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반지하 주택' 생긴 이유, 슬프다 [김소희·최지선의 아주 가까운 곳의 정치]
[김소희 기자]
▲ 한국선수단 숙소 앞 '욱일기' 시위 지난 7월 16일 오후 도쿄 하루미 지역 올림픽선수촌의 한국선수단 숙소동 앞에서 일본 극우단체 관계자가 응원 현수막 문구를 문제 삼으며 욱일기를 든 채 시위를 한 모습. 대한체육회는 숙소 외벽에 태극기와 함께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고 적힌 문구를 내걸었다. |
ⓒ 연합뉴스 |
이렇게 불편하게 시작한 도쿄올림픽 5일차, 지난 27일에 남북 연락선이 통신을 재개한다는 속보가 나왔다. 북한이 지난해 6월 대북전단을 문제 삼으면서 남북간 연락채널을 일방적으로 끊고, 개성 남북공동연락소를 폭파한 지 1년 1개월 만이다. 비록 한미연합훈련이 실시되며 남북간 연락선이 불통되고,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스스로가 얼마나 엄청난 안보 위기에 다가가고 있는가를 시시각각으로 느끼게 해줄 것"이라고 위협했지만.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방역수칙으로 일상생활에 제한이 많았지만 이전의 한국은 24시간 안전하게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밤이 없는 나라'였다. 이런 평화로운 일상을 지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북한에서 미사일 실험을 하기라도 하면 전 세계 외신들이 헤드라인으로 앞다퉈 보도하고 흔들리는 주식시장에서 한국은 '가장 위험한 분단국가'가 되곤 한다.
도시 곳곳의 상흔
▲ 서울시 도봉구 평화문화진지 전경 |
ⓒ 평화문화진지 |
7호선 도봉산역을 나오면 '평화문화 진지'라는 서울시 문화예술 창작공간이 있다. 원래 이 공간은 1969년에 도봉시민아파트(대전차 방호시설)로 지어진 군사시설이다. 1층은 방호시설, 2~4층은 군인들이 거주하는 아파트였다.
▲ 서대문 홍은사거리에 위치한 유진상가(유진맨숀) |
ⓒ 채경민 |
도봉시민아파트는 건물 노후화로 2004년에 2~4층을 철거하고 1층 군사시설만 존치했다가 2016년 12월 지금의 평화문화 진지로 새로 탄생했다.
▲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 |
ⓒ CJ엔터테인먼트 |
이렇게 군사적 목적을 가지고 개발된 곳이 서울 시내 곳곳에 있다. 남산 1, 2호 터널은 전쟁시 인근 주민들 30~40만 명이 대피할 수 있는 방공호 역할로 설계됐고, 서울시청과 명동을 잇는 소공동 지하상가는 전쟁시 임시 서울시청으로 사용하려는 목적도 있었다고 한다.
또 1970년대 지어진 아파트에도 이러한 공간이 있다. 한강 북쪽을 바라보는 한강변 아파트에는 아파트 비상계단에 네모난 구멍들이 있다. 이 공간은 기관총 사격을 하기 위한 기관총 거치대로 설계됐단다.
지하차도, 터널, 아파트, 집집마다 전쟁을 대비한 공간 속에 살아가고 있다. 서울시의 방어 최전이었던 도봉시민아파트는 문화예술 등 창작 활동을 펼치는 공간이 됐고 평화를 기원하며 독일 베를린 시로부터 기증받은 베를린 장벽 3점이 설치돼 있다.
8월 15일 광복절이 다가온다. 벌써 76번째 맞이하는 광복절이다. 해방과 동시에 맞이한 분단이기에 분단 76년째이기도 하다. 이제는 기나긴 휴전을 끝내고 분단의 상징인 제2, 3땅굴이 남한과 북한을 잇는 지하터널이 되어서 도봉 평화문화진지가 평화로운 서울의 첫 관문이 되는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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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기사를 쓴 김소희는 미래당 전 공동대표이며 2018년 도봉구 가선거구 (창1,4,5동) 구의원으로 출마했습니다. 현재 도봉구에서 지역활동을 하면서 작은 정치의 변화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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