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 카드 빅3-리오프닝 수혜주..M&A로 영토 확장 활발

김기진 2021. 8. 8. 22: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나스닥에서 살아남기] 32

글로벌 3대 신용카드사 비자, 마스터카드,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주가가 우상향한다. 주요 국가에서 경제 활동이 재개되고 소비가 회복되며 나타난 결과로 분석된다. 국가 간 이동 제한이 점차 완화되고 글로벌 소비 시장에서 현금보다 카드와 전자결제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어 전망도 나쁘지 않다. 델타 바이러스가 변수지만 주요국이 백신 보급에 속도를 내는 만큼 지난해처럼 전 세계가 강도 높은 봉쇄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는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주요 국가에서 경제 활동이 재개되고 소비가 회복되며 카드주 주가가 상승 기류를 탄다. 사진은 비자 모바일 카드를 이용해 결제하는 모습. <비자 제공>
▶MZ세대·소상공인 공략 아멕스

▷비자·마스터카드 암호화폐 시장 눈독

최근 주가 흐름이 가장 돋보이는 종목은 아메리칸익스프레스. 8월 4일 168.06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6개월 상승률 33.09%, 1년 상승률 76.18%를 기록했다. 실적 개선이 주가 상승을 이끈 결정적인 요소로 분석된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해 1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매출은 매 분기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 2분기에는 매출 102억4300만달러를 내며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 33%를 기록했다. 팬데믹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마찬가지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던 순이익은 올해 1분기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스티븐 스쿼리 아메리칸익스프레스 CEO(최고경영자)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6월 카드 고객 소비금액이 팬데믹 이전 수준을 뛰어넘었다.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 고객, 소상공인 고객사가 소비 증가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는 신규 서비스를 내놓고 카드 혜택을 강화하는 등 기존 고객 이탈을 막고 추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6월에는 지난해 인수한 핀테크 기업 캐비지를 통해 소기업 전용 체크카드·계좌 상품 ‘캐비지 체킹’을 선보였다. 7월에는 대표 상품 플래티넘 카드를 쓰는 미국 고객에게 제휴 호텔에서 쓸 수 있는 200달러를 지급하고 이용 가능한 공항 라운지를 늘리는 등 새로운 혜택을 내놨다.

비자 역시 실적이 뚜렷한 회복세를 자랑한다. 2020 회계연도(2019년 10월~2020년 9월) 순매출은 218억4600만달러, 영업이익은 140억8100만달러에 그쳤다. 각각 직전 회계연도 대비 4.9%, 6.1% 감소했다. 2021 회계연도 상반기에도 팬데믹 여파가 이어지며 순매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하지만 2021 회계연도 3분기(2021년 4~6월)에는 순매출은 26.7%, 영업이익은 35.5% 늘어나며 다시금 성장 궤도에 진입했다.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인수합병(M&A)에 공을 들인다는 것도 눈길을 끈다. 6월 18억유로를 들여 스웨덴 스톡홀름에 본사를 둔 팅크를 인수한 데 이어 7월에는 영국 런던 커런시클라우드와 M&A 계약을 맺었다. 팅크는 오픈뱅킹 플랫폼이다. 유럽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페이팔벤처스, 인사이트파트너스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커런시클라우드는 해외 송금, 환전 등 국제 거래 프로그램을 만들 때 필요한 API(응용 프로그램끼리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돕는 매개체)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500여개 기업이 커런시클라우드 API를 이용한다.

앞서 지난해에는 라틴 아메리카에서 활약하는 결제·송금 API 기업 옐로페퍼, 2019년에는 소매점 계산대(POS)용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독일 기업 페이웍스, 결제 보안 프로그램 제공사 베리파이를 인수하며 서비스 영역, 지역 확장에 힘써왔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비자는 베리파이, 페이웍스, 옐로페퍼, 팅크 등을 인수하며 결제 네트워크 생태계를 강화하고 있다. 기업가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근 급성장한 암호화폐 시장에도 관심을 보인다. 3월 비자는 달러와 가치가 연동되는 USD 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허용하는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암호화폐 거래·결제 플랫폼 크립토닷컴을 파트너사로 선정했으며 앞으로 파트너사를 늘릴 예정이다. 실적이 반등하고 새 성장동력을 찾으려는 시도를 꾸준히 이어가자 주가 흐름 역시 긍정적이다. 8월 4일 종가는 236.67달러, 이날 기준 6개월 주가 상승률은 13.36%, 1년 상승률은 20.69%다.

마스터카드 또한 실적 개선과 더불어 M&A, 제휴 등을 통해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는 것이 투자 포인트다. 상반기 순매출은 86억8300만달러, 영업이익은 45억38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2%, 15.8% 증가했다. 4월 신원 확인 기술을 보유한 에카타를 8억5000만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6월 M&A 절차를 마쳤다. 에카타는 승차 공유 업체 리프트, 항공사 아메리칸에어라인, 의류 브랜드 파타고니아 등을 고객사로 뒀다.

암호화폐 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다.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나이와 손잡고 포인트를 암호화폐로 적립해주는 신용카드를 내놓을 계획이다. 제미나이는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CEO와 분쟁으로 이름을 알린 타일러 윙클보스와 캐머론 윙클보스(윙클보스 형제)가 세운 업체다.

최근 주가 상승률은 아메리칸익스프레스와 비자에 비해 낮다. 8월 4일 기준 6개월 상승률은 8.64%, 1년 상승률은 12.2%다. 국제 결제 비중이 높아 나타난 결과로 분석된다. 하지만 상승 여력이 크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가 제시한 마스터카드 목표주가 중간값은 447.5달러, 8월 4일 종가는 368.01달러다.

국내 카드주 주가는

삼성카드, 실적은 좋은데 주가 전망은 ‘글쎄

미국 대표 카드주 3사 주가가 순항하는 가운데 국내 카드사 중 유일한 상장 기업인 삼성카드 역시 주가가 긍정적인 흐름을 보인다. 8월 4일 3만4850원에 거래를 마치며 6개월 상승률 9.9%, 1년 상승률 23.1%를 기록했다. 경기 부양책, 공격적인 마케팅 등에 힘입어 상반기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낸 것이 주가 상승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삼성카드 순이익은 13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4% 늘었다. 컨센서스(증권가 예상치 평균) 1140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2분기에는 순이익 143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0% 늘어난 금액이며 역시나 증권가 예상치 1310억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미국 대표 카드 기업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는 것과 달리 삼성카드 관련 전망은 엇갈린다. 긍정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측은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유지하고 있고 경쟁력을 갖춘 대형사라 규제, 변수에도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는 논리를 펼친다.

부정적인 견해를 제시하는 측은 법정 최고 금리 인하가 우려된다는 의견이다. 7월 7일 법정 최고 금리가 24%에서 20%로 낮아진 만큼 현금 서비스와 카드론 수익 증가세가 한풀 꺾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하반기 카드 가맹점 수수료 재산정을 앞두고 있다는 것도 변수다. 카드사는 3년 주기로 카드 수수료율을 재산정하는데 수수료율은 최근 수년 동안 계속 하락세를 이어왔다. 2007년에는 일반가맹점 수수료율이 최고 4.5%였으나 지금은 2.3%까지만 부과할 수 있다. 전체 카드 가맹점 중 96%에 달하는 우대가맹점(연매출 30억원 이하 업체)은 수수료가 0.8~1.6%다.

김인 BN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신용카드 사용이 늘고 시장점유율을 키우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실적 대비 주가도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다. 하지만 법정 최고 금리 인하,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가능성 등이 변수다. 다른 금융주에 비해 투자 매력이 크지 않다”며 투자 의견으로 유지(Hold), 목표주가로 3만6000원을 제시했다.

김기진 기자 kj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21호 (2021.08.11~2021.08.17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