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m 높이요? 내 자식이라 생각하고 뛰었습니다"[아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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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자정이 넘은 시각, 경찰서로 전화 한 통이 걸려 왔습니다.
우울증이 심한 30대 아들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부모의 다급한 전화였습니다.
위급한 상황이라 판단한 포항남부경찰서 상대지구대 김현필 경위는 곧바로 구명환을 몸에 끼고 다리 아래 철로 설치된 사다리를 밟고 내려갔습니다.
이런 기적 같은 용기가 세상을 향한 기대를 내려놓으려는 이들에게 다시 한번 희망의 끈이 되어주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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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자정이 넘은 시각, 경찰서로 전화 한 통이 걸려 왔습니다. 우울증이 심한 30대 아들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부모의 다급한 전화였습니다. 인근 포항 남부경찰서 상대지구대 순찰팀은 곧바로 마지막 GPS 신호가 잡힌 형산강 섬안큰다리로 출발했습니다.
다리 중간 지점에 신발과 소지품이 놓여있었습니다. 투신했을 지 모른다는 의심은 들었지만, 너무 늦은 시간이었습니다. 캄캄한 밤, 불빛이 없는 다리 아래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때 “살려주세요” 비명이 들려왔습니다. 소방관이 불빛을 비추자 물 위에 머리만 내민 채 구조를 요청하는 남성이 보였습니다. 당시 함께 출동한 소방관이 물에 들어가 구조를 시도하고 있었지만 남성과 거리가 멀어 헤엄쳐 구조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했습니다.
위급한 상황이라 판단한 포항남부경찰서 상대지구대 김현필 경위는 곧바로 구명환을 몸에 끼고 다리 아래 철로 설치된 사다리를 밟고 내려갔습니다. 10m 높이의 다리 아래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두려움이 엄습했지만, 이내 용기를 내 몸을 던졌습니다.
김 경위의 신속한 구조 덕분에 물에서 건져진 남성은 함께 출동한 소방 구조대원과 함께 안전하게 병원으로 이송돼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구조 활동이 진행되는 동안 뭍에서는 남성의 아버지가 울부짖고 계셨습니다. “사실 많이 두려웠다”고 운을 뗀 김 경위는 국민일보에 “아들이 둘인데 아들을 키우는 입장에서 ‘내 자식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과감하게 뛰어내릴 수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자식을 향한 아버지의 사랑이 칠흑같은 어둠 속 두려움을 이겨낼 힘이 됐던 것입니다.
김 경위는 이어 “소방관분이 비춰주신 불빛이 힘을 줬다”며 “같이 출동했던 소방관, 경찰관들이 있었기에 무사히 구조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경찰관으로서 당연한 일이며, 소중한 생명을 구하게 돼 매우 보람됐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31년차 베테랑 경찰관인 김 경위는 긴박했던 상황 속 흉장(경찰 마크)을 분실하고 옷에서 단추가 떨어지기도 했지만, 건강상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김 경위는 자신이 구한 남성이 자신의 아들과 비슷한 또래라며 “앞으로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습니다.
김 경위가 귀한 생명을 구한 것은 처음이 아닙니다. 그는 2017년 강원도에서 축구 경기 중 쓰러진 20대 초반의 남성을 구해 강원도지사로부터 하트 세이버(심정지 환자의 생명을 살린 사람) 인증서를 받기도 했습니다.
어둠 속에서도 ‘아들 같아서’ 주저 없이 강물로 뛰어들었던 김 경위의 행동이 큰 울림을 줍니다. 이런 기적 같은 용기가 세상을 향한 기대를 내려놓으려는 이들에게 다시 한번 희망의 끈이 되어주길 바라봅니다.
이예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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