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광고·커머스·글로벌·AI' 카카오 '금융·블록체인' 강점
네이버와 카카오는 포털과 메신저 부문에서 각각 압도적 1위다. 이 같은 본원적 경쟁력을 기반으로 양 사는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 그동안은 사업 영역이 크게 겹치지 않았다. 카카오는 국내, 모빌리티, 금융을, 네이버는 해외, 광고, 커머스, 웹툰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요즘은 달라졌다. 전방위로 사업을 확장하며 곳곳에서 맞대결을 벌이고 있다.
각 분야에서 양 사의 경쟁력은 어느 수준이고 누가 더 우위일까. 애널리스트 설문과 SWOT 분석을 통해 비교해봤다.

광고 네이버 > 카카오
▶네이버 매출의 절반 차지 ‘캐시카우’
광고는 네이버가 압권이다.
지난해 네이버의 검색·광고 사업 부문인 서치 플랫폼 매출은 약 2조8000억원으로 네이버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면 카카오는 광고 사업과 커머스 사업이 더해진 톡비즈의 지난해 매출이 1조100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네이버는 광고 매출에 커머스 사업 매출을 포함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양 사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광고는 인터넷 기업의 전통적인 수익원으로, 성장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핵심 캐시카우로서 여전히 중요한 사업이다.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8월 6일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서치 플랫폼은 검색 광고 품질 개선, AI 적용을 통한 광고 효율 증대, 성과형 광고 성장 등에 힘입어 상반기는 물론 연간 두 자릿수 성장률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쇼핑, 지역, 여행 등 다양한 분야로 광고 상품을 확장하고, 브랜드 스토어의 지역 상공인 광고주를 늘려 상반기와 같은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콘텐츠네이버 = 카카오
▶카카오, 공격적 M&A로 시너지
콘텐츠는 네이버·카카오가 정면 대결을 펼치고 있는 ‘격전지’다. 웹툰·웹소설·드라마·오디오 등 다방면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다. 특히 올해 들어 콘텐츠 사업과 관련해 양 사 모두 폭풍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웹툰’에서는 네이버가 앞선다. 최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네이버웹툰 페이지뷰(PV) 점유율은 전체 65.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가 운영 중인 카카오페이지(15.6%)와 다음웹툰(3.9%) 점유율을 더한 것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네이버가 우위에 있다. 현재 네이버웹툰은 북미, 동남아, 유럽 등 100여개국에서 웹툰 플랫폼 시장 1위를 수성 중이다.
투자도 계속된다. 지난 5월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의 지분 전부를 6억달러(약 6500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방대한 웹툰·웹소설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2차 창작물 생산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 추격도 매섭다. 지난 8월 1일 기존 다음웹툰과 카카오페이지에서 선보인 웹툰 IP를 망라해 새 웹툰 플랫폼 ‘카카오웹툰’을 내놨는데 반응이 뜨겁다. 글로벌 진출 준비도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지난 6월 북미 웹툰·웹소설 플랫폼 래디쉬(약 5000억원)와 타파스(약 6000억원)를 연이어 인수했다. 카카오재팬이 운영하는 웹툰 플랫폼 ‘픽코마’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일본 시장 1위 웹툰 플랫폼인 픽코마는 지난해 양대 앱마켓 글로벌 매출 7위에 오를 정도로 승승장구 중이다.
IP를 활용한 2차 창작물 시너지 면에서는 카카오가 앞선다는 평가다. 중심에는 올해 3월 출범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있다. 웹툰·웹소설 플랫폼 ‘카카오페이지’와 드라마·영화 제작사 등을 거느린 ‘카카오엠’ 그리고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멜론’까지 더해 만든 회사다. 오리지널 IP를 토대로 기획·제작·연예 매니지먼트·OST까지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음원 스트리밍 사업에서는 카카오가 단연 우위다. 네이버가 지난해 기존 음원 플랫폼 ‘네이버뮤직’을 ‘바이브’로 재편하며 기회를 엿보고 있지만 1위 플랫폼 ‘멜론’의 위상이 워낙 공고하다. 네이버는 단순 음원을 넘어 팟캐스트, 라이브 스트리밍까지 포함한 ‘오디오 서비스’로 승부수를 띄운다는 생각이다. 올해 3월 네이버는 음원 플랫폼 ‘바이브’, 오디오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 ‘나우’, 오디오북·팟캐스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디오클립’ 조직을 모아 사내 독립 기업인 ‘튠CIC’를 신설했다.

금융카카오 > 네이버
▶‘뱅크·페이’ 쌍두마차 질주
금융에서는 카카오가 확연히 앞서가는 모습이다. 최근 카카오뱅크의 성공적인 IPO(기업공개), 여기에 카카오페이 역시 보험·대출 중개·금융 상품 판매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 확장이 본격화되는 중이다. 네이버는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을 앞세워 추격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가입자 1600만명, 여·수신 50조원에 달하는 대형 은행으로 성장했다. 최근 IPO로 실탄을 넉넉히 챙겼다는 점은 전망을 밝히는 요인이다.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현재 취급 중인 신용대출과 전월세대출뿐 아니라 그동안 취급하지 않았던 주택담보대출, 오토론 등 상품을 늘려 본격적으로 여신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 사태도 카카오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백신 접종 인증과 간편 QR체크 등 활용성이 늘어나고 비대면 소비가 증가하면서 카카오톡 지갑 가입자가 급격히 늘었다. 지금까지 누적 가입자는 1800만명, 연말에는 25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 힘입어 카카오페이 2분기 거래액은 전년 대비 65% 성장한 24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올 초 고배를 마셨던 ‘마이데이터 사업’ 본인가를 받는 데 성공한 점도 긍정적이다.
네이버는 금융 계열사 ‘네이버파이낸셜’을 앞세워 금융 서비스 확장에 여념이 없다. 2019년 네이버로부터 분사한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해 영업이익 369억원, 당기순이익 548억원을 기록하는 등 일 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순항 중이다. 최근에는 오프라인 결제 기능을 제공하는 ‘네이버페이’ 앱을 내놓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와 달리 정식으로 ‘금융업 라이선스’를 받지 않았다는 점은 한계로 지목된다. 카카오는 직접 은행·보험·증권 라이선스를 취득한 뒤 금융 산업을 전개하고 있지만 네이버파이낸셜은 다양한 금융사와 제휴하는 ‘우회로’를 택했다.
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근 금융 플랫폼과 금융권의 ‘동일 기능·동일 규제’ 내용을 담은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이 발의되는 등 규제 환경이 엄격해지는 상황은 라이선스가 없는 네이버에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커머스네이버 > 카카오
▶이커머스 점유율 1위
이커머스(쇼핑) 사업은 네이버가 멀찌감치 앞서 나간다.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네이버 점유율은 약 18%(거래액 기준)로 쿠팡을 제치고 선두를 달린다. 올 2분기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40% 이상 성장, 커머스 매출 성장률이 42.6%에 달했다. 반면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을 통해 틈새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전체 시장점유율은 3%에 불과하다.
“네이버쇼핑은 지난 3월 쿠팡의 뉴욕 증시 상장 이후 국내 1위 이커머스 사업자로서의 가치 재평가가 진행 중이다. 7월 ‘네이버 풀필먼트 얼라이언스(NFA·물류 연합)’, 8월 머천트 솔루션, 구독 서비스 출시 등 물류·배송을 아우르며 쇼핑의 비즈니스 모델이 정교화됐다. 여기에 일본 전자상거래 시장 진출로 인한 신규 수익도 확보되면 내년께 기업가치 상향이 기대된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의 분석이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네이버는 커머스 부문에서 카카오보다 우위에 있고, (카카오에 없는) 메타버스(가상현실) 플랫폼 제페토를 보유하고 있다”고 짚었다.

글로벌네이버 > 카카오
▶제페토, 해외 이용자만 2억명
해외 사업은 네이버가 크게 앞선다는 평가다. 모바일 메신저 분야에서 카카오가 한국만 독점한 반면, 네이버는 라인을 통해 일본, 대만, 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또 메타버스 플랫폼 앱 ‘제페토’의 경우 글로벌 이용자 2억명을 보유 중이다. 지난 5월 네이버웹툰이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합병, 600만 창작자, 1억6700만명이 사용하는 글로벌 1위 스토리텔링 플랫폼도 확보했다. 박상진 CFO는 “지난 6월 말 양 사 시너지 창출 첫 단계로 왓패드웹툰 스튜디오를 출범했다. 통합 10억건 이상의 원천 IP를 기반으로 글로벌 콘텐츠 사업을 본격 전개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카카오도 최근 카카오재팬이 일본에서 운영 중인 웹툰 플랫폼 ‘픽코마’가 글로벌 매출 1위 만화 앱에 등극하는 큰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이뿐, 그 외에는 이렇다 할 해외 사업 성과가 부족하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최근 미국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와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 인수를 추진 중인 것은 이 같은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김진구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카카오는 네이버보다 해외 사업 확장성이 부족한 것이 약점이다. 픽코마의 일본 웹툰 1위 등 글로벌 콘텐츠 사업 확장 가능성은 카카오의 기회 요인이지만, 서구권 등 해외에서 네이버와 경쟁 강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의미 있는 시장점유율 확보가 가능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네이버 > 카카오
▶AI 논문, 글로벌 학회서 채택 50개↑
인공지능 사업에서도 네이버가 한발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네이버는 지난 5월 세계 최초로 초대형 한국어 AI ‘하이퍼클로바’를 공개했다. 검색어 교정, 쇼핑 기획전 생성, 쇼핑 리뷰 요약 등 이미 네이버 서비스 곳곳에 하이퍼클로바를 적용 중이다. 파파고 등 번역 서비스는 물론, 물류 데이터 분석에도 AI 기술을 상용화했다.
네이버의 AI 기술력은 학계에서도 인정받는다.
올 들어 네이버에서 발표한 정규 논문이 글로벌 AI 학회에서 50개가 넘게 채택됐을 정도다. 카카오(25건)의 2배가 넘는 수치다. 컴퓨터 비전, 자연어 처리, 딥러닝, 음성 기술 등 논문 분야도 다양하다. 특히 음성 분야의 최고 학회인 ‘ICASSP’와 ‘인터스피치’에서 각각 9개의 논문이 채택되는 성과를 거뒀다.
블록체인카카오 > 네이버
▶카카오 코인 ‘클레이’ 시총 세계 34위
블록체인 산업에서는 카카오가 두각을 나타낸다. 카카오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가 개발한 자체 블록체인 네트워크 ‘클레이튼’은 전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블록체인 프로젝트 중 하나다. 지난 8월 12일 기준 클레이튼 암호화폐 ‘클레이(KLAY)’의 시가총액은 38억8000만달러(약 4조 5000억원)에 달한다. 전 세계 모든 암호화폐 중 34위에 해당한다.
네이버 역시 일본 자회사 라인을 통해 암호화폐 ‘링크(LN)’를 발행하는 등 블록체인 사업에 열심이지만 카카오와는 차이가 있다. 올 8월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 첫 상장되는 등 이제 막 발을 뗀 수준이다. 이런 격차는 최근 진행된 한국은행 디지털 법정화폐(CBDC) 모의실험 사업자 입찰에서도 드러났다. 그라운드X, 라인플러스가 입찰에 참여했지만 꽤 큰 점수 차이로 그라운드X가 모의실험 사업 수주에 성공한 바 있다.
벤처 투자 네이버 = 카카오
▶아직은 생태계 육성 수준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벤처 투자에 열심이다. 이들이 투자한 스타트업 중에는 두나무, 퓨리오사AI처럼 큰 성과를 낸 곳도 있지만 아직은 투자금 회수(exit) 사례가 태부족한 수준이다. 현재로서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투자 활동에 의미가 있는 수준이라는 평가다.
투자 전략은 상이하다. 카카오는 벤처 투자 전문 계열사인 카카오벤처스와 카카오인베스트먼트를 두고 직접 운영한다. 반면 네이버는 사내 사업부 D2SF만 직접 운영하고, 지분을 투자한 스프링캠프와 TBT를 통해 VC를 간접 운용하고 있다. 카카오벤처스는 2012년부터 123개사에 투자했고, D2SF는 2015년부터 73개사에 투자했다.
노승욱·나건웅 기자 문지민·장지현 인턴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22호 (2021.08.18~2021.08.24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