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공포물 무서워하던 김강우 "직접 해보니까.."

이선필 2021. 8. 10.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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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액션이든 로맨틱 코미디든 안정적 연기를 보이며 작품을 쌓아온 김강우는 유독 공포영화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그러던 그가 데뷔 19년 만에 관객에게 정통 공포 장르 영화를 선보인다.

10일 온라인상에서 만난 그는 "공포영화를 일부러 안 해왔던 건 아니"라며 다소 멋쩍어했다.

 한파가 심했던 2020년 겨울 촬영이었고, 액션 영화와 또다른 종류의 액션 연습도 해야 했지만 김강우에게 가장 어려웠던 건 연기톤 조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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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영화 <귀문> 으로 공포 장르 도전

[이선필 기자]

 영화 <귀문>에서 심령연구소 소장 도진 역을 맡은 김강우.
ⓒ 이선필
 
액션이든 로맨틱 코미디든 안정적 연기를 보이며 작품을 쌓아온 김강우는 유독 공포영화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그러던 그가 데뷔 19년 만에 관객에게 정통 공포 장르 영화를 선보인다. 

10일 온라인상에서 만난 그는 "공포영화를 일부러 안 해왔던 건 아니"라며 다소 멋쩍어했다. 

귀신들이 드나드는 통로를 뜻하는 <귀문>은 제목처럼 현실 세계와 귀신 세계가 혼재한다는 상상에서 나온 작품이다. 김강우는 1990년대 한 폐수련원에서 발생한 연쇄살인사건의 진실을 쫓는 심령연구소 소장 도진을 연기했다. 말이 연구소지 사실상 그는 수 대째 무당일을 해 온 세습무 집안이다. 귀문을 열고 십수 년 전 과거로 들어간 도진은 공포물을 만들기 위해 폐수련원에 잠입한 대학생 무리를 만나 사건의 진실을 밝혀간다.

공포 초심자의 노력

"사실 공포 장르를 배제한 건 아닌데..."라며 김강우는 멋쩍어 했다. 평소 귀신의 존재를 믿으면서도 공포물을 즐겨 보지 않는다고 한다. <귀문>은 여러모로 그에겐 큰 도전일 법했다.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3면 상영 방식인 스크린X와 4DX 상영을 고려해 촬영한 결과물이었고, 김강우 또한 그 부분에도 호기심이 있었다고 한다.

"이번 영화를 위해 참고한 공포영화가 몇 개 있는데 끝까지 본 게 하나도 없다. 그래도 촬영 이후엔 공포 장르가 좀 익숙해진 것 같다(웃음). 도진의 경우 무당이었던 어머니와 달리 현대적으로 생활하려고 하는 인물이다. 우리가 아는 무당의 모습을 피하려 나름 노력했다. 촬영을 포천에 있는 폐건물에서 했는데 공간이 주는 느낌 때문인지 좀 답답하고 쳐지긴 하더라. 밤 촬영 땐 무서워서 화장실 갈 때마다 매니저 손을 잡고 갔다(웃음). 촬영 끝나고 원래 여행을 가곤 했는데 이번엔 일주일간 잠만 잤다."
 
 영화 <귀문>의 한 장면.
ⓒ CJ CGV㈜
 
한파가 심했던 2020년 겨울 촬영이었고, 액션 영화와 또다른 종류의 액션 연습도 해야 했지만 김강우에게 가장 어려웠던 건 연기톤 조절이었다. 폐건물로 들어가 대학생 무리를 만나면서 1인극에 가까운 연기를 하는 부분이 있다. 현실에 있을 때와 다른 감정을 표현해야 했고, 상대 배우들의 공포감 수위와도 동떨어져 보이지 않아야 했다.  

"왜 도진이 폐수련원으로 들어가 생고생하는지 이해와 설득이 필요했다. 단 하루 동안 벌어지는 일이라 제한된 공간과 시간에서 긴장의 강도나 호흡의 변화를 주며 연기했는데 그게 잘 보일지 모르겠더라. 액션 영화 못지 않게 합을 맞췄다. 현장이 어두워야 해서 조명도 최소화했기에 다치지 않는 것도 중요했다.

(대학생 무리 역할이던) 김소혜, 이정형, 홍진기 배우들이 정말 열심히 해줬다. 노력상을 줘야 한다. 기획 단계에서 제가 감독님과 시나리오 얘길 하는 동안 자기들끼리 연습실을 구해서 장면 별로 연습하고 호흡을 맞췄더라. 대단한 후배들이다." 

도진이 연쇄 살인의 실마리를 쥔 귀신에게 죽기 직전까지 당하는 설정, 말투에 전라도 사투리가 묻어나오는 설정 등은 모두 김강우가 낸 아이디어였다. 그만큼 섬세하게 캐릭터를 분석했다는 방증이다. "그만큼 새로운 무당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며 김강우가 강조했다.

"더 절실한 마음 가질 것"
 
 영화 <귀문>에서 심령연구소 소장 도진 역을 맡은 김강우.
ⓒ 이선필
 
올초 개봉한 <새해전야>를 비롯해 지난 4월 개봉한 <내일의 기억>, 그리고 오는 8월 <귀문>까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 공교롭게도 김강우는 세 작품이나 선보이게 됐다. 과거에 찍은 영화가 상황을 보다 개봉일을 정하는 건 배급사의 영역이라지만 배우 입장에선 난감할 수도 있었다. 

이에 김강우는 "누가 보면 되게 잘 나가는 배우인 줄 알겠지만, 코로나 팬데믹 시국이라 시간이 지나서 개봉하다 보니 이렇게 된 것 같다"며 "솔직히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책임감도 든다. 다양한 장르로 인사드릴 수 있어서 제겐 좋은 한 해이기도 하다"고 답했다.

"어떤 상황에서든 배우는 관객들에게 희망이나 카타르시스를 드려야 하는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는 우리가 좌우할 수 있는 게 아니지만 연기는 제 숙명이다. 그 외 개봉 상황은 하늘에 맡겨야지. 어느 순간 저도 현장에선 나름 경험있는 사람이 돼 있더라. 이번에 신인 친구들과 해서인지 더욱 책임감을 느꼈다. 지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했다(웃음)."

여전히 그도 연기가 어렵고, 동시에 연기가 고프다고 고백했다. "지금까지 여러 작품을 하면서 참 행복했고, 나름 편하게 해왔다는 생각이 든다"며 그는 "작년을 기점으로 제가 하는 일이 얼마나 소중하고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됐다. 더 절박한 마음으로 연기하겠다"는 다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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