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분만에 성폭행? 시간짧다" 항소심 감형판결에 스위스 발칵

고석현 2021. 8. 10.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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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매체 '스위스인포'에 따르면 지난 8일(현지시간) 스위스 바젤 항소법원 앞에선 시민 500여명이 모여 항소심 재판부의 감형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스위스인포 캡처]

스위스 법원이 '성폭행범의 범행 시간이 짧다'는 이유로 형량을 줄인 판결을 내놓자, 법원 앞에선 판결에 분노한 시민들이 판결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10일 스위스매체 '스위스인포'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8일 바젤 항소법원 앞에선 시민 500여명이 모여 항소심 재판부의 감형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지난해 2월 바젤에선 17세·32세 두 포르투갈인이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33세 여성을 성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심 재판부는 32세 가해자에게 강간혐의로 징역 4년 3개월을 선고했다. 17세 가해자의 경우 소년법원에 사건이 계류 중이며, 형이 선고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이런 가운데 항소심 법원이 32세 가해자의 항소를 받아들여, 징역 3년으로 감형하는 판결을 내리자 시민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항소심을 맡은 리슬롯헨즈 판사는 "성폭행 이전에 피해자가 도발적인 옷과 유혹하는 태도를 보였다"며 "피해자가 강간당한 시간은 11분으로 상대적으로 짧았다. 피해자는 영구적인 신체 상처를 입지 않았다"고 감형 이유를 밝혔다.

이 판결에 분노한 시민들은 법원 앞에 모여 11분간 침묵하는 등의 방법으로 시위를 벌였다. "11분도 길다" "짧은 시간의 강간이라는 것은 없다" "잘못된 신호를 보낸 건 사법부다" 등의 팻말을 들었다.

피해자 측 변호사는 항소심 판결에 대해 "실망스럽고 이해할 수 없는 판결"이라며 "'싫다'는 말은 '싫다'는 것일 뿐이다. 피해자의 생활방식과 상관없이 거절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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