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도 비뇨기과 가나요?_몸에 좋은 잔소리 #25

양윤경 2021. 8. 13. 18:5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비뇨기과는 남자들만의 영역이 아니다.
ⓒGetty Images

비뇨기과 광고 때문이었을까? 음경확대, 발기부전 같은 시선을 끄는 자극적인 문구 때문에 비뇨기과는 남자들이 거기 아플 때만 가는 병원인 줄 알았잖아. 그런데 비뇨생식기가 남자들한테만 있는 건 아니니 비뇨기과가 그들만의 영역은 아니지! 여자들도 비뇨생식기에 문제가 생기면 당당히 비뇨기과 문을 두드려야 한다고 외치고 싶은 이 연사! 너희들을 위해 특별한 시간을 마련했어. 실력도 성격도 화끈한 비뇨기과 전문의 김경희 원장님이 여성 비뇨기과에 무지한 우리들을 위해 어렵게 시간을 내주셨거든. 우리들의 소중한 비뇨생식기를 위해 잘 알아 두자고!!

아직도 많은 여자들이 비뇨기가 아프면 산부인과부터 떠올려요. 비뇨기과와 산부인과의 차이점이 뭐예요?

산부인과는 임신, 출산을 관장하는 산과와 여성부인과 질환을 다뤄요. 비뇨기과는 여성과 남성의 비뇨 생식기계 질환을 다룬다는 차이가 있죠. 과거에는 비뇨기과가 ‘남성과’이고 남성의 성병, 조루, 발기부전, 전립선 질환을 다룬다는 인식이 강했어요. 여성의 방광염, 빈뇨, 야간뇨, 요실금 환자들이 전문과인 비뇨기과를 찾지 않고 산부인과나 내과에서 간단히 치료를 받아왔고요. 하지만 비뇨기계 이상으로 인한 질환은 신장, 방광, 요도, 요관, 골반근육의 구조 및 기능에 따라 증상은 비슷해도 접근을 달리해야 하는 질환이 많고 다양하게 설명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검사와 진단으로 적합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해요. 그때그때 임기응변으로 치료하다가 비뇨기 질환이 만성화되거나, 비수술적 치료로 일관하다가 꼭 필요한 수술 질환의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요. 안타까운 현실이죠.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비뇨기과에 대한 오해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① 남자도 아니고 여자가 왜 비뇨기과 검사가 필요한가요?

② 비뇨기과는 남성과 남성들 성병, 조루, 발기부전 치료하는 곳 아닌가요?

③ 나이가 들면 다 소변을 자주 보고, 출산하면 다들 소변 좀 지릴 수 있는 것 아닌가요?

④ 피곤하면 혈뇨가 있지만 그때마다 그냥 가까운 병원에 가서 약 처방받아요.

⑤ 원래 신장이 허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붓고 소변을 자주 보는 줄 알았어요

⑥ 우리 집안이 대대로 방광이 안 좋다고 하길래 유전이라 어쩔 수 없는 줄 알았어요.

그중에서도 가장 크게 오해하고 있는 부분은 “산부인과, 내과, 가정의학과에 가면 소변 검사하고 그냥 약 주는데, 비뇨기과는 왜 이렇게 설문도 많고 검사가 많나요?”입니다. 단순 방광염의 경우는 처음부터 초음파나 방광경을 하지는 않아요. 대개 재발성 방광염, 만성 방광염, 약이 잘 듣지 않는 배뇨장애를 동반할 경우 비뇨기과를 찾기 때문에 전문 검사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초기 검사만 잘 해 놓으면 1~2달에 한 번 정도 내원해 약물 처방만 받아도 되고, 근본적인 해결도 할 수 있으니 너무 번거롭게 생각할 필요 없어요.

다른 건 몰라도 '이것만은 꼭 비뇨기과를 가야 한다!'라는 질환을 알려주세요!

여성이 1차적으로 비뇨기과를 찾아야 하는 경우는 수없이 많지만 몇 가지 예를 들어 볼게요.

소변 색이 붉게 나올 때, 소변이 자주 마렵고 참기 어려울 때, 소변을 본 후에도 시원하지 않을 때, 소변을 볼 때 또는 배뇨 후에 통증이 있고 소변을 볼 때 힘이 많이 들어갈 때, 방광에 소변이 차면서 하복부 통증이나 골반 통증이 있을 때, 소변이 자주 마려우면서 통증이 있고 열이 날 때, 하복부 통증이 있으면서 통증의 경감이 배뇨 현상에 의해 변화가 있을 때, 갱년기가 되면서 배뇨 증상이 생길 때, 속옷에 피가 묻어 나오는데 산부인과적인 문제를 발견하지 못할 때, 요실금이 있거나 성 기능 장애가 있을 때는 비뇨기과를 찾아야 해요.

진료 현장에서 느끼기에, 비뇨기과에 대한 의식이나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요즘은 좀 바뀌었나요?

대한민국 최초로 여성 비뇨기과를 개원하고 10년이 넘었어요. 당시에는 ‘여성 비뇨기과’라는 키워드를 처음 사용했을 만큼 생소했지만, 지금은 젊은 세대들의 인식 전환과 인터넷 검색 덕분에 비뇨기 질환은 비뇨기과에서 진료한다는 생각들이 자리 잡아가고 있죠. 하지만 전국적으로 비뇨기과 여성 전문의 수가 적다보니 비뇨기과의 문턱이 높은 것이 사실이에요. 앞으로 비뇨기과 여성 전문의가 더 늘어나 여성 비뇨기과 환자들이 누구나 전문과에서 비뇨기 질환을 진료받을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래요. 그런 날이 오면 여성 비뇨기 질환들이 만성질환이 될 확률이 낮아질 거예요. 타과 진료를 받아도 해결되지 않는 비뇨기과 증상이 있다면 남성 전문의의 비뇨기과라도 불편해하지 말고 진료를 받아 치료 시기를 놓치지 마세요!

Copyright © 엘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