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철수의 비극.. 탈레반, 4개월 만에 아프간 절반 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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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쟁을 치르며 지켜왔던 곳 절반이 119일 만에 사라졌다."
그로부터 4개월도 채 되지 않은 8일(현지시간)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 400여 구역 중 절반 이상을 점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탈레반은 이날 하루에만 상업 중심지인 쿤두즈와 사르이풀, 탈리칸 등 북부 도시 3곳을 점령했다.
탈레반은 지난 5월 시골 지역을 휩쓸었고, 6월 말부터는 주요 도시 공격을 시작했는데 불과 한 달여 만에 북부 주요 도시를 점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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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최대 70명 부상.. 사태 악화
백악관 "이달 말 철군 완료 불변"
“20년 전쟁을 치르며 지켜왔던 곳 절반이 119일 만에 사라졌다.”
지금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표현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4월 13일 9·11 테러 20주년을 맞은 올해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완전 철수 계획을 발표했다. 그로부터 4개월도 채 되지 않은 8일(현지시간)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 400여 구역 중 절반 이상을 점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더 암울한 분석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롱 워 저널(Long War Journal)에 따르면 탈레반은 현재 아프가니스탄 지역의 80% 이상을 통제했거나 함락을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탈레반은 이날 하루에만 상업 중심지인 쿤두즈와 사르이풀, 탈리칸 등 북부 도시 3곳을 점령했다. 지방 도시에 대한 공격은 지난해 미국과 탈레반이 맺은 협정 위반이기도 하다.
시선은 다시 바이든 대통령에게로 쏠린다. 예상대로 “바이든의 가혹한 철수는 빠르게 재앙이 되고 있다”(WSJ) “미국의 총체적 실패”(MSNBC) 등의 쓴소리가 터져 나온다. 하지만 백악관은 “이달 완료하기로 한 군 철수 계획은 변경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과거 사라예보를 연상시키는 종류의 전쟁이다. 도시 지역을 공격하는 건 고의로 막대한 민간인 피해를 주는 것이다.”
데버러 라이언스 유엔 아프가니스탄 사무총장 특별대표가 최근 유엔 안보리 특별회의에서 언급한 말이다. 그의 말처럼 탈레반의 진격은 잔혹하다.
탈레반의 전장이 도심 깊숙한 곳까지 확장되면서 민간인 사상자가 급증하고 있다. 쿤두즈 시설 책임자인 모하마드 나임 만갈은 “하루 최대 70명의 민간인이 지역 병원으로 이송된다. 주말 사이 병원에 거의 100명의 부상자가 왔다”고 말했다.
탈레반의 이 같은 행보는 바이든 대통령에겐 부담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월 미군 철군 후 탈레반의 장악을 우려하는 질문에 “아프간군의 능력을 믿는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탈레반의 진격은 아프간 정부군의 자치 능력에 대한 의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탈레반은 지난 5월 시골 지역을 휩쓸었고, 6월 말부터는 주요 도시 공격을 시작했는데 불과 한 달여 만에 북부 주요 도시를 점령했다. 쿤두즈 지방의회 의원인 암르 알딘 왈리는 “정부군은 (도시 탈환에) 의욕이 없어 보였다”고 말했다.
탈레반은 현재 수도 카불에서 주요 정부 관계자와 시민사회 인사에 대한 암살 시도도 지속하고 있다. NYT는 “카불에 대한 심리적 포위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전문가들은 탈레반 공세가 도시 점령으로 전환한 것은 피비린내 나는 새로운 장의 시작이라고 평가한다”고 우려했다.
WSJ도 “8월 말 철군으로 미국의 비상 항공 지원마저 종료되면 더 많은 도시가 무너지고 유혈 사태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군사적 조언을 무시하고 재난을 예방할 계획도 없이 무모하게 철수한 후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외교가 아프간의 유일한 해결책”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군 철수 과정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탈레반 포위 공격에 대한 미국의 묵묵부답은 아프간에서 미국 전쟁이 끝났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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