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보단 늦었지만.. 김민재의 도전은 지금부터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수비수 김민재(26)가 본격적으로 유럽 진출에 나선다.
김민재는 2017년 전북 현대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데뷔 시즌부터 눈도장을 찍으며 영플레이어상을 받으며 이름을 알렸고, 이후 태극마크를 달았다. 국내 정상급 수비수로 활약하면서 2019년 1월 중국 베이징 궈안으로 이적했다.
당시 왓포드 등을 비롯해 유럽 복수 구단이 김민재에게 관심을 표했지만, 그는 리그 수준이 낮은 중국 무대를 택하면서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국가대표 골키퍼 출신 김병지는 자신의 유튜브에서 “많이 아쉬운 선택이다. 그동안 중국으로 많은 선수가 갔으나, 유럽행에 성공한 선수는 본 적이 없다”라고 아쉬워했다.
김민재는 ‘중국화’가 될거란 우려와 달리 중국 무대에서 한층 날카로워졌다. 소속팀과 국가대표팀을 오가면서 핵심 자원으로 발돋움했다. 이에 유럽 구단서 김민재를 다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김민재도 유럽에 진출할 의사가 강했다. 2019년 12월에 열린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대회가 끝난 뒤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최대로 (노력해) 갈 수 있도록 하겠다. 유럽 진출이 내년 가장 큰 목표”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그의 바람은 빠르게 이뤄지지 않았다. 손흥민이 뛰고 있는 토트넘부터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 등 많은 빅클럽들이 관심을 보냈지만 협상 단계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특히 토트넘은 베이징에게 공식 오퍼를 보내기도 했지만, 이적료 부분에서 합의를 하지 못하면서 이적이 불발됐다. 당시 김민재의 계약 기간도 1년 넘게 남았던 만큼 베이징은 팀 내 최고 수비수를 놓아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
김민재가 중국에서 멈춰있는 동안 그의 친구들은 유럽 무대를 누비기 시작했다. ‘96라인’이라고 불리는 황희찬과 황인범은 유럽 무대 진출에 성공했다.
황희찬은 2019~2020시즌에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에서 16골 19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리그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당시의 활약을 인정받아 독일의 명문 구단인 RB 라이프치히로 이적했다. 황인범 역시 미국 진출 1년 만에 러시아의 루빈 카잔으로 둥지를 옮겼다. 황인범은 이적 첫 시즌에 20경기에서 4골 4도움을 기록하면서 팀을 4위로 이끄는 등 첫 시즌부터 주전으로 활약했다.
친구들의 활약을 지켜만 보던 김민재에게도 드디어 유럽 진출의 기회가 왔다. 김민재와 베이징의 계약은 올해 12월 종료된다. 베이징이 이적료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는 이번 여름이 마지막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베이징은 김민재 이적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김민재는 포르투칼의 명문 구단 FC 포르투와 오랫동안 연결됐다. 또 다른 터키 강호 갈라타사라이도 차기 행선지로 꼽혔다.
적잖은 러브콜 속에서 김민재가 택한 팀은 막바지에 영입전에 뛰어든 페네르바체였다. 페네르바체는 지난 8일(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베이징 궈안에서 뛰는 김민재와 이적 협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현재 이적 협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메디컬 테스트가 진행 중이라고 전해진다.
김민재는 유럽 진출을 위해 높은 연봉도 포기했다. 터키 매체 소즈쿠는 9일 “김민재가 연봉 150만 유로(20억 2000만원)를 포기하고 페네르바체가 제안한 200만 유로(26억 9400만원)를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김민재는 베이징에서 연봉 350만 유로(47억1500만 원)를 받았는데, 페네르바체에선 절반 규모로 줄어들 전망이다.
앞서 유럽 무대에 진출한 다른 선수들과 달리 다소 늦은 나이에 데뷔하지만, 기대할 요소는 많다. 김민재는 유럽에서 통할 피지컬을 가지고 있으며 패스 능력, 지능적인 플레이도 보유하고 있다. 이미 국가대표에서 수준 높은 공격수들을 상대해본 만큼 터키에서 충분히 통할 거란 분석이다.
페네르바체가 유럽 5대리그는 아니지만 김민재가 선발로 뛰면서 한층 더 수준 높은 팀들을 상대하는 경험을 쌓기 좋은 팀이라는 평가다. 또한 페네르바체는 차기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플레이오프를 통과하면 바라던 유럽 대항전에 나서게 된다. 페네르바체에서 향후 좋은 활약을 보인다면 꿈꾸던 5대 리그 진출도 충분히 가능하다.
김민재 영입이 임박하자 페네르바체 팬들은 벌써부터 기대감에 부풀었다. 김민재와 협상 중임을 밝힌 페네르바체 공식 계정에는 무려 6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을 정도다. 거의 모든 반응이 김민재를 환영하고 있었다. 한 팬은 "코리안 반 다이크"가 온다면서 김민재를 높이 평가했다. 또 다른 팬은 "김민재는 아시아 최고의 수비수로 유벤투스가 원했던 선수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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