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 2차 백신, 곳곳 분통.."개학은 어째" 학교도 혼란

이예솔 2021. 8. 11.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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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모더나 백신 접종 간격 6주 연장에
"안내도 없는 일방적 변경..효능 괜찮나" 분통·불안↑
정부 "12일 일정 문자 안내할 것"
지난 6월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백신을 맞은 시민들이 이상반응 관찰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화이자·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의 접종 간격을 4주에서 6주로 연장하는 등 백신 수급 계획 등에 잦은 변경이 생기자 국민들이 불안을 토로하고 있다. 예정됐던 백신 2차 접종 일정이 갑자기 2주 밀리게 됐는데도 제대로 안내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분통부터 접종 간격 변경에 효과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다양한 반응이 터져 나왔다. 당초 2학기 개학 전 교사들의 백신 접종을 완료하려던 계획도 차질이 생겨 학교 현장에서도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이랬다저랬다, 국민 목숨으로 장난치나”

지난 29일 서울 동작구 예방접종센터가 설치된 사당종합체육관에서 의료진이 시민에게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이번 60대 이상 고령자에 대해서는 2차 접종 일정을 연기하지 않기로 한 만큼 2차 접종 연기 대상자는 주로 50대와 잔여 백신을 예약했거나 교사 등 필수 접종 대상자로 1차 접종을 마친 이들이다.

잔여 백신을 어렵사리 예약해 1차 접종을 한 김모(26)씨는 지난 9일 방역 당국이 백신 접종 간격을 갑자기 연장키로 한 것을 듣고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그는 “갑자기 백신 종류도 바뀌고 접종 일자도 바뀌었는데 정부에서는 문자 하나 없었다”면서 “이랬다저랬다 하는 정부를 어떻게 믿나”고 분통을 터뜨렸다.

당초 예정됐던 2차 접종이 2주 뒤로 밀렸지만, 접종이 연기됐다는 안내 문자나 전화는 어디에서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씨는 “질병관리청 어플을 통해 접종이 연기된 것을 확인했다”며 “2차 접종이 연기됐다는 소식을 듣지 못한 사람들은 바뀐 날짜를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백신 안정성 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모(24)씨는 “효능 때문에 부작용을 감수하고 맞는 건데 효능 떨어지는 것까지 걱정해야 하냐”며 “적은 수라도 제대로 맞는 게 낫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도 불안해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한 누리꾼은 “제약회사에서 권고한 기준으로 맞는 게 제일 좋지 않냐”며 ‘맞아도 불안한 백신’이라고 토로했다. “정부가 추석 전에 1차 접종률을 높이려고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교직원 2차 접종 못하고 2학기 개학할 판 “등교확대 괜찮나”
학교 이동식 코로나 검사소가 시범 도입된 3일 서울 송파구 서울체육고등학교에서 교직원과 학생들이 줄을 서 검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2차 백신 접종 연기로 학교 현장에도 불똥이 튀었다. 오는 18일부터 시작될 예정이었던 중학교와 초등학교 3~6학년 교직원의 백신 2차 접종이 다음 달 1일부터로 미뤄진 것이다. 이에 따라 2학기 개학 전 여름방학 중 백신 접종을 마치려던 계획엔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강원도의 한 초등학교 교사인 김모(57)씨는 “개학 전날로 백신 접종 예약을 맞춰 놨는데 학교나 교사들에게 의견을 구하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접종 일자를 변경했다”며 “공급자 입장만 생각하는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학기 중에 백신을 맞아야 할 경우 수업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김씨는 “(이런 학교 현장의 특수성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처가 없다. 현장은 막막하다”고 했다.

교원단체들은 갑작스러운 백신 접종 일정 연기로 인해 수업 진행이 불가능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면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는 지난 9일 밝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별 등교 인원수 확대 방침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신문규 교육부 대변인은 “2차 접종 개시가 9월로 넘어갔지만 9월 4일까지 약 74%의 초등학교 3~6학년·중학교 교사가 접종을 마칠 것으로 예상한다”며 “개학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대부분 교사가 접종을 마칠 수 있기 때문에 등교 확대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2차 백신 접종 연기를 둘러싼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코로나19 예방접종추진단은 이날 브리핑에서 “백신 공급에 대한 차질로 인해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양해해달라”고 밝혔다. 변경된 2차 접종 일정이 제대로 안내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16일 이후에 2차 접종이 예정된 1156만명에 대해 2주씩 조정됐으며, 내일(12일) 개별 문자로 안내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접종 일정이 2주씩 미뤄지면서 중간에 추석 연휴가 포함돼 1차 접종과의 간격이 6주(42일)를 넘게 될 경우엔 연휴 기간 만큼인 5일씩 일정을 앞당길 예정이다. 예방접종추진단 관계자는 “2차 접종 자동 예약일이 추석 연휴가 될 때는 접종일을 5일씩 앞당겨서 접종 간격이 6주가 넘지 않도록 하겠다. 일괄 수정하거나 보건소나 의료기관 통해 변경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이예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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