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112 순찰차 '유비무환'에 목숨 건진 40대 남성
“한 남성이 몸에 피를 흘리며 다리 난간 위에서 물에 뛰어들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빨리 출동해 주세요.”
15일 경기북부경찰청과 파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전 6시 40분쯤 한 낚시객이 112 전화로 다급한 목소리로 구조 요청을 했다. 경찰은 즉시 현장 인근을 순찰 중이던 순찰차에 이 내용을 전파했다. 이곳에서 6㎞ 정도 떨어진 장소에서 순찰 중이던 파주경찰서 문산지구대 소속 순찰차가 지령을 전달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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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명환, 구명조끼 순찰차에 휴대한 게 주효
순찰차는 득달같이 내달려 10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그 순간 이미 자해를 하고 다리 난간에 매달려 있던 남성이 낚시터 물로 뛰어내렸다.
이에 경찰은 즉시 구조에 나섰다. 이재현 순경은 순찰차 트렁크에 휴대하고 다니던 구명조끼를 꺼내 입고, 로프로 연결한 구명환을 꺼내 든 채 50여m 전방 사고현장으로 내달렸다. 순찰차에 타고 있던 나머지 경찰 3명도 구급 약품 가방 등 구조장비와 의약품 등을 챙겨 들고는 뒤따라 현장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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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방지 위해 마스크 낀 채 물속 구조
물에 뛰어내린 남성은 머리만 물 위로 드러난 채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이 순경은 제복 차림 옷 위에 구명조끼를 입은 상태에서 로프로 연결한 구명환을 든 채 곧장 물로 뛰어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쓴 마스크도 쓴 채였다.
이 순경은 1분도 안 되는 시간에 이 남성에게 다다라 구명환을 건네주어 구조에 성공했다. 이어 뒤따라 물속으로 뛰어든 김구연 경위와 물 밖에 대기 중이던 경찰 2명이 구명환에 연결된 로프를 당겨 남성을 물가로 끌어냈다.
출동한 이종환 경위는 현장 지휘와 함께 119에도 지원을 요청했고, 정태근 경사는 목에 피를 흘리는 구조한 남성을 응급처치했다. 이 남성은 구급차로 응급 후송됐고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생명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한다.
이 남성은 40대 중국인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 남성이 호전되면 정확한 사고 경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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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구조해야 한다는 생각에 뛰어들어”
남성을 직접 구조한 이재현 순경은 “남성이 물로 뛰어내리는 장면을 눈앞에서 처음 보고는 순간적으로 무척 당황스러웠다”며 “하지만 어떻게든 구조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구명조끼를 입고, 구명환을 든 채 지체 없이 물로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이 순경은 “생각보다 물이 깊어 당황스럽기는 했지만, 구명장비를 착용한 데다 함께 출동한 선임 경찰관들이 구명환과 연결된 로프를 잡고 있어 걱정은 안 했다”며 “다행히 물로 뛰어내린 남성의 목숨을 구할 수 있어서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이 순경은 지난 2019년 4월 경찰에 입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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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구조 훈련과 구조 매뉴얼 숙지도 도움”
파주경찰서 윤영관 문산지구대장은 “파주경찰서는 ‘임진강을 끼고 있어 수난사고 및 물에서의 극단적 선택이 우려되는 지역이란 특성상 모든 순찰차에 수난사고 구조장비를 휴대하고 순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다 평소 수난사고 구조 훈련을 충실히 하고, 구조 매뉴얼을 숙지한 결과 귀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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