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 편든 여성단체 대표'..미 시민사회 덮친 쿠오모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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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에 대한 성폭행 수사 보고서 후폭풍이 미국 시민사회를 덮치고 있다.
여성이나 소수자 인권을 대변해왔던 유명 인사들이 오히려 가해자인 쿠오모 지사 편에 서서 성폭행 피해자를 흠집 내기 위한 모략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대표 역시 쿠오모 지사의 고문을 역임하며 피해자 공격 회의에 가담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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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에 대한 성폭행 수사 보고서 후폭풍이 미국 시민사회를 덮치고 있다. 여성이나 소수자 인권을 대변해왔던 유명 인사들이 오히려 가해자인 쿠오모 지사 편에 서서 성폭행 피해자를 흠집 내기 위한 모략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여성 인권단체 ‘타임스업’ 이사회 의장인 로버타 캐플런 변호사는 9일(현지시간) 이사회에 자신의 사임 의사를 밝힌 편지를 보냈다.
그녀는 편지에서 “불행하게도 최근의 사건은 우리의 명백한 동맹자도 학대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 우리는 날카로운 배신의 고통을 느꼈다”고 썼다.
그의 사의는 동지였던 쿠오모 지사의 성폭력 사건에 대한 동반 책임 때문처럼 읽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뉴욕주 검찰이 공개한 조사보고서에 자신을 언급한 대목 때문이다.
쿠오모 주지사의 최측근이자 수석 보좌관인 멜리사 드로사는 피해자인 린지 보이런(37) 전 뉴욕주 경제개발 특별고문의 폭로 이후 그녀의 평판을 떨어뜨리기 위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보이런의 주장은 신빙성이 없고, 폭로의 동기가 있다는 취지였다.
캐플란 변호사는 드로사 보좌관이 작성한 초안을 검토한 뒤 일부 문구를 수정하고 “발표해도 좋다”는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쿠오모 주지사 측은 당시 보일런의 주장에 대해 “아주 단순한 거짓”이라고 부인했었다.
검찰 조사보고서는 “(쿠오모 측이) 보이란 주장의 정당성을 부인하고, 그녀의 신빙성을 부정하며, 그녀의 주장을 정치적 동기로 공격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시민사회는 발칵 뒤집혔다. 캐플란 변호사가 성폭력 피해 여성을 위해 활동해왔던 인권 운동가였기 때문이다.
그녀는 ‘미투’가 활발하던 2018년 ‘타임스업 법률대응 기금’을 만들어 성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법률 서비스를 제공했다. ‘시대가 끝났다’(time’s up)는 의미의 타입스업은 ‘여성에 대한 성폭력과 남성 중심의 시대 종언’을 지지하며, 미투 운동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런 활동가가 성폭력 가해자 편에 서서 피해자를 공격하는 성명 배포에 가담한 것이다. 캐플런 변호사의 법률 사무소는 쿠오모 지사에 대한 검찰 조사 기간 드로사 보좌관의 법률 대리를 맡기도 했다.
성폭력 피해자 모임은 이날 타임스업 측에 공개서한을 보내 이번 사건에 관한 제3자의 독립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압박했다. 또 타임스업 측이 성폭력 또는 성희롱 의혹을 받는 개인이나 단체와 관계를 끊고, 이들에게서 받은 기부금도 돌려주라고 촉구했다.
컬럼비아대 로스쿨 부교수인 캐플런 변호사는 2019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부터 과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해 명예훼손 소송을 당한 칼럼니스트 진 캐럴 변호도 맡았다.
미국 최대 성수수자 정치 로비 단체인 ‘인권 캠페인’ 알폰소 데이비드 대표 역시 논란에 휩싸였다. 데이비드 대표 역시 쿠오모 지사의 고문을 역임하며 피해자 공격 회의에 가담했기 때문이다.
인권캠페인 측은 성명을 통해 “데이비드 대표의 행동이 ‘모두를 위한 평등과 정의’라는 단체 사명에 부합하는지 조사하기 위해 법률 회사를 고용했다”고 밝혔다. 직원들이 대표를 조사하기로 한 것이다.
쿠오모 지사 탄핵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그의 탄핵을 추진 중인 뉴욕주 하원은 이달 중 탄핵조사 결과를 공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성희롱 의혹뿐만 아니라 요양원 등에 대한 코로나19 부실 대응 과정까지 포함한다.
찰스 러빈 하원 법사위원장은 “이르면 이달 후반부 조사가 끝나거나 종료가 임박할 때 관련 증거들을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탄핵안은 하원 과반 찬성으로 가결된다. AP 통신이 지난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하원의원 150명 중 86명이 주지사가 사임하지 않으면 탄핵 절차에 동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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