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토론회로 '패싱' 논란..흔들리는 국민의힘 대선 버스

이슬기 2021. 8. 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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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준위 1·2차 컷오프 일정 등 발표
오는 18일 첫 예비후보 토론회 계획
토론회 두고 '패싱' 논란 재점화할 듯
'최대어' 尹측, 이번에도 불참 기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 예비후보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이준석 대표와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을 비롯한 김태호, 안상수, 원희룡, 유승민, 윤희숙, 장기표, 장성민, 하태경, 황교안 예비후보가 참석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 버스가 출발부터 흔들리면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쪽방촌 봉사활동 등 당의 공식 행사를 '패싱'하는 문제로 불거진 당내 갈등이 예비후보 토론회 일정을 둘러싸고 재현되면서다.


10일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는 대선 후보 경선의 구체적인 일정과 방식을 발표했다. 현재 13명인 후보를 8명으로 압축하는 1차 컷오프는 내달 15일에, 4명으로 줄이는 2차 컷오프는 10월 8일에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1차는 여론조사 100% 방식으로 진행하고, 2차 컷오프에선 여론조사 70%에 당원 등 선거인단 투표 30%를 반영해 추린다.


당내 갈등을 야기하는 부분은 1, 2차 예비경선에서 후보자별 압박면접과 팀배틀 토론 등 토론이 대폭 강화됐다는 점이다. 압박면접과 토론배틀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선 이후 꾸준히 강조해온 방식들이다.


경준위는 당장 오는 18일과 25일로 첫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지만, 주자들의 공개적 반발이 나오고 있다.


대선 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이날 이 대표를 향해 "경선 프로그램에 대해 이게 좋다, 저게 좋다는 식의 관심을 끊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 전 지사는 KBS 라디오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경선관리위원회 구성 전으로) 아직 후보 등록도 안 된 상태고, 경준위는 당헌에 있는 조직이 아니다"라며 "경준위에서 컷오프, 뮤직비디오, 리얼리티 프로그램 등을 확정된 것처럼 말하는데 이는 '월권'"이라고 직격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비슷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MBC 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경준위는 경선을 준비하는 곳이 아닌데 경선후보 등록도 되지 않은 후보자를 시켜서 이미 경선을 시키고 있는 모양"이라며 "경준위가 본연의 임무에 맡는 역할을 하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예비후보간 토론회에 대해서도 최고위에서 재고하겠다며 "토론회, 합동연설회, TV토론 등은 열번, 스무번도 계속해야 될 사안이고 그것은 선거관리위원회가 구성되고 후보자 등록을 해서 후보자들이 정식으로 겨룰 수 있는 상황이 되면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토론회 참석이 대선 경선 참여를 위한 '의무 사항'이 아닌 만큼, 일부 후보들은 이미 불참 기류를 보이고 있다.


차기 대선 주자 적합도 조사에서 지지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최대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캠프 측에선 본경선이 시작되는 이달 말까지 당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고 독자 행보를 걸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 전 총장 캠프의 총괄실장인 장제원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 예비후보 등록에 대해 "등록한다고 해서 선거운동을 활발히 할 수 있다든가 어떤 혜택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토론회에 대해서도 "당에서 공문이 정식으로 오고 어떤 원칙과 기준으로 참석자를 정하고 또 어떤 주제로 하는지 들어보겠다"며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반면 유승민 후보 캠프 측에선 토론화 참석을 독려하기도 했다.최웅주 캠프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일부 후보가 경준위 권한을 문제 삼고 있지만, 국민의힘이 대안 세력으로서 저력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경선 방식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정권 교체를 위한 진심을 토론회에서 보여달라"로 했다.


한편 경북 상주에 머물며 개인택시 양수 교육을 받고 있는 이준석 대표는 이같은 당내 반발에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곧장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원 전 지사를 향해 "지도부와 경선룰을 제외한 경선 기획에 관해 지도부의 권한을 위임받은 기구인 경준위가 경선의 공정한 관리와 흥행을 위해서 고민을 하는 것에 대해서 후보들이 무리한 언급을 하는 것을 자제하기 바란다"고 맞받았다.


이어 "원 후보께서 후보 겸 심판 하시겠냐, 언급한 선거관리위원회는 말 그대로 관리하는 조직이지 기획하는 조직이 아니다"고 했다.


이 대표는 김 최고위원을 향해서도 "경준위 역할에 대해서는 당헌·당규 변경이 필요한 사안 이외의 모든 사안을 제외한 나머지 경선 과정 일체라고 명시해 논의하고 의결해 발표했다"며 "최고위원이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될 때 아무 말 없다가 갑자기 모르는 이야기인 것처럼 이야기하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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