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갈등없다" 직후 돈 이준석 영상 "대통령은 유승민, 尹 되면 지구 뜬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1일 “검증이나 면접, 토론에 당당하게 응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 정치적 관행 등 여러 고려할 사항이 있으니 캠프와 의논해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국민의힘 재선 의원들과의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문답에서 한 말로, 당 경선준비위(이하 경준위)가 주관하는 18일 토론회 참석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미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갈등 중인 윤 전 총장은 그간 당 경선준비위가 주최하는 자원봉사 등의 행사에 불참해왔다. 윤 전 총장이 최근 “최대한 참겠지만 계속 당하고만 있지 않겠다”고 주변에 말했다지만, 당 안팎에서 갈등이 치솟는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이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윤 전 총장은 이 대표와의 갈등설에 대해서도 “갈등할 아무런 이유가 없고, 잘 소통해왔기에 그렇게 비치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며 “해소할만한 무언가가 필요하면 적극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다만, 윤 전 총장과 가까운 정치인들이 이 대표를 공격하는 것과 관련해선 기자들에게 “다들 원로 정치인이고 무슨 일을 할 때 허락을 받고 하는 건 아니다. 가급적 당 지도부와 원만하게 지내는 게 좋겠다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재선 간담회에서도 갈등설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이 나왔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누군가가 ‘당 지도부와의 갈등이 우려된다’는 취지로 질문했는데, 그런 것 없다며 잘 넘어갔다”면서도 “봉사활동에 불참한 것에 대해선 ‘갑자기 잡힌 일정으로, 다른 일정과 겹쳐서 못 갔는데, 봉사를 하려면 그런 식이 아니라 진심으로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하더라”고 전했다.
윤 전 총장은 갈등 없다고 했지만, 양측의 공방은 이날도 이어졌다. 경준위가 주관하는 18일 ‘부동산 정책’ 토론회가 화두였는데, 친윤계인 정진석 의원은 페이스북에 “남을 내리누르는 게 아니라 떠받쳐 올림으로써 힘을 기를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진정한 현실 민주주의”라고 글을 쓰자 곧장 이준석 대표가 받아치면서 ‘페북 공방’이 벌어졌다.
“돌고래를 누르는 게 아니라, 고등어와 멸치에게도 공정하게 정책과 정견을 국민과 당원에게 알릴 기회를 드리는 것이다. 돌고래팀(윤석열 캠프 지칭)은 그게 불편한 것이다. 후보들 곁에 권력욕을 부추기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밝고 긍정적인 멧돼지와 미어캣이 있었으면 좋겠다.”(이 대표. 정 의원은 최근 윤 전 총장을 돌고래로, 다른 후보를 고등어와 멸치에 빗댔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글을 올렸을 뿐인데, 참 딱하다”(정 의원)
이런 상황에 대해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 대표 임무는 경선 심판 보는 자리가 아니다”고 쓰는 등 다른 정치인들도 말을 더했다. 특히, 김재원 최고위원이 TBS 라디오에 나와 “후보 측도 반발하고 최고위원인 저도 반발하는데 막무가내로 이런 일을 벌이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윤석열, 최재형 후보를 토론회 안으로 던져놓고 구경하려는 것”이라고 말하자, 유승민 전 의원 측 오신환 상황실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은 김재원 개인의 사당이 아니다. 과거 소위 ‘진박 감별사’라고 (불리며) 했던 역할을 지금은 ‘진윤감별사’를 자처하는 구태 정치”라고 맹비난하는 일도 있었다.
이날 오후엔 이 대표가 과거 “윤 전 총장이 대통령이 되면 지구를 뜰 것”이라고 말한 영상물이 정치권에 돌았다. 지난 3월 6일 유튜브 채널 ‘매일신문 프레스18’에 나온 이 대표는 “이러다가 안철수가 서울시장 되고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면 어떡하냐 이러더라고. 지구를 떠야지”라고 말했다. 영상에는 “윤 전 총장이 ‘너(이준석) 와라’ 하면 어떡할 거냐”는 질문에 이 대표가 “난 대통령 만들어야 할 사람이 있다니까요. 유승민. 내가 당권을 잡을 거야”라는 장면도 나온다. 이 영상을 본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갈수록 태산”이라고 말했다.
현일훈·성지원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결국 민간병상 동원령···정부, 한달전 '2000명' 알고도 손놨다
- "상사가 콘돔 끼고 네번 성폭행" 알리바바 뒤집은 여직원 폭로
- 코로나 왜 자꾸 '변이' 만들까, 美연구팀이 찾은 두개의 열쇠
- [단독]'박원순 태양광' 업체들, 보조금 120억 챙기고 폐업했다
- 면허 없는데 '자동차 포상' 어떻게 할지 묻자 김제덕의 답
- 토끼 몸통에 웬 줄무늬가? 농부가 판매한 토끼 정체 '깜짝'
- 나라가 지키는 소나무숲, 하루 80명에게만 허락된 금단의 길
- 하정우도 걸린 프로포폴…피부과선 15만원만 내면 놔줬다
- 尹·崔 캠프, TK 의원 없는데 PK만 북적…野 '당내 권력' 지정학
- 정경심에 毒 된 항변 5가지…모두 ‘불리한 요소’로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