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형욱이 맹견 사랑이 집에서 키우라고 한 까닭

김종성 2021. 8. 10.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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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개는 훌륭하다> 훈련 덕에 쇠사슬에서 벗어난 사랑이

[김종성 기자]

 9일 방송된 KBS2 <개는 훌륭하다>의 한 장면.
ⓒ KBS2
 
맹견 로트와일러와 말리누아의 믹스견, 통제불능의 사랑이는 과연 달라질 수 있을까. 쇠사슬에 묶인 채 집 밖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랑이는 통제 시 방패와 막대기가 필수였다. 보호자들도 어찌할 바를 몰라 쩔쩔맸다. 시도 때도 없는 입질에 보호자들의 몸에는 상처만 하나둘 늘어갔다. 과연 사랑이는 보호자들이 붙여준 이름처럼 사랑을 듬뿍 받으며 살아갈 수 있을까. 

지난 9일 방송된 KBS2 <개는 훌륭하다>는 사랑이와의 훈련 그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사랑이는 강형욱 훈련사에게도 예외 없이 저항했다. 스스로 입마개를 빼고 강형욱과 맞섰다. 강형욱은 그런 경우의 수도 예상을 하고 있었는지 침착하게 대응했다. 사랑이는 갑자기 아들 보호자에게 돌진했다. 강형욱은 재빨리 목줄을 당겨 분리했다. 계속된 대치 국면에 사랑이도 제법 지친 듯했다. 

"'하고 싶은 것을 하려면 해야 할 것을 먼저 해야 한다'는 말이 있더라고요." (강형욱 훈련사)

결국 사랑이는 항복을 선언하고 자리에 엎드렸다. 깜짝 놀랐던 보호자들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한 고비는 넘긴 셈이다. 강형욱은 입마개가 떨어지면 쉬었다가 다시 하면 된다며 여유를 두고 성공할 때까지 반복하자고 보호자들을 독려했다. 지금의 사랑이에게는 해야 하는 것을 위한 정당한 압박이 필요했다. 입마개를 하면 밖으로 나가 마음껏 산책할 수 있다는 걸 가르쳐야 했다. 

겁먹은 보호자의 과도한 리액션이 상황 악화
 
 9일 방송된 KBS2 <개는 훌륭하다>의 한 장면.
ⓒ KBS2
 
일단, 강형욱은 작전을 변경했다. 당장 입마개 훈련을 하기보다 다른 훈련으로 충분히 뜸을 들인 후 다시 입마개를 채우기로 했다. 먼저 마당 산책을 통해 긴장을 풀어나갔다. 대신 보호자의 보폭에 맞춰 걷도록 통제했다. 다음 훈련은 놀잇감을 통해 충분히 놀아주기였다. 그동안 보호자들은 마당에 있는 돌을 던져주며 사랑이와 놀아줬는데, 이는 바람직한 놀이가 아니었다. 

강형욱은 위험한 돌 대신 공을 통해 놀아주도록 했다. 놀다가 뺏겨주며 훙미를 유발하자 사랑이는 금세 공놀이에 빠졌다. 하지만 사랑이는 공을 뺏자마자 집착을 보였다. 강형욱은 아들 보호자에게 공을 뺏을 듯이 다가가지 말라고 조언했다. 칭찬과 함께 천천히 다가가는 게 포인트였다. 사랑이가 공을 지키는 이유는 그동안 보호자들이 호들갑을 떨며 빼앗기 바빴기 때문이다. 

아예 사랑이의 목줄을 풀고 충분히 놀아주었다. 이제 사랑이는 보호자들과 어울려 재밌게 놀 수 있게 됐다. 돌발행동도 자연스레 없어졌다. 보호자들도 더 이상 사랑이를 겁내지 않게 됐다. 강형욱은 사랑이가 겁이 많은 편인데, 그동안 묶여 살다보니 더욱 긴장한 채 지낼 수밖에 없었던 거라고 분석했다. 게다가 지레 겁먹은 보호자의 과도한 리액션은 상황을 악화시켰다. 

이제 관건은 입마개였다. 사랑이는 맹견이므로 산책을 나가려면 입마개가 필수였다. 과연 입마개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사랑이는 여전히 입마개를 불편해 했다. 계속해서 입마개를 빼려고 애쓰며 거세게 저항했다. 다행히 훈련의 효과로 아들 보호자는 그런 사랑이를 능숙하게 저지하며 통제했다. 강형욱은 입마개를 착용한 상태에서 야외 산책을 시도해 보자고 제안했다. 

문 밖으로 나선 사랑이는 다시 입마개를 벗으려 시도했다. 아들 보호자는 사랑이를 막다가 전봇대에 손가락을 다쳐 피를 흘렸다. 돌발상황이었다. 이번에는 딸 보호자가 목줄을 건네받고 훈련을 이어갔다. 처음에는 어색해하던 사랑이는 빠른 속도로 달리며 자유를 만끽했다. 배변을 하기도 하며 한층 적응된 모습을 보였다. 치료를 끝낸 아들 보호자가 합류해 훈련을 이어갔다.

개를 집에서 키워야 하는 이유
 
 9일 방송된 KBS2 <개는 훌륭하다>의 한 장면.
ⓒ KBS2
 
이제 마지막 미션이 남아 있었다. 바로 엄마 보호자를 설득하는 일이다. 여전히 엄마 보호자는 '(사랑이처럼 큰) 개는 바깥에서 키워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사랑이를 집 안으로 들여야 한다는 이경규의 말에 질색했다. 이경규는 '개가 왜 집에 살아?'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설득했다. 결국 계속 상주하는 게 아니라 하루에 한 번만 들어오는 것부터 첫걸음을 떼기로 했다. 

여전히 엄마 보호자의 표정은 심란한 듯 보였으나, 사랑이를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개를 마당에서 키우면 공격적 성향이 생기기 쉽고, 묶여서 기르면 좁아진 행동 반경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사랑이의 공격성은 상당 부분 생활 환경의 영향이라고 볼 수 있다. 더 이상 쇠사슬에 묶여있지 않아도 되는 사랑이의 공격적 성향은 앞으로 눈에 띄게 줄어들 것이다. 

훈련도 잘 끝났고, 설득도 성공했다.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듯했지만, 한 가지 고민해 봐야 할 지점이 남았다. 강형욱의 말마따나 반려견을 받아들이기 앞서 어디에서 지내게 할 것인지 등 반려견 양육 방식에 대해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만약 한 사람의 반대라도 있다면 키우지 않는 게 정답이다. 그렇지 않으면 반려견도 힘들고, 보호자들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결국 남매 보호자가 사랑이를 꾸준히 훈련시켜 집 안에서 사고를 치지 않도록 하는 것만이 엄마 보호자를 설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일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사랑이는 다시 마당으로 나가야 할지도 모른다. 부디 남매 보호자가 보호자로서 제대로 된 사랑과 헌신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또, 사랑이가 사랑을 듬뿍 받는 반려견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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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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