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에게 가장 흔한 약 부작용은? 서울대 연구결과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 2021. 8. 1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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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제가 최다.. 사소한 이상 반응도 기록해야
약물부작용은 약의 종류와 상관없이 발생할 수 있다. 약을 먹고 평소와 다른 증상이 있다면 의사·약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감기약을 먹고 감기 증상은 개선됐지만, 졸음과 사투를 벌인다거나 항생제를 먹고 복통을 겪은 일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이처럼 약은 병을 치료하기도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크고 작은 부작용을 동반하기도 한다. 부작용은 피할 수 있다면 피해야 하고, 피하지 못했다면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 의약품 부작용 예방과 대처법에 대해 알아보자.

◇항암제, 부작용 사례 최다

최근 대한내과학회지에 서울대학교병원 약물안전센터가 게재한 약물이상반응 감시 현황에 따르면, 지난 10년간(2010년 1월 1일~2019년 12월 31일) 이상반응이 가장 많이 보고된 약은 항암제다. 센터는 총 5만4803개의 약물과 7만5782가지 약물이상반응을 분석했는데, 항암제 사용 후 발생한 약물 부작용이 1만2240건으로 22.3%를 차지했다.

특히 재발성 대장암과 직장암에 사용하는 '이리노테칸', 직장암과 위암 등에 사용하는 '옥살리플라틴'이 각각 2994건(5.5%)과 2789건(5.1%)으로 이상반응이 많이 보고됐다. 이 외에도 리툭시맙(1508건, 2.8%), 시스플라틴(1257, 2.3%), 카보플라틴(1045건, 1.9%), 트라스투주맙 아스파라기나제(256건, 0.5%), 제피티닙(254건, 0.5%), 토포테칸(158건, 0.3%), 세툭시맙(157건, 0.3%), 소라페닙(145건, 0.3%)이었다.

항암제 다음으로는 신경계 약물군(마약성 진통제, 전신마취제, 기타 진통제 및 해열제), 항생제군(기타 베타-락탐 항생제, 기타 항생제, 베타-락탐 항생제, 페니실린, 퀴놀론계 항생제)가 순으로 이상반응이 많이 신고됐다.

아나필락시스, 스티븐스-존슨증후군 등 심각한 수준의 부작용을 의미하는 '중대한 이상사례'도 항암제를 사용했을 때 가장 많이 발생했다. 중대한 이상사례로 평가된 사례는 총 5092건이었는데, 이 중 886건(16.1%)이 항암제였다. 항암제 중에서도 옥살리플라틴(207건, 3.8%) 사용 후 심각한 부작용이 가장 많이 보고됐다. 그 뒤를 리툭시맙(138건, 2.5%), 카보플라틴(125건, 2.3%), 시스플라틴(100건, 1.8%), L-아스파라기나제(50건, 0.9%), 이리노테칸(41건, 0.7%) 세툭시맙(32건, 0.6%)이 이었다.

왜 항암제는 이상반응이 많이 생기는 걸까? 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강혜련 교수는 "알레르기 반응은 원인 물질에 주기적으로 노출될 때 발생 빈도가 높아지는데 항암제는 주기적으로 투여하기 때문에 약물 알레르기가 생기기 더 쉽다"고 설명했다. 그는 "본래 백금 계열 항암제는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날 확률이 높고, 중증도 이상의 부작용은 경구용 항암제보다도 주사제 항암제가 더 많이 생긴다"고 말했다.

◇생명 위협하는 약물 부작용, 예방법은?

부작용은 되도록 피하고 싶은 게 약을 복용하는 모든 이들의 바람이다. 특히 아나필락시스처럼 목숨을 위협하는 중증약물이상 반응은 피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고, 피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약물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

강혜련 교수는 "약물이상반응 사례가 흔하게 발생하는 백금계 항암제 옥살리플라틴의 경우, 6회 이상 사용하면 스테로이드를 미리 투여해 두드러기나 가려움 등의 이상반응을 줄이기도 한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그러나 이러한 처치는 아나필락시스와 같은 중증 이상반응을 예방할 수 없기에 예방법이라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약물이상반응, 특히 중증반응은 예방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이상반응이 흔하게 발생하는 약을 미리 인지하고, 이 약의 사용횟수가 늘어나면 주시하고 있다가 문제가 생기면 바로 약물을 조정하는 게 현재로서는 최선이다"고 말했다.

◇약물이상반응 의심된다면?

다행히 약을 복용하고 나서 생기는 부작용의 90%는 두드러기, 가려움증 정도의 경증이다. 아나필락시스, 스티븐스-존슨증후군, 호흡곤란, 의식 상실 등 심각한 중증도 이상의 부작용은 10% 정도다. 대개 경증 부작용이 시간이 지나면서 중증 부작용이 되지 않기에 빠르게 처치만 하면 약물부작용으로부터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즉, 사소한 변화라도 약물부작용이 의심된다면, 빨리 병원이나 약국에 문의해 대책을 찾는 게 약물부작용에 대처하는 최고의 방법이다.

강혜련 교수는 "약을 먹고도 알레르기가 생길 수 있으며, 약물이상반응은 약의 종류와 상관없이 발생할 수 있기에 환자는 자신이 어떤 약을 먹는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약물이상반응은 약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 면역의 문제이기에 빠르게 대처하려면, 환자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항암제나 항생제의 이상반응 빈도가 높아도 누군가는 소화제 때문에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기에 환자는 자신이 먹는 약이 무엇인지 잘 알아두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대학교병원 약물안전센터 박수빈 약사는 "사소한 이상반응이라도 언제 약을 먹고, 어떤 증상이 있었는지 기록을 남기면 약물부작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박수빈 약사는 "가려움증, 구역감, 두드러기, 어지럼증 등도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라면 경증 이상반응일 수 있으니 약을 복용 후 문제가 있다면, 병원이나 약국에 문의해 약물 중단 여부를 판단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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