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112 순찰차 '유비무환'에 목숨 건진 40대 남성

전익진 2021. 8. 15.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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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성이 몸에 피를 흘리며 다리 난간 위에서 물에 뛰어들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빨리 출동해 주세요.”

15일 경기북부경찰청과 파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전 6시 40분쯤 한 낚시객이 112 전화로 다급한 목소리로 구조 요청을 했다. 경찰은 즉시 현장 인근을 순찰 중이던 순찰차에 이 내용을 전파했다. 이곳에서 6㎞ 정도 떨어진 장소에서 순찰 중이던 파주경찰서 문산지구대 소속 순찰차가 지령을 전달받았다.


구명환, 구명조끼 순찰차에 휴대한 게 주효
순찰차는 득달같이 내달려 10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그 순간 이미 자해를 하고 다리 난간에 매달려 있던 남성이 낚시터 물로 뛰어내렸다.

지난 14일 오전 경기 파주시 한 낚시터에서 경찰들이 물에 뛰어 내린 남성을 구조하는 모습. 경기북부경찰청

이에 경찰은 즉시 구조에 나섰다. 이재현 순경은 순찰차 트렁크에 휴대하고 다니던 구명조끼를 꺼내 입고, 로프로 연결한 구명환을 꺼내 든 채 50여m 전방 사고현장으로 내달렸다. 순찰차에 타고 있던 나머지 경찰 3명도 구급 약품 가방 등 구조장비와 의약품 등을 챙겨 들고는 뒤따라 현장에 도착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 위해 마스크 낀 채 물속 구조
물에 뛰어내린 남성은 머리만 물 위로 드러난 채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이 순경은 제복 차림 옷 위에 구명조끼를 입은 상태에서 로프로 연결한 구명환을 든 채 곧장 물로 뛰어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쓴 마스크도 쓴 채였다.

지난 14일 오전 경기 파주시 한 낚시터에서 경찰들이 물에 뛰어내린 남성을 구조하는 모습. 경기북부경찰청

이 순경은 1분도 안 되는 시간에 이 남성에게 다다라 구명환을 건네주어 구조에 성공했다. 이어 뒤따라 물속으로 뛰어든 김구연 경위와 물 밖에 대기 중이던 경찰 2명이 구명환에 연결된 로프를 당겨 남성을 물가로 끌어냈다.

출동한 이종환 경위는 현장 지휘와 함께 119에도 지원을 요청했고, 정태근 경사는 목에 피를 흘리는 구조한 남성을 응급처치했다. 이 남성은 구급차로 응급 후송됐고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생명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한다.

이 남성은 40대 중국인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 남성이 호전되면 정확한 사고 경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지난 14일 오전 경기 파주시 한 낚시터에서 경찰이 물에 뛰어내린 남성을 구조한 뒤 응급 구호조치를 하는 모습. 경기북부경찰청



“어떻게든 구조해야 한다는 생각에 뛰어들어”
남성을 직접 구조한 이재현 순경은 “남성이 물로 뛰어내리는 장면을 눈앞에서 처음 보고는 순간적으로 무척 당황스러웠다”며 “하지만 어떻게든 구조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구명조끼를 입고, 구명환을 든 채 지체 없이 물로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이 순경은 “생각보다 물이 깊어 당황스럽기는 했지만, 구명장비를 착용한 데다 함께 출동한 선임 경찰관들이 구명환과 연결된 로프를 잡고 있어 걱정은 안 했다”며 “다행히 물로 뛰어내린 남성의 목숨을 구할 수 있어서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이 순경은 지난 2019년 4월 경찰에 입문했다.


“평소 구조 훈련과 구조 매뉴얼 숙지도 도움”
파주경찰서 윤영관 문산지구대장은 “파주경찰서는 ‘임진강을 끼고 있어 수난사고 및 물에서의 극단적 선택이 우려되는 지역이란 특성상 모든 순찰차에 수난사고 구조장비를 휴대하고 순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다 평소 수난사고 구조 훈련을 충실히 하고, 구조 매뉴얼을 숙지한 결과 귀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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