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중앙] 목 돌리고 다리 쭉 뻗고 책상 앞 요가로 몸과 마음 균형 잡아요
공부하느라 책상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청소년들. 의자에 앉아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머리가 아프고 몸이 뻐근해집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게 바로 가벼운 운동이에요. 하지만 한국 청소년의 운동량은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2020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초중고 학생들의 평균 체육 시간은 1주일 동안 약 2.64시간으로 나타났어요. 세계보건기구에서 권장한 7시간의 절반도 못 미치는 수준이죠.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것도 모자라 집에서 숙제까지 하는데 운동은 또 언제 하나.' 한숨 쉬고 있을 여러분을 위해 책상 앞에서도 간단히 할 수 있는 맨몸 운동을 준비했어요. 바로 요가입니다. 나서현 학생기자와 현지용 학생모델이 청소년에게 좋은 요가 동작을 배우기 위해 서울시 마포구에 있는 홍익요가연구원을 찾았어요. 운동법·호흡법·명상이 중심인 정통 요가를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곳이죠. 이해인 수련팀장이 요가 매트 앞에서 이들을 맞이했어요.
"요가라는 말을 많이 듣긴 했는데 정확한 뜻은 모르겠어요." 서현 학생기자가 말했어요. "요가라는 말은 명사로 ‘조화’와 ‘균형’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요가는 크게 운동법·호흡법·명상의 세 가지로 구성돼요. 쉽게 말하자면 운동법은 바르게 움직이기, 호흡법은 바르게 숨쉬기, 명상은 바르게 마음 갖기예요. 그래서 ‘요가는 우리 몸과 마음의 조화와 균형을 맞춰주는 수련’이라고 정의할 수 있어요."(이) 요가는 약 5000여 년 전 유물로도 확인이 가능할 만큼 그 역사가 오래됐어요. 우리나라에는 삼국시대에 인도로부터 전해졌다고 해요. 고려 태조 왕건도 요가에 심취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죠. 현대에 들어서는 1970년대 일본에서 도입된 미용체조식 요가, 2000년대에 서양식의 피트니스 요가가 대중에게 많이 알려졌는데요. 이로 인해 요가가 다이어트를 위한 운동이라고 오해하는 경우도 많지만, 본래는 몸과 마음의 균형을 추구하는 수련이랍니다.
"TV나 각종 매체에서 접한 요가 동작들은 유연한 사람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저처럼 몸이 뻣뻣한 사람도 할 수 있나요?" 지용 학생모델이 물었어요. "하하, 그럼요. 사실 뻣뻣할수록 요가를 더 해야 해요. 조금만 부딪치거나 넘어져도 다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더 높거든요. 유연한 사람은 요가를 통해 힘을, 뻣뻣한 사람은 유연성을 기를 수 있어요. 특히 청소년기는 급격한 신체 성장이 이뤄지고 호르몬의 불균형으로 몸과 마음이 다 예민한 시기죠. 게다가 학교 수업과 학원을 오가며 온종일 책상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너무 많아 운동 부족인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거북목·척추 옆굽음증(척추 측만)·비만 등 체형 문제를 겪기도 해요. 요가를 해서 바른 자세를 익히면 몸도 튼튼해지고, 마음도 편안해져요.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되죠."(이)
소중 학생기자단은 청소년의 체력 증진과 자세 교정 및 피로 해소에 좋은 동작을 배우기로 했습니다. 먼저 혈액 순환을 도와 머리를 맑게 하는 기본 동작을 배울 거예요. 첫 번째 동작은 얼굴 혈 풀기예요. 시신경을 자극해 머리를 맑게 하고 뇌의 피로를 풀어주는 효과가 있죠. 바닥에 앉아 머리에서부터 꼬리뼈까지 일직선이 되도록 허리를 세우세요. 두 손을 포개 손바닥을 미간 사이에 댄 후, 꾹 누르면서 그대로 손을 시계방향으로 천천히 10바퀴를 돌려주세요. 반대 방향으로도 똑같이 반복합니다. "이렇게 하는 것만으로도 눈이 시원해질 거예요."(이)
두 번째 동작은 목 돌리기입니다. 허리를 똑바로 세워 앉아 어깨에 힘을 뺀 상태에서 고개를 뒤로 넘긴 뒤 목을 살랑살랑 흔듭니다. 이후 턱을 아래로 당겨서 다시 좌우로 흔들어주세요. 그리고 귀를 어깨에 붙인다는 느낌으로 크게 원을 그려 목을 왼쪽과 오른쪽으로 돌려주세요. 얼굴 혈 풀기와 목 돌리기는 책상에서 공부하다가도 쉽게 할 수 있는 동작이에요. "저는 책상에 앉아 책을 많이 읽어서 자세가 좋지 않은데 얼굴 혈 풀기나 목 돌리기가 도움될 것 같아요." 서현 학생기자가 말했어요. "앉은 산 자세도 추천해요. 책상다리로 앉아 허리를 똑바로 세운 뒤, 깍지를 낀 두 손바닥이 위로 향하도록 해서 머리 위로 올리세요. 그리고 3~5번가량 숨을 들이쉬고 내쉬면서 내쉴 때 팔을 계속 뻗어보세요. 이후 두 팔을 천천히 내리고 배 앞에서 손의 깍지를 풉니다. 이 과정을 2~3번 되풀이하면 돼요."(이)
책상에 계속 앉아있다 보면 하체를 잘 쓰지 않게 되죠. 다음으로 배울 막대기 자세는 하체와 허리에 힘을 길러주는 동작입니다. 두 다리를 붙여 앞으로 쭉 뻗어서 앉은 뒤, 발가락을 무릎 쪽으로 당기며 다리 전체에 힘을 줍니다. 팔은 엉덩이 옆으로 내려 손으로 바닥을 누르듯 짚어요. 이때 손가락은 발 쪽을 향하게 해서 10~20초 정도 그 자세를 유지하세요. "턱은 90도로 당기세요. 숨을 내쉬는 것도 잊지 말고요." (이) 막대기 자세를 통해 다리와 허리에 힘이 들어가자 소중 학생기자단의 자세도 곧게 펴졌어요.
다리와 골반을 열어주는 나비 자세도 배워봐요. 가슴과 허리를 곧게 펴고 앉아 책상다리하고 두 발바닥을 마주 붙입니다. 양손으로 발끝을 감싸 몸 중앙에 끌어당긴 뒤, 양쪽 다리를 들었다가 내리는 동작을 반복합니다. 적절한 호흡법도 잊으면 안 되죠. 숨을 들이마시면서 다리를 올리고, 내쉬면서 다리를 내리세요. 이렇게 몸을 풀고 나서 이마가 바닥에 닿도록 상체를 천천히 숙입니다. 이 자세를 20~30초 정도 유지하세요. "이 동작을 하면 몸에 당기는 부분이 느껴질 거예요. 어디인가요?" "배 쪽이요!" 서현 학생기자가 배를 문지르며 말했어요. "그 부분에 정신을 집중해야 해요. 숨을 천천히 마시고 내쉬기를 반복하면서요."(이) 상체를 일으켜서 나비 자세를 마친 뒤에는 책상다리를 풀어 다리를 쭉 뻗고 양다리를 가볍게 흔들어주면서 마무리합니다.
앉아서 하는 동작을 배워봤으니 이제 서서 하는 동작도 알아볼까요. 요가에서는 일어서 하는 동작을 선 자세라고 합니다. 바르게 서는 법을 익힐 수 있는 산 자세부터 배워봐요. 엄지발가락을 붙여서 똑바로 선 후, 체중을 앞으로 약간 실었다가 뒤로 실어보세요. 이렇게 하면 두 발 전체에 몸무게를 고르게 나누어 몸을 지탱할 수 있어요. 그리고 어깨에 힘을 뺀 상태에서 가슴을 펴고 두 팔은 몸통과 나란히 합니다. 아랫배를 약간 집어넣어 허리를 쭉 펴고 고개는 약간 당겨서 머리를 똑바로 세우세요. "이 상태에서 깍지를 끼고 손을 위로 뻗어 몸을 쭉 늘려볼게요. 발바닥으로 바닥을 밀어낸다는 느낌으로 해보세요. 손바닥으로 천장을 떠받들듯이 올라갔다가 내려오면 됩니다. 척추 하나하나를 의식하고 키를 키운다는 느낌으로 몸을 늘리는 거예요. 여러분은 앉아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이렇게만 해줘도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돼요."(이)
청소년을 위한 요가 선 자세의 마지막은 균형감각과 집중력을 키워주는 나무 자세예요. 굳게 뿌리를 내리고 서 있는 나무의 형상을 닮은 자세죠. 두 발을 가지런히 모으고 선 뒤, 오른쪽 다리를 들어 발바닥을 왼쪽 무릎 안쪽 옆으로 붙이고 몸의 균형을 잡습니다. 양 손바닥을 붙여 합장 자세를 한 뒤 숨을 내쉬면서 두 팔을 머리 위로 쭉 뻗어요. 이 상태로 숨을 내쉬면서 한동안 버텨 보는 겁니다. 왼 다리도 같은 방법으로 하면 돼요. "아이고, 생각처럼 안 되네요." 이 팀장을 보며 열심히 따라 하던 지용 학생모델이 휘청이며 말했어요. "잘하고 있어요. 천천히 숨을 고르면서 해보세요."
요가란 막연히 어려운 동작만 할 것이라는 선입견과는 달리, 소중 학생기자단은 책상 앞에서도 할 수 있는 간단한 동작을 배웠어요. "굳이 어려운 자세를 하지 않아도 돼요. 오늘 배운 동작을 매일 규칙적으로 반복하면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느껴질 겁니다. 저는 요가를 하루 5~10분씩 한 학기 동안 꾸준히 했더니 그렇지 않은 친구들보다 성적이 훨씬 좋아진 친구들을 많이 봤어요."(이) 실제로 여러 연구에 따르면 적절한 양의 신체 활동은 청소년의 정서 함양에 좋을 뿐만 아니라, 성적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해요.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해지는 요가. 소중 독자들도 함께 따라 해봐요. 일상이 더욱더 풍요로워질 겁니다.
■ 학생기자 취재 후기
「 요가에 대해 취재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생각에 신이 났어요. 하지만 '처음 하는 거라 잘 못 하면 어쩌나' 걱정도 했죠. 그래서 처음 이해인 수련팀장님을 만났을 땐 긴장이 됐어요. 하지만 이 팀장님의 설명을 듣고 요가 동작을 배우니 생각보다 쉬웠어요. 이 팀장님은 “요가를 하면 머리가 맑아지고 개운해진다”라고 하셨는데 저도 실제로 그렇게 느꼈어요. 청소년을 위한 요가를 취재하기 잘했다고 생각해요.
나서현(세종 홈스쿨링 6) 학생기자
몸이 뻣뻣한 편이라 이번 취재가 걱정됐어요. 인터넷에서 요가 사진을 보니 '날씬하고 유연한 사람들만 하는 거구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이해인 수련팀장님이 "요가는 날씬하고 유연한 사람들만 하는 게 아니며, 남녀노소 다 즐길 수 있어요"라고 말씀하셔서 걱정을 덜었죠. 저는 동작 하나하나를 모두 열심히 따라 해보려고 노력했고, 요가의 매력에 빠져들었어요. 아주 신기한 마법에 걸린 것 같았어요. '이래서 고려 태조 왕건도 요가를 즐겼구나!' 싶더라고요. 요가를 하면 할수록 제 실력이 향상되었고, 마음에 포근한 빛이 들어와 저를 행복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취재에서 배운 요가 동작을 집에서도 열심히 해봐야겠어요.
현지용(서울 가곡초 6) 학생모델
」
글=성선해 기자 sung.sunhae@joongang.co.kr, 사진=박충렬(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나서현(세종 홈스쿨링 6) 학생기자, 현지용(서울 서울가곡초 6) 학생모델, 참고자료=『척추가 바로 서면 성적이 오른다』(홍익요가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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