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집회' 없었던 광화문 일대.. 곳곳에선 실랑이

노상우 2021. 8. 14.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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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차벽·펜스로 사전 차단.. 일부 시민 볼멘소리도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이끄는 국민혁명당은 이날부터 16일까지 서울 도심 일대에서 ‘문재인 탄핵 8·15 1000만 1인 걷기 운동’을 진행하기로 했지만, 경찰의 통제로 이뤄지지 못했다. 사진=노상우 기자

[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대규모 집회는 대부분 열리지 않았다. 경찰은 이를 사전에 차단하고자 차벽·펜스를 설치해 출입을 통제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이끄는 국민혁명당은 광복절 연휴 사흘간 서울 도심 일대에서 ‘문재인 탄핵 8·15 1000만 1인 걷기 운동’을 진행하기로 했다. 14일 아침 6시 이전 광화문 일대에 당원 모집 부스를 30여개 설치하고, 서울역을 출발해 서울시청·동화면세점·세종문화회관을 경로로 걷기 운동을 진행하기로 했다.

서울시와 경찰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감염 우려를 이유로 이를 원천 차단했다. 경찰은 국민혁명당의 행사를 두고 충분한 거리를 두지 않는 ‘변형된 1인 시위’라며 불법으로 판단해 사전에 차단하겠다고 경고했다. 경찰은 시계와 한강교량, 도심에 81개 임시검문소를 세워 참석자 집결과 시위용품 반입을 차단할 방침을 세웠다. 행사가 예정된 장소에는 차벽과 철제펜스를 설치하고 경찰들이 줄지어 출입을 통제했다.

일부 국민혁명당원은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사진=노상우 기자

국민혁명당의 행사는 경찰들이 광화문 일대 진입을 원천봉쇄하며 저지됐다. 일부 국민혁명당 관계자는 정당한 정치 활동을 방해하는 것이라며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경찰과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고 일부는 현행범으로 체포되는 일도 발생했다. 시청역 주변에는 국민혁명당 참가자로 추정되는 여성이 경찰에 거칠게 항의하기도 했다.

국민혁명당은 “공동 구호를 외치거나 피켓을 드는 등의 행위를 하지 않을 예정이라 미신고 집회·시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이를 불법으로 봤다. 경찰은 인도 곳곳에서 시민들의 통행을 통제하기도 했다. 행선지를 묻고 인근 직장인 등 신원이 확인된 이들만 통과시키고, 다른 시민의 경우 우회로를 안내했다.

시민통행로가 제대로 안내되지 않거나 우회로를 불분명하게 전달하는 일로 짜증 섞인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일부 시민은 출근길을 왜 막느냐고 경찰에 따지기도 했고, 행사와 전혀 관계없는 사람인데 왜 이렇게 막느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철벽 펜스로 시민의 접근이 차단된 곳에 위치한 편의점 주인 A씨는 “지나가는 사람도 많지 않은데, 아예 막아 버렸다”며 아쉬워했다.

광화문에서의 걷기 행사가 무산된 국민혁명당은 종로 등으로 옮겨 행사를 이어갔다. 참가자들은 태극기·성조기 등을 손에 든 채 탑골공원 주변 등에서 행인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거나 당원 모집 활동을 했다. 여기서도 행사 참가자와 경찰 간의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은 광화문 일대를 원천 봉쇄해 집회·행사 등이 진행되지 못하게 했다. 사진=노상우 기자

경찰은 대규모 인원 운집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특정 도심 지하철역의 무정차 통과와 노선버스 우회 조치 등을 시행하기로 관계기관과 협의했다고 전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0일 “필요에 따라 지하철 무정차 통과, 시내버스 우회, 역 출입구 통제 등 가능한 집회인원 집결을 막는 계획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광화문 일대 역에서는 일부 출입구를 폐쇄했지만, 무정차 통과는 진행되지 않았다.

한편, 일부 단체의 시위는 예정대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4시부터 5시까지 서대문역 인근에서 한미전쟁연습 중단을 요구하는 8·15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대회 참석자는 200명 규모로 ‘한미전쟁연습 중단’ 이라 적힌 푸른색 헬륨 풍선을 들고 70m 간격으로 1인 시위를 진행했다. 대회는 민주노총 유튜브를 통해 비대면으로 진행됐으며 참가자들은 선 자리에서 휴대폰으로 영상을 보며 대회에 참여했다.

또 진보성향 단체들이 모인 ‘광복 76주년 한반도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8·15 대회 추진위원회’도 서대문 독립공원, 용산구 국방부, 종로구 안국역과 종로3가 일대에서 1000명이 참여하는 ‘평화대행진’를 진행했다. 이들도 70m씩 떨어진 상태로 1인 시위를 벌였으며 ‘한미연합군사훈련 즉각 중단하라, ’대북 적대 정책 폐기하라‘ 등의 피켓을 들었다.

서울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서울역 광장 등에서의 집회를 금지하며 철제 펜스를 설치했다. 사진=노상우 기자

1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경찰이 금지를 통고한 광복절 연휴(14~16)일 집회·시위는 316건(41개 단체)로, 이들이 신고한 참여 인원은 12만명 이상이다. 현재 수도권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적용 중이어서 1인 시위를 제외한 집회·시위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연휴 끝까지 경찰과 함께 금지된 집회가 열리지 않도록 계속 단속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교통공사는 광복절 연휴 도심 집회로 인해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있어 광화문역 등 주요 역이 무정차 통과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사진=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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