회의를 끝내고 나니 우방국 대사관에서도 '당장 탈출하라'는 긴급공지가 왔다"고 밝혔다.

최 대사는 추가적으로 더 상황을 판단하기위해 주변 우방국 대사들과 통화를 가졌고, 이들 역시 전화를 받지 않거나 '급한 상황'이라고 말을 전해 왔다. 이에 최 대사는 철수 판단을 내리고 바로 정의용 외교부 장관에게 보고한 후, 지시를 받아 철수를 시작했다.

일단 매뉴얼에 따라 대사관 내 중요 문서를 파기하고,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우방국 대사관으로 철수를 위해 이동했다. 현지 직원들에게는 자택 등 안전한 장소로 가라고 지시했다.

우방국 대사관에서 공항으로 이동하는 데는 헬기를 이용했다. 최 대사는 "헬기를 타고 카불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여러 다른 국가들의 직원들이 대피를 위해 밀려들어오는 상황"이었다며 "직원들의 우방국 군용기 탑승수송을 진행하면서 직원 3명을 남아있는 교민 분께 보내 다시 한 번 철수를 설득했다"고 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그때까지 아프가니스탄에 남아 있던 교민은 단 1명으로, 여러 차례의 권고에도 현지 사업장 때문에 철수를 하지 않고 있는 상태였다. 그는 직원들의 설득에도 "며칠 뒤 알아서 철수하겠다"고 답했다.

최 대사는 급박한 상황을 고려, 자신을 비롯한 직원 3명이 남아 해당 교민이 철수할 때까지 설득하기로 하고 본부의 승인을 받았다. 1차 설득 때는 마음을 바꾸지 않던 교민도 다른 사람들이 철수하는 것과 직원들의 추가 설득에 미안함을 표하며 철수를 결심했다.

교민의 마음을 돌린 후에도 철수는 순탄하게 진행되지 않았다. 16일 출발하는 군용기에 교민의 자리를 확보했지만, 민간공항을 점거했던 아프간 군중이 군 공항으로 몰려들면서 군용기 운항이 중단된 것. 다음날 미군이 군 활주로까지 들어온 군중을 밀어내고 나서야 이륙이 가능했다. 최 대사와 남은 직원들도 같은 군용기를 타고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했다.

향후 주아프간대사관 업무는 주카타르대사관에서 이어갈 계획이다. 최 대사는 "현지 상황을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향후 정권수립 동향과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처를 면밀히 파악하면서 국제사회와 공동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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