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호준의 골프 인사이드] 올림픽 골프에서 감독이 필요할까
금 2 미국 등 대부분 감독 없어
한국 골프를 대표하는 최경주(51)와 박세리(44)가 2016년 리우올림픽에 이어 도쿄올림픽에서도 감독을 맡았다. 마음씨 좋은 최경주는 더위 속에서도 헌신적으로 선수들을 돌봤다. 연습그린에서 박세리가 우산을 들고 선수들을 위해 그늘을 만들어준 모습도 보기 좋았다.
그러나 올림픽 골프 개인전에 감독이 필요한지는 의문이다. 마스터스에 한국 선수 여러 명이 나가는데 그들을 통솔할 감독이 필요할까. 그렇지 않다. 골프는 철저한 개인전이기 때문이다. 올림픽 골프에서 선수들이 태극마크를 달기는 했지만, 개인전이라는 본질은 일반 대회와 다르지 않다. 개인전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한국 선수들끼리도 경쟁한다.
과거 골프 국가대표팀 등에서 감독이 선수들에게 기술 지시를 했는데 반발이 있었다. 선수들은 대부분 개인 코치가 있고, 스윙 방식이 다르기에 감독이 특정한 주문을 하면 문제가 생긴다.
라이더컵처럼 팀 경기를 한다면 감독 역할을 할 캡틴이 필요하다. 필승 조를 어디에 배치하고 누구와 누구를 함께 뛰게 할 건지 등 전략적으로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한다. 그러나 개인전에서 그런 작전은 필요 없다. 선수들은 경기위원회에서 짜 준 시간표대로 나가서 공을 칠 뿐이다.
그래서 올림픽 골프에 감독의 자리는 공식적으로 없다. 올림픽 골프에 AD카드(출입증)를 받는 사람은 선수와 캐디, 개인 코치, 그리고 조직위와 소통하며 선수들을 도와줄 사람 한 명뿐이다. 우리는 “올림픽이니까 감독이 있어야 한다”는 관성으로 감독직을 만든 것 같다. 최경주와 박세리는 일부 선수의 개인 코치 자격으로 AD카드를 받아 감독 역할을 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처럼 감독을 둔 나라는 호주와 일본뿐이었다고 한다. 세 나라의 성적이 그리 좋지 않았다. 남녀 4명씩 총 8명을 출전시키고 금메달 2개를 다 가져간 미국을 비롯해 다른 출전국들은 골프 감독이 없었다.
최경주와 박세리는 개별적으로 활동하던 스타 선수들을 묶어 연대감을 만들어 줄 아우라가 있다. 그러나 반대로 선수들이 레전드 감독 때문에 부담을 가질 수 있다. 선수들로선 평소 투어에서 하던 대로 캐디와 개인 코치와 함께 있는 것이 가장 편하다.
골프의 특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최경주와 박세리가 선수들에게 스윙 기술이나 코스 전략 등을 가르치려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감독으로서 역할이 그리 많지 않다는 뜻이다.
올림픽 골프에 감독이 필요하다면 최적의 인물은 최경주와 박세리다. 그러나 지금처럼 개인전만 할 경우 감독이라는 자리는 굳이 필요 없을 것 같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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