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한다고 후원 끊겼다..펠릭스 '메달 11개' 기적 그뒤엔

한영혜 2021. 8. 10.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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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슨 펠릭스와 그의 딸 캠린. 사진 인스타그램

엄마 스프린터 앨리슨 펠릭스(36)가 자신의 마지막 무대인 도쿄올림픽에서 2개의 메달을 추가하며 최고의 미국 육상선수로 우뚝 올라섰다.

펠릭스는 지난 7일 육상 여자 1600m 계주에 미국팀의 두 번째 주자로 출전해 금메달(3분16초85)을 획득했다. 펠릭스는 49초38의 기록으로 금메달 획득에 큰 힘을 보탰다.

펠릭스는 하루 전인 6일엔 4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어 올림픽 통산 11개의 메달(금 7, 은 3, 동 1개)을 거머쥐었다. 이는 미국의 전설적 남자 육상 선수인 칼 루이스(금 9, 은 1개)를 넘어서는 수확이다. 이로써 펠릭스는 미국 역대 최다 육상 메달리스트이자 최고의 미국 육상선수로 기록됐다.

앨리슨 펠릭스가 지난 6일 4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AP=연합뉴스


은퇴 경기를 마친 펠릭스는 “후회는 없고 마음이 편하다”며 “육상을 위해 모든 걸 바쳤고, 이제 올림픽 무대에서 제가 해야 할 일은 남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첫 올림픽은 모든 게 새로웠고, 이번 올림픽은 또 다른 느낌이다. 멋진 팀원들과 함께할 수 있어 정말 즐거웠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영광이 있기까지 그의 삶은 순탄치 않았다. 펠릭스는 지난 2018년 11월 딸 캠린을 제왕절개로 낳은 뒤에 후원금 삭감 논란을 겪었다. 펠릭스는 임신중독증으로 37주 만에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캠린을 낳았다. 그는 출산을 이유로 그 전에 지급했던 것보다 후원액을 70% 삭감당했다. 충분히 육아할 권리를 요청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일부에선 “펠릭스의 모성애가 경기력에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금메달을 목에 건 그는 “때론 싸워서 이겨야하는 상황을 ‘운이 나쁘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걸림돌이 있었고 싸워 이겨야 했다. 딸은 내가 스스로 밀어붙이는 이유 중 하나다. 딸은 내가 앞으로 나설 수 있게 용기를 줬다”고 말했다.

펠릭스는 또 은퇴 후 여성 인권을 위한 다양한 활동에 나설 계획도 밝혔다. 그는 “나는 놀라운 잠재력을 가진 여성들에게 자신감을 갖고 행동하면 된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스포츠 밖에서 여성들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앨리슨 펠릭스가 지난 7일 육상 여자 1600m 계주에 미국팀의 두 번째 주자로 출전해 트랙을 달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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