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게 네거티브" 외친 이재명, 이낙연 뺀 4명에게만 질문

한영익 2021. 8. 11.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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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거티브 중단” 선언 뒤 열린 첫 토론에서 “이런 게 진짜 네거티브”(이재명 경기지사)라는 말이 나왔다. 이 지사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1일 오후 KBS 주최로 열린 민주당 대선 후보 본경선 3차 TV토론회에서 시종일관 공방을 벌였다.


이재명, ‘반말·고소’ 태도 공격에 “이런 게 네거티브”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이낙연 대선 경선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대선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이낙연 전 대표는 주도권 토론에서 “이재명 후보가 약자를 대하는 태도에 우려가 있다는 걸 본인도 알 거다. 철거민과 몸싸움을 하고 고소고발을 하고, 정책수정을 요구하는 장애인들의 전기를 끊었다는 보도도 있다. 비판하는 시민을 향해선 차마 입으로 옮길 수 없는 (표현을 한) 트위터 반응도 있었다. 최근에는 주민들께 반말하는 게 회자되고 있다”며 이 지사의 자질을 문제 삼았다. 토론은 둘 사이 공방으로 번졌다.

▶이 지사=“전부 다 왜곡된… 사실이 아니다”
▶이 전 대표=“전부 왜곡이냐. 화면이…”
▶이 지사=“철거민에게는 폭행 당했고 그 사람들 유죄판결 받았다. 장애인 엘리베이터 껐다는 건 이미 그들이 처벌받는 사안이다. 이런 게 진짜 네거티브다. 반말했다는 이런 건 여러 대화 중에 (영상을) 잘라서 붙인 거다. 이런 거 안했으면 좋겠다. 이런 거야말로 네거티브다”
▶이 전 대표=“아니, 화상(화면)이 있기 때문에…”
▶이 지사=“보시면 잘라서 붙인 거다”

이 전 대표는 “그것도 이재명 후보의 소득”이라며 맞받은 뒤 ‘기본소득’ 정책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이 전 대표는 “영화 기생충에서 송강호씨의 집은 반지하라 비가 그대로 쏟아진다. 이선균씨 집은 비를 감상한다. 두 분에게 똑같이 8만원 주는 게 정의로운 거냐”고 물었다. 그러자 이 지사는 “송강호에게만 지원하겠다고 세금 내라고 하면 이선균이 세금 안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그건 부자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진 자신의 차례에서 이재명 지사는 이 전 대표를 빼고 나머지 후보들에게만 질문했다. “반론할 게 많지만, 청년 정책 중심으로 몇 가지 물어보겠다”며 나머지 후보들에게만 질문을 했다. 박용진 의원에게는 “전면 모병제를 하면 가난한 사람만 군대 가는 것 아니냐”, 김두관 의원에겐 “청년 구직급여 활용률이 10%에 불과하다. 급여를 보장해주는 게 어떻겠느냐”, 추미애 전 장관과 정세균 전 총리에겐 “기본대출에 대한 반대가 많다”는 등의 질문을 했다.


“이낙연, 노무현 균형자론 비판” vs “이재명, 사드 말바꾸기”

이낙연(왼쪽부터), 추미애, 김두관, 이재명, 박용진,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대선 후보자 토론회를 앞두고 기념촬영 하고 있다. 뉴스1

토론 초반 ‘통일·외교 정책토론’에서는 말바꾸기 공방이 벌어졌다. 이재명 지사가 선제공격했다. 이 지사는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은 ‘우리가 동북아 균형자를 해야 한다. 그러려면 강력한 국방력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이낙연 후보는 당시 ‘국방력을 키우는 건 주변국의 불필요한 견제를 불러 일으킨다’며 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그때는 왜 반대했나”고 이 전 대표에게 물었다. 이 전 대표가 “당시 균형자론이 과장됐다고 판단했다. 국방력 강화 만으로 균형자가 될 수 없다는 의미였다”고 답하자, 이 지사는 “생각이 바뀐 건 아닌가 보군요”라고 꼬집었다.

이 전 대표는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이 지사의 말바꾸기를 지적했다. “이재명 후보는 최근 ‘사드는 중국용’이라고 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대형사고를 쳤다’고 비판했다. 그런데 이재명 후보는 2017년 ‘사드는 북핵 방어용이 아닌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에게는 왜 비판한 거냐”는 지적이다. 이 지사는 이에 “현재는 북측 미사일 방어용이라는 게 공식 입장이다. 중국 방어용이라고 하면 외교적인 문제가 된다고 본 것”이라고 응수했다.

40초가 주어진 ‘이말은 꼭 하고 싶다’ 코너에서도 자신의 선거 전략을 강조하며 신경전이 벌어졌다. 이 전 대표는 “도지사 취임 첫해 일자리대상을 받았다. 책임총리로서 코로나 감염 위기에 대응했다”며 그간 이 지사 측의 ‘무능’ 프레임을 반박했다. 이 지사는 윤석열 전 총장의 ‘부정식품’ 발언을 상기시키며 “인간다운 삶을 살 자유를 누리도록, 부정식품을 사지 않도록 국가가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본선 경쟁력을 강조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다른 후보들 사이에선 “네거티브 중단을 얘기했으면 조폭 연루설 흑색선전을 한 책임자에게는 책임을 물으라”(정세균) “제발 이 자리에서 요청한다. 원팀이 돼 달라”(추미애)는 말이 나왔다.


명·낙 향해 집중견제 쏟아낸 나머지 후보들

이낙연(왼쪽부터), 추미애, 김두관, 이재명, 박용진,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대선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나머지 후보들은 두 후보들을 향한 견제성 발언을 쏟아냈다. 정세균 전 총리는 이재명 지사의 ‘역세권 100만호 기본주택’ 공약에 대해 “봉이 김선달이나 가능한 말이다. 근거도 없이 허장성세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용진 의원은 “이재명 후보는 ‘이재용 부회장 가석방에 대해 특혜도 역차별도 안 된다’고 했다. 2017년엔 절대 안 된다고 얘기하더니, 이런 식으로 말 바꾸거나 침묵하는 게 이재명식 재벌개혁이냐”고 꼬집었다.

추미애 전 장관은 이낙연 전 대표를 집중 공격했다. 추 전 장관은 이날 열린 정경심 교수의 2심 재판 결과를 거론하며 “내일이라도 바로 (검찰개혁 입법을) 대표발의하고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키는 게 어떠냐. 뭐가 두려우시냐”고 물었다. 이 전 대표가 “두렵지 않다. 의원들과 상의해보겠지만, 개정 형사소송법이 올해부터 시행 중”이라고 답하자, 추 전 장관은 “(입법) 공은 차지하고, (이건) 물어보겠다고 하니 선문답식 답답함이 있다”고 말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장서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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