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지 보그 표지 모델 된 툰베리 "패스트패션 잘못됐다"
스웨덴 출신의 10대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8)가 유명 패션지 '보그' 스칸디나비아판 표지 모델로 나섰다. 패션 업계 깊숙이 자리 잡은 '패스트패션'을 비판하기 위해서다. 패스트패션은 유행을 좇기 위해 대량 생산과 빠른 소비를 주도하는 상품을 의미한다.
8일(현지시간) 보그 스칸디나비아판은 홈페이지에 툰베리의 화보와 인터뷰가 실린 발행본 1호 표지를 공개했다. 툰베리는 숲속에서 자신의 체격보다 큰 분홍색 트렌치코트를 입고, 말의 머리를 쓰다듬는 모습으로 표지를 장식했다. 잡지에는 베이지색 스웨터와 형형색색의 카디건을 입은 툰베리가 자연을 배경으로 곤충·동물들과 함께 찍은 사진도 담겼다.
보그 측은 “툰베리의 촬영 의상은 천연 재료와 폐기된 옷 등을 재활용해 만든 옷”이라며 “전 세계 환경 운동에 불을 지핀 툰베리가 자연을 콘셉트로 한 잡지 1호 모델로 가장 적합했다”고 밝혔다.
보그에 따르면 툰베리는 촬영장에도 홀로 배낭을 메고, 자전거를 타고 나타났다. 주름진 줄무늬 면 셔츠에 레깅스 차림이었는데, 이미 몇 차례 수선을 한 옷들이었다. 그는 “3년 전 산 중고 의류가 마지막으로 구매한 옷”이라며 “나는 지인에게 물건을 빌려 쓸 뿐”이라고 소개했다.
툰베리는 이번 인터뷰에서 “패스트패션이 의류를 일회용품처럼 취급해 기후 위기를 앞당기고 있다”며 시스템 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누구에게는 패션이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도구일 수 있다”면서도 “패스트패션 의류를 구매하는 것은 환경을 망치는 일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신의 트위터에서도 “패션 업계는 ‘입고 버린다’는 인식을 만들어 전 세계 노동자를 착취하고, 기후와 생태계를 비상사태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패션 업계는 '지속가능', '윤리적인', '친환경적인'이라는 말로 마치 환경에 책임을 지는 것처럼 포장하고 있고, 소비자는 이런 허무맹랑한 캠페인에 돈을 쓰고 있다”며 “패션 업계의 캠페인은 '그린 워싱'(green washing)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린 워싱은 기업이 이윤을 위해 겉으로만 친환경을 내세우는 행태를 말한다.
유엔에 따르면 매년 발생하는 폐수와 이산화탄소 가운데 패션 업계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0%, 8%에 달한다. 이산화탄소의 경우 항공 산업 배출량의 약 2배 규모다. 유엔이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산업 2위로 패션 업계를 지목한 이유다. CNN도 2018년 기준 의류 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23억1000만t으로 전 세계 총량 중 약 4%에 달한다고 전했다.
툰베리는 15살 때부터 매주 금요일 학교에 가는 대신 스웨덴 의회 앞에서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 1인 시위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행동해야 한다며 전 세계 지도자들에게 즉각적인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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