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근대5종 정진화의 결심 "도전 끝나지 않았다"

김철오 2021. 8. 10.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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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은 막을 내렸지만 국가대표의 질주는 끝나지 않았다.

정진화는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이 힘들고 (자신이 메달을 놓친) 결과는 아쉬웠지만, 한국 근대5종의 힘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 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행복하고 감격스럽다"며 "나중에 돌아보면 가장 행복했던 시간으로 기억될 것 같다"고 도쿄올림픽을 되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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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근대5종 남자 개인전 4위
세 번째 올림픽 완주한 대표팀 주장
"파리올림픽 자격된다면 메달 재도전"
정진화가 7일 일본 도쿄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근대5종 남자 개인전 레이저 런에서 트랙을 질주하고 있다. 정진화는 한국 근대5종 사상 첫 메달을 수확한 대표팀 후배 전웅태의 바로 뒤에서 4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웅태의 등을 보고 뛰어 마음이 편했다”고 말했다. 도쿄=김지훈 기자

도쿄올림픽은 막을 내렸지만 국가대표의 질주는 끝나지 않았다. 당장 두 달 뒤인 10월 경북 구미에서 전국체전, 내년 9월 중국 항저우에서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면 다시 2024 파리올림픽 준비 체제로 넘어간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도쿄올림픽을 1년 연기해 파리올림픽까지 간격이 3년으로 단축된 국가대표의 시계는 어느 때보다 빠르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의 마지막 메달은 근대5종 남자 대표팀 간판 전웅태(26)의 동메달이다. 그 바로 뒤에서 4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메달을 놓치고도 “웅태의 등을 보고 뛰어 마음이 편했다”고 말해 감동을 선사한 대표팀 주장 정진화(32)는 세 번이나 출전한 올림픽 레이스를 끝내거나, 혹은 또 한 번의 질주를 준비하는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정진화는 도쿄올림픽을 마치고 한국으로 귀국한 지 하루 뒤인 10일 국민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말로 올림픽 메달에 재도전할 의사를 밝혔다.

정진화는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이 힘들고 (자신이 메달을 놓친) 결과는 아쉬웠지만, 한국 근대5종의 힘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 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행복하고 감격스럽다”며 “나중에 돌아보면 가장 행복했던 시간으로 기억될 것 같다”고 도쿄올림픽을 되돌아봤다.

정진화는 2012 런던올림픽에 처음 출전해 한국 근대5종 사상 최고 성적 타이기록인 11위에 도달했고, 그 이후 합류한 전웅태·이지훈(26)과 함께 ‘황금세대’를 완성했다. 이제 주장으로 대표팀을 지탱하고 있다. 2018년 근대5종 월드컵 시리즈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석권해 한국을 세계 랭킹 1위까지 끌어올렸던 정진화에게 올림픽 메달은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다.

지난 7일 일본 도쿄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근대5종 남자 개인전 마지막 종목인 레이저 런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전웅태보다 20.11초 늦게 결승선을 통과했고, 5종목 합계 1466점을 기록해 4위에 머물렀다. 4위는 시상대 바로 밑의 순위. 올림픽에서 환희와 분루가 엇갈리는 지점이다. 하지만 정진화는 자신이 메달을 놓친 슬픔보다 한국 근대5종의 올림픽 도전 57년사에서 처음으로 메달을 차지한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대표팀 후배 전웅태를 부둥켜안았다. 이 장면은 도쿄올림픽의 여러 명장면 중 하나로 기억된다.

정진화(왼쪽)와 전웅태가 7일 일본 도쿄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근대5종 남자 개인전 레이저 런 결승선을 통과한 뒤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전웅태는 동메달을 차지해 한국 근대5종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다. 도쿄=김지훈 기자

정진화는 당시 경기를 마친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차기 올림픽 도전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한국으로 돌아간 뒤 생각해 보겠다”고만 답했다. 세 차례나 올림픽에 출전하면서 땀과 눈물을 쏟아온 과정을 생각하면 국가대표 생활을 연장하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다. 하지만 정진화는 재도전을 결심할 때까지 많은 시간을 소요하지 않았다.

정진화는 “우선 항저우아시안게임을 다가오는 목표로 훈련을 계속하겠다. 전국체전 출전도 준비할 것”이라며 “파리올림픽까지 세계 랭킹 상위권을 유지해 출전 자격을 얻는다면 당연히 다시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근대5종 대표팀은 전날 인천공항으로 귀국한 뒤 이날 해산해 휴식하고 있다. 정진화는 “당분간 휴식하고 조만간 소집돼 훈련을 재개할 것”이라며 “지금 받고 있는 응원을 유지하도록 한국 근대5종 대표팀 선수 모두가 모든 힘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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