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외교원장 내정자 잇딴 구설수.."韓 연합훈련하는데 北 미사일 안된단 건 비상식적"
北 무력도발에 정당성 부여
"북한 미사일 발사 안된다는 것 자체가 비상식적"
"연합훈련 반드시 해야 하는 것 아냐" 발언 논란
홍현익 국립외교원장 내정자가 잇단 구설수로 도마에 오르고 있다.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반드시 실시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한 데 이어 한·미 연합훈련과 북한의 무력도발을 같은 수준으로 바라보는 인식을 드러내면서다. 홍 내정자는 지난 6일 차관급인 국립외교원장에 발탁됐고 오는 12일 임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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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무력도발 두둔한 국립외교원장
홍 내정자는 1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한·미 연합훈련 실시 이후 북한의 대응과 관련 “단거리 미사일이라든지 장사정포 이런 것을 훈련할 가능성은 충분히 보인다”며 “우리가 (한·미 연합)훈련을 하는데 북한은 하면 안 된다는 것 자체가 상식적이지 않지 않느냐”고 말했다. 북한이 한·미의 방어적 훈련인 연합훈련에 반발해 무력도발을 하는 데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처럼 들릴 수 있는 발언이었다.
한·미 군 당국은 이날 위기관리 참모훈련(CMST)을 시작으로 하반기 연합훈련 사전연습에 돌입했다. CMST는 합동참모본부가 주도하는 사전 연습인 탓에 공식 훈련 일정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통상 사전 연습 개시를 기점으로 연합훈련이 시작된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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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훈련 반드시 해야 하진 않아"
실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이날 오전 개인 명의의 담화를 통해 연합훈련 실시와 관련 “거듭되는 우리의 경고를 무시하고 강행하는 미국과 남조선 측의 위험한 전쟁 연습은 반드시 스스로를 더욱 엄중한 안보 위협에 직면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을 향해선 "위선", 한국을 향해선 "배신"이라고 표현했다.
홍 내정자는 김 부부장의 비난 담화에 대해 “북한에게 연합훈련은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라며 “규모는 줄였지만 내용면에 있어서는 공격지에 들어가는 반격시나리오가 있으니 거기에 분격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홍 내정자는 지난 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한국의 군사력을 볼 때 북한보다 재래식 군사력이 우수하다”며 “반드시 연합훈련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샀다. 한·미 양국 간에 연합훈련이 한·미 동맹 및 연합방위태세 유지를 위해 필수적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가운데 홍 내정자의 발언은 연합훈련의 명분을 스스로 훼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해당 인터뷰에선 북한의 입장만을 옹호·두둔하는 듯한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홍 내정자는 “북한 입장에서 볼 때 한·미 동맹은 눈엣가시”라며 “북한 입장에서 남한은 남북관계를 개선한다면서 이렇게 할 것(한·미 연합훈련)은 다하고 자기 주장만 하느냐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한·미 연합훈련에 참수훈련이라고 하는 지도부 제거 작전이 포함되는 경우가 있다”며 “이것을 종합해 봤을 때 (북한 입장에서 연합훈련을) 100% 방호 훈련이라고 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는 연합훈련을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방어적 성격의 훈련'으로 규정하는 정부 설명을 부정하는 의미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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