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남편으로 바라본 의사 안중근
[박순영 기자]
▲ '안중근, 천국에서의 꿈'에서 이토 히로부미 저격 장면. 이은 '코레아 우라(대한민국 만세)'가 심금을 울린다. |
ⓒ 문성식 |
오는 13일부터 15일까지 토월극장에서 4회 공연되는 <안중근, 천국에서의 꿈>은 M발레단(예술감독 문병남)이 만들어 2015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무용창작산실 우수작품 제작지원에 선정되어 초연된 바 있다. 2017년에도 공연되었고, <굿모닝 독도> <춘향탈옥> 등 창작레파토리 확충에 노력해 온 예술의전당이 이번에 <안중근, 천국에서의 꿈> 제작에 동참해 광복절주간에 공연하게 되었다.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고 뤼순감옥에서 사형당한 안중근 의사의 유해가 고국에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연출된 이 작품(안무 문병남)은 아내 김아려 여사,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 이 여인들의 독립투사 남편, 아들을 향한 응원과 애틋한 마음이 정통 발레 테크닉으로 느낄 수 있게 창작되었다.
프레스콜은 전막을 시연했다. 안중근과 김아려의 혼례식, 이토 히로부미 취임식, 의병부대 군무, 안중근의 이토 저격장면까지 정통 발레테크닉이 이토록 우리의 중요한 역사적 장면을 실감나게 표현할 수 있나 놀랍다. 파가니니, 말러 등 기존 클래식에 더해 프롤로그와 김아려와 안중근의 혼신의 파드되가 펼쳐지는 에필로그까지 김은지 음악감독과 나실인 작곡가는 춤테크닉이 감정선을 표현하는 튼실한 도구였음을 음악으로 증명해주었다.
전막시연 후 기자간담회에서 문병남 안무가(M발레단 예술감독)는 "제가 러시아 유학시절 쇼크를 받았던 게 뭐냐하면, 교수님이 한국에는 발레가 어떤 게 있냐 물으셔서 <백조의 호수> <스파르타쿠스> 등을 얘기했더니, '야, 그거 우리 거잖아' 하셨다"라면서, "우리 문화, 우리 발레, 철학을 알리고자 제가 그간 <왕자호동> <처용> <안중근, 천국에서의 꿈>까지 창작을 해왔다. 아마, 후배 젊은이들은 우리 작품으로 세계시장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을까 싶다"고 창작발레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 네 번째 손가락이 잘린 안중근 의사의 손도장과 절도있는 발레 군무가 조국독립의 의지를 표현한다. |
ⓒ 박순영 |
프레스콜에서 결의에 찬 안중근을 선보인 이동탁(유니버셜발레단 수석무용수)은 "가족을 두고 떠나야 했던 마음, 이토를 사살했을 때의 마음 등 한 사람으로서의 안중근을 표현했다"라면서, "문병남 선생님 작품에 무용수들과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다. 이렇게 훌륭한 무용수들을 모을 수 있는 유일한 분이 아닌가 생각한다. 정말 감사드린다"라고 감회를 밝혔다.
김아려 역의 김지영(경희대학교 무용학부 교수)은 "연습 땐 서로 테크닉 얘기만 하는데, 방금 이동탁의 얘기를 들으니 춤에서 감정이 이미 통하고 있는 걸 느꼈다"면서 "그 일제치하에 사랑이라는 감정이 지금은 사치처럼 보일 수 있지만, 두 분 사랑의 힘이 독립까지 연결되는 그 지점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조마리아 여사가 안중근 의사 옆에 수의를 놓고 머리를 맞대는데, 그 부분이 인간적으로 보였다"라고 인상적인 장면을 소개했다.
관객에게 소개하고 싶은 장면에 대해 안중근 역의 윤전일(윤전일 Dance Emotion 예술감독)은 의병부대 훈련장면을 꼽았다. "무용수들인 저희들이 디테일하게 연습했기 때문에 관객들이 받아들이는 에너지가 크게 느껴지실 거라고 생각한다. 오늘은 제가 객석에서 처음 봤는데, 마음이 찡할 정도로 같이 고생한 친구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관객분들도 오셔서 박수를 보내주셨으면 좋겠다"고 우애어린 마음을 전했다.
박예은(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은 이번에 김아려와 술집여인 사쿠라 두 역할을 맡았다. 그는 "제가 추천하는 장면은 마지막 파드되인데요. 무용수가 앞 부분을 다 하고 힘든 컨디션이고, 여기 마지막은 리프트도 많고 격한 동작들이 많은데, 그래서 상대 무용수에게 더 잘해주고 싶어요. 힘든 가운데 이 쥐어짜며 추는 춤이 굉장히 전달이 잘 될거라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베스트 장면이라 생각합니다"라고 소개했다.
▲ 왼쪽부터 '안중근, 천국에서의 꿈'의 문병남(안무), 양영은(연출), 윤전일(안중근 역), 김지영(김아려), 박예은(김아려, 사쿠라), 김순정(조마리아), 이동탁(안중근)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 박순영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플레이뉴스에도 송고됩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작성한 기사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귀 위에서 나온 페트병... 바다가 정말 심상치 않다
- 서울극장 폐관 소식, 30년 전 그 장면이 떠올랐다
- 비틀즈도 열광했던 이 록밴드... 사람들은 왜 몰랐을까
- 주인공 이름까지... 스타 감독의 '류씨 형제' 사랑
- 코로나가 바꾼 교통경찰 근무 환경, '유퀴즈' 존재감 빛났다
- '배구여제' 김연경과 함께 했던 결정적 순간들
- 일본 극우도 지원? 국정원의 소름 돋는 좌파척결 공작
- 헤어진 연인과 제주도 여행을? MBC 단막극 레전드 쓸까
- '골목식당' 닭갈빗집 해피엔딩에도 재점검 얘기 나오는 이유
- '모가디슈' 류승완 감독 "실제론 더 참혹, 뺀 이야기 많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