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탓 위기 몰린 고교야구.. 지방에서 대회 개최

박장식 2021. 8. 11.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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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 협회장기에 이어 천안·공주에서 대통령배 열려..훈련 중단 등 문제도

[박장식 기자]

 2020년에 이어 2021년에도 협회장기 고교야구전국대회가 열리는 횡성 베이스볼 파크의 모습.
ⓒ 박장식
 
갑작스러운 '코로나 19'의 확산세 탓에 벼랑 끝에 몰린 고교야구가 지방에서 대회를 개최하면서 숨통을 텄다.

지난 4일부터 개최되어 15일까지 열릴 예정인 2021 협회장기 고교야구전국대회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강원도 횡성군 횡성 베이스볼 파크에서 개최되고, 올해로 쉰 다섯 번째 대회를 맞이한 대통령배 고교야구전국대회는 목동야구장에서 개최하는 대신 공주 시립 박찬호 야구장과 천안 북일고등학교 야구장에서 분산 개최한다.

지난 7월 코로나 방역 단계 4단계 격상과 함께 전국대회가 모두 중단되며 학생들에게 큰 피해를 입힌데다, 4단계 발령 지역에서는 훈련이나 대회가 금지된 탓에 학생들의 진로나 진학에 큰 피해를 입혔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왔다. 다행히도 지방에서 대회를 개최하게 되면서 급한 불을 끌 수 있게 된 것.

지방에서 여는 대신... 엄격한 방역 대책 지켜야

2021 협회장기 고교야구전국대회의 경우 당초부터 횡성에서 개최될 예정이었기에 대회 개최에 큰 지장이 생기지는 않았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수도권의 주말리그를 끝마치지 못해 추첨으로 대통령배와 협회장기의 대회 참가팀을 선발하고, 참가 선수들의 방역 지침을 강화하는 등 대책이 마련되었다.

대통령배 고교야구전국대회 역시 마찬가지다. 당초 협회장기보다 이른, 지난 7월 29일부터 9일까지 개최될 전망이었던 대통령배는 수도권의 코로나19 방역단계가 4단계로 격상되면서 목동야구장에서의 개최가 불가능해졌고, 대회 일정을 늦추는 대신 다른 지역에서의 개최를 타진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당초 개최 의향을 물은 곳은 경주시. 하지만 경주시에서는 대통령배와 비슷한 기간 화랑대기 축구대회가 열리고 있어 동시에 대회를 치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결국 협회는 눈을 돌려 충청권 지역에서의 대회 개최를 추진했고, 결국 충남 공주와 천안에서 분산 개최를 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번 대통령배 고교야구전국대회는 13일부터 22일까지 천안 북일고등학교 야구장과 공주 시립 박찬호야구장에서 열린다. 특히 16강 이후의 결선은 공주 시립 박찬호 야구장에서만 개최된다. 두 야구장의 시설은 횡성 베이스볼 테마파크 못지 않고, 충청권 고교야구 주말리그가 펼쳐지기 때문에 큰 지장은 없을 계획.

다만 천안시와 공주시에서 대회 개최에 단서를 걸었다. 선수와 대회 운영인력 등 한정된 소수의 인원 외에는 경기장에 출입할 수 없도록 했고, 출전 선수와 코칭스태프는 코로나19 PCR 검사 결과 음성 확인서를 일일히 제출해야 한다. 선수단과 지도자가 공주시 및 천안시 시내에서 개별적으로 이동하는 것도 금지된다.

방역단계 4단계 지역, 훈련 부족·대회 중단 발목

고교야구 현장에서는 이번 4차 대유행이 지난해 벌어졌던 1차, 2차 대유행보다 더 심각하다는 목소리를 내곤 했다. 지난 2020년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대회가 늦게 개최되기는 했으나, 대회 개최 중에는 코로나19 문제로 인해 당장의 대회가 취소되는 등 위협을 받았던 적이 없었기 때문.

특히 지난 달 서울 지역 코로나19 방역 단계가 4단계로 격상되면서 중단된 청룡기와 수도권 지역의 고교야구 주말리그의 경우 현재까지도 재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협회에서는 9월 초까지 대회를 재개하여 학생들의 프로 입단이나 대학 입시에 어려움이 없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대회 개최에서의 어려움 외에도 문제가 있다. 수도권을 비롯한 4단계 발령 지역의 경우 문화체육관광부의 방침에 따라 학생 선수들의 단체 훈련이 불가능하고, 시도 대회 등 대회 출전이나 연습 게임도 어려운 터라 선수들의 어려움이 커가는 상횡이다.

수도권 지역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3학년 학생 선수를 두고 있다는 한 학부모는 "4단계 상황에서 학원이 문을 여는데도 학생 선수들은 훈련조차도 못하는 것이 문제"라면서, "야구를 포함한 운동을 업으로 삼는 학생들은 권리를 포기해야만 하는 건지, 훈련 부족으로 다른 선수들과 격차가 생기면 어떻게 할 지 답답함을 넘어 울화가 치미는 지경"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일부 학교는 훈련을 위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원칙적으로는 훈련은 커녕 대회가 열리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곳곳에서 불만을 호소하는 실정.

일각에서는 '학생 선수들에게 대회나 훈련은 대학 입시 등 미래가 걸려 있기에 프로 못지 않게 중요하다'며 학생 대회를 프로야구·축구 등 다른 스포츠 대회와 동등하게 보아달라는 목소리도 낸다. 4단계 방역상황이 장기화된 현 시점에서, 향후 방역 단계 조정을 통해 학생 선수들의 미래를 고려한 정부의 방침이 나올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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