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이어 해군서도..성추행 피해 신고한 여군 숨진 채 발견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
공군 사건 이후로도 성폭력 사건 계속 발생
해군에서 성추행 피해 신고를 한 여군이 12일 숨진 채 발견돼 군 수사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성추행 피해 신고 이후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공군 이모 중사 사건의 여파로 정부와 군 당국이 "군 내 성폭력 엄단"을 약속한 가운데 벌어진 일이다.
해군에 따르면 해군 모 부대 소속 A 여중사가 12일 오후 부대 내 자신의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해군 관계자는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정확한 사인은 부검을 실시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숨진 A 중사는 이달 초 같은 부대에 근무 중인 B 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한 상태였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A 중사는 지난 5월 27일 시중의 한 식당에서 B 상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발생 직후 상관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정식 신고는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지난 7일에야 부대장과의 면담에서 피해 사실을 재차 알렸고, 이어 9일에 피해자가 요청해 사건이 정식 보고됐다. 섬에 위치한 부대에서 근무하던 A 중사는 이날부터 육상 부대로 파견 조치됐다고 한다. 이와 관련, 해군 관계자는 “성추행 신고가 정식 접수된 이후 피해자와 가해자가 분리된 가운데 수사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A 중사의 사인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군 관계자는 “현재 국방조사본부와 해군중앙수사대가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이라면서 “수사 결과가 나오면 관련 법에 따라 엄중히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군 이모 중사 사건 수사가 계속되는 가운데 이처럼 또 다른 피해자 사망 사건이 발생하면서 군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앞서 지난달 25일에는 2차 가해자로 지목된 노모 상사가 국방부 영내 미결수용실에 구속 수감 중 극단적인 선택으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수감자 관리 부실 논란까지 일었다.
이뿐 아니라 지난달 2일 국방부 직할부대의 한 장군이 부하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긴급체포되기도 했다. 해당 사건은 국방부가 정한 성폭력 피해 특별신고기간(지난 6월 3~30일)의 마지막 날에 발생했다.
서욱 국방장관은 지난 6월 9일 공군 성추행 피해 사망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군내 성폭력 사건 대응 실태와 시스템을 재점검하여 근본적인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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