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게 네거티브" 외친 이재명, 이낙연 뺀 4명에게만 질문
“네거티브 중단” 선언 뒤 열린 첫 토론에서 “이런 게 진짜 네거티브”(이재명 경기지사)라는 말이 나왔다. 이 지사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1일 오후 KBS 주최로 열린 민주당 대선 후보 본경선 3차 TV토론회에서 시종일관 공방을 벌였다.
━
이재명, ‘반말·고소’ 태도 공격에 “이런 게 네거티브”
이낙연 전 대표는 주도권 토론에서 “이재명 후보가 약자를 대하는 태도에 우려가 있다는 걸 본인도 알 거다. 철거민과 몸싸움을 하고 고소고발을 하고, 정책수정을 요구하는 장애인들의 전기를 끊었다는 보도도 있다. 비판하는 시민을 향해선 차마 입으로 옮길 수 없는 (표현을 한) 트위터 반응도 있었다. 최근에는 주민들께 반말하는 게 회자되고 있다”며 이 지사의 자질을 문제 삼았다. 토론은 둘 사이 공방으로 번졌다.
▶이 지사=“전부 다 왜곡된… 사실이 아니다”
▶이 전 대표=“전부 왜곡이냐. 화면이…”
▶이 지사=“철거민에게는 폭행 당했고 그 사람들 유죄판결 받았다. 장애인 엘리베이터 껐다는 건 이미 그들이 처벌받는 사안이다. 이런 게 진짜 네거티브다. 반말했다는 이런 건 여러 대화 중에 (영상을) 잘라서 붙인 거다. 이런 거 안했으면 좋겠다. 이런 거야말로 네거티브다”
▶이 전 대표=“아니, 화상(화면)이 있기 때문에…”
▶이 지사=“보시면 잘라서 붙인 거다”
이 전 대표는 “그것도 이재명 후보의 소득”이라며 맞받은 뒤 ‘기본소득’ 정책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이 전 대표는 “영화 기생충에서 송강호씨의 집은 반지하라 비가 그대로 쏟아진다. 이선균씨 집은 비를 감상한다. 두 분에게 똑같이 8만원 주는 게 정의로운 거냐”고 물었다. 그러자 이 지사는 “송강호에게만 지원하겠다고 세금 내라고 하면 이선균이 세금 안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그건 부자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진 자신의 차례에서 이재명 지사는 이 전 대표를 빼고 나머지 후보들에게만 질문했다. “반론할 게 많지만, 청년 정책 중심으로 몇 가지 물어보겠다”며 나머지 후보들에게만 질문을 했다. 박용진 의원에게는 “전면 모병제를 하면 가난한 사람만 군대 가는 것 아니냐”, 김두관 의원에겐 “청년 구직급여 활용률이 10%에 불과하다. 급여를 보장해주는 게 어떻겠느냐”, 추미애 전 장관과 정세균 전 총리에겐 “기본대출에 대한 반대가 많다”는 등의 질문을 했다.
━
“이낙연, 노무현 균형자론 비판” vs “이재명, 사드 말바꾸기”
토론 초반 ‘통일·외교 정책토론’에서는 말바꾸기 공방이 벌어졌다. 이재명 지사가 선제공격했다. 이 지사는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은 ‘우리가 동북아 균형자를 해야 한다. 그러려면 강력한 국방력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이낙연 후보는 당시 ‘국방력을 키우는 건 주변국의 불필요한 견제를 불러 일으킨다’며 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그때는 왜 반대했나”고 이 전 대표에게 물었다. 이 전 대표가 “당시 균형자론이 과장됐다고 판단했다. 국방력 강화 만으로 균형자가 될 수 없다는 의미였다”고 답하자, 이 지사는 “생각이 바뀐 건 아닌가 보군요”라고 꼬집었다.
이 전 대표는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이 지사의 말바꾸기를 지적했다. “이재명 후보는 최근 ‘사드는 중국용’이라고 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대형사고를 쳤다’고 비판했다. 그런데 이재명 후보는 2017년 ‘사드는 북핵 방어용이 아닌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에게는 왜 비판한 거냐”는 지적이다. 이 지사는 이에 “현재는 북측 미사일 방어용이라는 게 공식 입장이다. 중국 방어용이라고 하면 외교적인 문제가 된다고 본 것”이라고 응수했다.
40초가 주어진 ‘이말은 꼭 하고 싶다’ 코너에서도 자신의 선거 전략을 강조하며 신경전이 벌어졌다. 이 전 대표는 “도지사 취임 첫해 일자리대상을 받았다. 책임총리로서 코로나 감염 위기에 대응했다”며 그간 이 지사 측의 ‘무능’ 프레임을 반박했다. 이 지사는 윤석열 전 총장의 ‘부정식품’ 발언을 상기시키며 “인간다운 삶을 살 자유를 누리도록, 부정식품을 사지 않도록 국가가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본선 경쟁력을 강조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다른 후보들 사이에선 “네거티브 중단을 얘기했으면 조폭 연루설 흑색선전을 한 책임자에게는 책임을 물으라”(정세균) “제발 이 자리에서 요청한다. 원팀이 돼 달라”(추미애)는 말이 나왔다.
━
명·낙 향해 집중견제 쏟아낸 나머지 후보들
나머지 후보들은 두 후보들을 향한 견제성 발언을 쏟아냈다. 정세균 전 총리는 이재명 지사의 ‘역세권 100만호 기본주택’ 공약에 대해 “봉이 김선달이나 가능한 말이다. 근거도 없이 허장성세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용진 의원은 “이재명 후보는 ‘이재용 부회장 가석방에 대해 특혜도 역차별도 안 된다’고 했다. 2017년엔 절대 안 된다고 얘기하더니, 이런 식으로 말 바꾸거나 침묵하는 게 이재명식 재벌개혁이냐”고 꼬집었다.
추미애 전 장관은 이낙연 전 대표를 집중 공격했다. 추 전 장관은 이날 열린 정경심 교수의 2심 재판 결과를 거론하며 “내일이라도 바로 (검찰개혁 입법을) 대표발의하고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키는 게 어떠냐. 뭐가 두려우시냐”고 물었다. 이 전 대표가 “두렵지 않다. 의원들과 상의해보겠지만, 개정 형사소송법이 올해부터 시행 중”이라고 답하자, 추 전 장관은 “(입법) 공은 차지하고, (이건) 물어보겠다고 하니 선문답식 답답함이 있다”고 말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장서윤 인턴기자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결국 민간병상 동원령···정부, 한달전 '2000명' 알고도 손놨다
- "상사가 콘돔 끼고 네번 성폭행" 알리바바 뒤집은 여직원 폭로
- 코로나 왜 자꾸 '변이' 만들까, 美연구팀이 찾은 두개의 열쇠
- [단독]'박원순 태양광' 업체들, 보조금 120억 챙기고 폐업했다
- 면허 없는데 '자동차 포상' 어떻게 할지 묻자 김제덕의 답
- 토끼 몸통에 웬 줄무늬가? 농부가 판매한 토끼 정체 '깜짝'
- 나라가 지키는 소나무숲, 하루 80명에게만 허락된 금단의 길
- 하정우도 걸린 프로포폴…피부과선 15만원만 내면 놔줬다
- 尹·崔 캠프, TK 의원 없는데 PK만 북적…野 '당내 권력' 지정학
- 정경심에 毒 된 항변 5가지…모두 ‘불리한 요소’로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