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준석 발언에 尹캠프 발칵.."계속 당하고만 있지 않겠다"
"지난 일요일(8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발언때문에 캠프가 발칵 뒤집혔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 관계자가 10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이 '이 대표와 싸우지 말라'고 해서 꾹 참고는 있지만, 솔직히 내부 분위기가 안 좋다"면서 한 말이다.
이 대표가 서울을 비운 날 입당한 윤 전 총장이 이후 당 지도부 행사에 불참하면서 '이준석 패싱' 논란이 일었다. 이후 양측은 공방을 자제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지만, 이 대표의 공격적인 발언에 윤 전 총장 측이 민감하게 반응하더니 이날엔 윤 전 총장 측이 '토론회 보이콧' 까지 시사하는 등 아슬아슬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윤 전 총장 캠프가 술렁거리게 만든 건 지난 8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윤 전 총장 측의 당 행사 보이콧 제안은 사실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고서 나온 게 '후쿠시마 발언'"이라고 말한 대목이다. 당 지도부가 주최한 지난 4일 대선 주자들의 봉사활동에 불참한 윤 전 총장이 당일 언론 인터뷰에서 후쿠시마 원전에 대해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등 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이었다.
이 보도를 접한 윤 전 총장 측에선 "당 대표가 같은 당 대선주자에게 할 수 있는 말이냐. 주어 없이 발언 내용만 보면 민주당 대변인실과 다를 바 없다"는 격앙된 반응이 터져나왔다고 한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당 전당대회의 공통점이 뭔지 아나. 대세를 형성한답시고 사람 끌어모은 캠프는 다 졌다”는 이 대표의 발언도 윤 전 총장 측은 문제 삼고 있다.
윤 전 총장 측 의원은 "당 중진이나 옛 정치인과는 어울리지 말고 이 대표 지시를 따르라는 것으로 들린다"고 불쾌해했다. 다른 측근은 "이 대표가 오세훈 서울시장을 자꾸 치켜세우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른바 '오세훈 차출설'은 야권에선 폭발력이 큰 주제다. 당사자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오 시장이 서울시장직을 던지고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정치권 일각에서 계속 제기되는데, 이 대표도 이를 언급한 적이 있다.
지난달 26일 CBS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오 시장을 띄우려고 한다는 음모론이 있다"(진중권 전 교수)는 질문에 그는 "가능성은 낮지만, 그런 음모론 좋다"고 응수했다. 윤 전 총장 측은 "입당 전부터 이 대표가 자꾸 오 시장 성공 사례를 들며 윤 총장 말고도 카드가 있다는 식으로 말해왔다. 솔직히 불쾌하다"고 전했다.
윤 전 총장 측 김영환 전 의원은 이 대표가 "현재 시점에서 대선을 치른다고 가정하면 여당에 5% 포인트 차이로 질 수도 있다"고 말한 걸 두고도 "너무 비관적인 전망"(페이스북)이라고 했다.
이날 윤 전 총장 캠프 일각에선 18일 열리는 첫 경선 토론회 참석에도 부정적인 의견이 나왔다. "당 후보 등록(8월 30~31일)도 안 한 상태에서 무슨 토론회를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다만 캠프 정무실장인 신지호 전 의원은 "당에서 공식 제안이 오면 그때 참석할지를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이 대표와의 갈등, 경선 경쟁자들의 견제에도 직접적인 감정 표현을 자제해온 윤 전 총장은 최근 주변 사람들에게 "최대한 참겠지만 계속 당하고만 있지 않겠다.나도 간단한 사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는 얘기도 돌고 있다.
이 대표 측도 부글대기는 마찬가지다. 익명을 원한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당 대표 입장에서 모든 후보를 공정하게 대하는 게 맞지, 그럼 윤 전 총장만 편애해달라는 것이냐"고 대응했다. 이 대표의 중앙일보 인터뷰 발언에 대해서도 "'잘하시라'고 조언한 것일 뿐"이라고 했다.
현일훈·성지원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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