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키움의 일탈 행위와 논란
키움이 최근 한 달 새 두 번이나 음주 논란을 낳았다.
키움은 7월 16일 주축 투수 한현희와 안우진의 '음주 일탈' 사실을 공개했다. 구단은 "두 선수가 원정 경기를 위해 숙소에 체류하던 7월 5일 새벽, 서울 강남 소재한 호텔로 이동해 음주 행위를 한 사실을 자진 신고했다"라고 밝혔다. 당시 NC 선수단이 방역 수칙을 어겨 외부인과 술판을 벌인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사실이 알려져 KBO리그가 쑥대밭이 된 때였다. 키움 구단은 "당 구단 소속 선수가 방역 수칙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며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강도 높은 징계를 처분할 방침"이라고 먼저 강력한 조치를 예고했다.
하지만 둘 다 거짓이었다.
KBO는 지난달 23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키움과 한화 구단 및 선수에 대해 심의했다. 한현희와 안우진에 대해선 36경기 출장 정지(제재금 500만원) 징계를 내리며 "두 선수의 책임이 엄중하다고 판단했다"라고 덧붙였다. 동시에 "키움과 한화 구단이 일부 선수의 진술을 축소 보고 했다"며 두 구단에 각각 1억원과 500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다.
키움은 처음에 "방역 수칙을 위반하진 않았다"라고 했다. 도쿄올림픽 최종엔트리에 뽑힌 한현희가 이미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쳤기에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를 위반한 것은 아니라고 봤다. 하지만 방역 당국의 조사 결과는 달랐다. 키움(2명)과 한화(2명), 그리고 외부 인원(3명)까지 5명이 훨씬 넘는 인원이 6~8분 동안 한 방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선수들은 구단과의 최초 면담에서 총 7명이 한 방에 있었던 사실을 털어놨다. 하지만 이를 포함해, 구단이 중간 과정에서 일부 내용을 누락한 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KBO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상벌위원 중 일부는 구단 보고가 이 정도 선에서 그쳤다면 사실상 허위 보고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며 "허위 보고와 축소 보고는 사실 뉘앙스의 차이가 크다"고 했다.
구단 자체 징계도 솜방망이였다. 도쿄올림픽이 한창이던 지난 5일에서야 뒤늦게 이뤄졌다. 한현희에게 15경기 출장 정지(벌금 1000만원), 안우진에 대해서는 벌금 500만원만 부과했다. 둘 다 후반기 경기에 등판이 가능하다.
키움 구단은 한현희가 외부인과 만남을 제안하는 등 사건을 주도한 책임이 있다고 봤다. 반면 안우진은 선배 권유 때문에 행동했고, 음주를 자제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키움이 재발방지를 위해 내놓은 대책안(8월 5일)은 발표 사흘 만에 무색해졌다. 이번에는 소속 선수가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됐다.
키움은 9일 "외야수 송우현이 지난 8일 음주운전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을 구단에 자진신고 했다"라고 알렸다. 구단은 "송우현이 대리 운전을 이용했고, 선수 본인은 운전한 기억이 없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역주행하던 차가 가로수를 들이받았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송우현을 조사했는데, 혈중 알코올 농도가 면허취소 기준을 훌쩍 뛰어넘는 만취 상태였다고 밝혔다.
키움은 지난 한 달 사이에 일어난 소속 선수의 일탈 행위 때 모두 '자진 신고'를 강조했다. 팬들은 자신의 잘못을 자진 신고한 선수를 기특하게 여기지 않는다. 왜 '이 시국'에 굳이 만취할 정도로 술을 마셨는지, 대리운전을 불렀다고 주장하면서 왜 직접 운전대를 잡고 사고를 냈는지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키움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때가 아니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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