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신화 쓴 양궁, 뒤에서 지원한 경험 큰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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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엔 전 세계 선수단과 취재진이 몰려 북새통을 이룬다.
2020 도쿄올림픽의 각 경기장에도 경기를 뛰는 선수, 코칭스태프, 취재진만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한국인들이 있었다.
금메달 4개 신화를 쓴 한국 양궁의 소식은 경기장 바로 옆 '베뉴 미디어 센터'를 통해 전 세계로 전송됐다.
감염병 상황의 도쿄에서, 한국 양궁팀의 금메달 신화를 지원한 경험은 큰 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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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엔 전 세계 선수단과 취재진이 몰려 북새통을 이룬다. 원활히 진행하려면 그들을 지원할 직원도 다국적이어야 한다. 2020 도쿄올림픽의 각 경기장에도 경기를 뛰는 선수, 코칭스태프, 취재진만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한국인들이 있었다.
김지수(28)씨는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미디어매니저로 일했다. 금메달 4개 신화를 쓴 한국 양궁의 소식은 경기장 바로 옆 ‘베뉴 미디어 센터’를 통해 전 세계로 전송됐다. 김씨는 센터를 총괄하며 매끄러운 업무 진행으로 호평을 받았다.
한국인이 센터를 총괄한 건 양궁 종목이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원래 아시아축구연맹(AFC) 경기국에서 축구경기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부분을 책임지는 ‘매치 오퍼레이션’을 담당했는데 올해 초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의 제안을 받았다. 지난 4일 양궁장에서 만난 김씨는 “한국 선수들이 양궁을 워낙 잘하다 보니 한국인 매니저가 필요하다고 했다”며 “축구와 다른,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어 주저 없이 합류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회 기간 몸이 열 개여도 모자란 일상을 보냈다. 취재 신청 접수부터 기자회견 진행, 기자석 배정, 출퇴근 버스 시간 조정 등 업무를 챙기느라 매일 새벽 센터에 나와 늦은 밤이 돼서야 퇴근했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은 주최 측에도 통제가 힘든 변수였다. 김씨는 “취재진이 너무 많은 데다 각자 상황이 다르다 보니 준비한 대로 거리두기를 지키게 하는 게 힘들었다. 경기장 예약 시스템처럼 코로나19 탓에 새로 도입된 시스템엔 기자들도 적응하기 어려웠을 테지만 저희도 통제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래도 “(감염병 상황이라) 준비 과정에서 삐걱대는 부분도 있었지만 어느 정도 잘 운영된 것 같아 만족한다”고 했다.
국제무대에서 일해 근사해 보이지만, 김씨는 계약직 신분이다. 올림픽 종료와 함께 다시 무직 상태가 됐다. 불안정한 고용상태를 감수하고 도쿄행을 선택한 건 진취적인 성격 덕이다. 김씨는 “저는 비슷한 일을 계속하는 것보다 새롭게 도전하고 적응하는 걸 좋아한다. 불확실함, 불안함 자체를 즐기는 것 같다”고 했다.
최근엔 스포츠업계에 꿈을 둔 청년들이 많다. 하지만 입직 경로나 정보 자체가 제한적이다.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에서 스포츠매니지먼트를 전공한 김씨도 ‘메가 스포츠 이벤트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을 위해 매 순간 도전해야 했다. 서울대에서 개발도상국 스포츠행정가 교육과정 참가자를 지원하는 역할을 하다 2020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조직위 일자리를 소개받았고 이후 AFC까지 인연이 닿은 식이다. 그중 확실한 상황은 한 번도 없었다.
김씨는 “스포츠 일자리는 한곳에서 경험과 인연을 쌓으면 다른 기회가 열리는 식”이라며 “어떤 직장이든 첫 시작은 상상만큼 멋지지 않다. 검증되지 않았는데 중요한 자리에 써주는 곳은 없다. 그런데도 금세 실망해서 발을 빼는 경우가 많다. 잡일 같아 보여도 열심히만 하면 점점 꿈에 다가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씨는 이제 미국으로 가서 미국 프로스포츠나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등에서 일할 계획이다. 감염병 상황의 도쿄에서, 한국 양궁팀의 금메달 신화를 지원한 경험은 큰 자산이다.
“한국팀의 첫 메달이, 그것도 신설된 혼성단체전에서 나온 날 경기장에서 애국가가 들리는데 기분이 남다르더라고요. 앞으로도 최종 목표를 정해두기보단 매 순간 즐기며 도전하고 싶네요.”
도쿄=글·사진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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