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훈련에 반발한 북, 중·러 훈련에는 "지역 안정 차원"

정용수 2021. 8. 12.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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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위협 전한 조선중앙통신, 11일 중·러 연합훈련 소개
첨단무기 500대 동원한 중·러 훈련 "반테러 훈련"으로 규정
워 게임 하는 한·미 훈련을 "침략적"이라고 한 것과 배치
"주한미군 철수 주장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 차원인 듯"

한ㆍ미 연합훈련에 반발하며 남북 통신선을 차단하고, 담화를 통해 군사 행동 위협에 나선 북한이 중ㆍ러 연합훈련에는 “지역 안정”이라는 상반된 평가를 내놨다.

중국과 러시아가 지난해 말 연합훈련을 하며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에 진입했다. 러시아의 수호이(Su) 전투기가 중국 H-6 폭격기를 호위하는 모습.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1일 “중국과 로씨야(러시아)가 9일 중국 녕하회족(寧夏回族ㆍ닝샤후이주) 자치구의 훈련기지에서 합동(연합)훈련을 시작했다”며 “훈련에는 1만 3000여명의 군인과 ‘섬-20’,‘Су-30’ 전투기를 비롯한 500여 대의 군사기술기재(무기)가 동원되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군인들은 연합지휘부의 정황판단, 협동조직, 적소멸을 위한 종합작전, 종심에서의 적추격 등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고 소개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9일 시작된 중ㆍ러 연합훈련을 ″지역안정을 위한 것″이라고 11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캡처]


중국은 9일부터 13일까지 ‘서부연합-2101’로 명명한 연합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러시아군이 닝샤후이주 자치구의 칭퉁샤(靑銅峽) 전술훈련기지를 방문해 진행하는 방식이다. 러시아군은 11식 돌격포, 8식 보병전투차량 등 중국군이 제공한 무기들을 사용키로 했다고 한다. 이를 위해 러시아군은 사전에 중국군 무기 사용방법을 숙달하기도 했다.

중ㆍ러 연합훈련과 관련해 북한은 “합동군사훈련은 중국과 로씨야 사이의 반테러 합동작전분야를 확대발전시키고 지역의 안전과 안정을 공동으로 수호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북한이 관련 보도를 내놓은 11일은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한ㆍ미 연합훈련에 반발하며 “엄청난 안보위기에 다가가고 있는가를 시시각각으로 느끼게 해줄 것”이라며 울)가 해야 할 일을 중단없이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위협했던 당일이다.

북한은 전날(10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에서 ”절대적인 억제력 즉 우리를 반대하는 그 어떤 군사적 행동에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국가방위력과 강력한 선제타격능력을 보다 강화해 나가는데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맞대응을 시사하고, 이후 남북 통신선을 차단하기도 했다. 북한은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간 합의로 재가동에 들어간 통신선을 10일 오후부터 다시 응답하지 않는 방식으로 차단에 나섰다.

실기동 병력을 동원하지 않은 채 워 게임 형식으로 소규모로 진행하는 한ㆍ미 연합훈련을 침략적이라고 규정한 데 반해 첨단 장비를 동원해 대규모로 진행하고 있는 중ㆍ러 훈련을 지역안정을 위한 것으로 상반된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전직 정부 고위 당국자는 “러시아(옛 소련)는 해방 직전 한반도에 군대를 파견(대일전)한 뒤 북한 지역에서 군정(軍政)을 실시했고, 중국은 6ㆍ25전쟁때 참전했던 전쟁 당사자”라며 “모든 군사 훈련은 유사시에 대비한 것임에도 북한의 이중적인 평가는 훈련 자체라기 보다는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기 위한 분위기 조성차원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10일 김여정 부부장이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한 뒤 신흥철 주러 북한 대사는 “한미 연합훈련은 전쟁을 위한 리허설”이라며 “한반도의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먼저 미국이 한국에 배치된 공격적인 군대와 군사 장비를 철수해야 한다”는 등 북한은 주한미군 철수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하고 나섰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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