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스토리] 원룸값도 들썩..반지하로 몰려나는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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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1000만원짜리 원룸 빌라에 전세로 살고 있는 A씨(33)가 요즘 자주 쓰는 검색어다.
부동산정보 플랫폼 다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등록된 6월 서울의 연립·다세대, 단독·다가구주택 전세 거래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용면적 30㎡ 이하 원룸의 평균 보증금은 1억6883만원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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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하 인테리어, #반지하 후기.
1억1000만원짜리 원룸 빌라에 전세로 살고 있는 A씨(33)가 요즘 자주 쓰는 검색어다. 전세계약 만료를 앞두고 집주인은 얼마전 부동산중개인을 통해 보증금 1500만원 인상을 요구했다. 자금 마련이 여의치 않은 A씨는 인근의 시세를 살폈다. 3년여전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보다 대부분 값이 10% 넘게 올라 있었다. A씨는 "7평(23㎡)짜리 원룸에 1억2500만원을 묻어두느니 차라리 다른 재테크를 하는게 낫겠다 싶은 생각도 든다"고 했다. 그는 지금 보증금 500만원·월세 35만원짜리 반지하 매물을 눈여겨 보고 있다. 비만 오면 집안으로 물이 들어차고, 옷감에는 빨아도 빨아도 가시지 않는 눅눅한 곰팡이 냄새가 베어드는 곳. 영화 ‘기생충’에서도 적나라하게 나타난 반지하의 풍경 한가운데에 청년들이 있다.
아파트 전셋값 폭등에 이어 원룸 등 연립·다가구주택 전세가격까지 덩달아 치솟으면서 자금여력이 부족한 청년들이 지하·반지하·옥탑방 등 비적정 주거지로 밀려나고 있다. 과세 강화로 임대인들의 월세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며 전세 물건이 희귀해진 점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에 원룸값은 무서운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1년새 보증금이 무려 절반가량 치솟은 곳도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정보 플랫폼 다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등록된 6월 서울의 연립·다세대, 단독·다가구주택 전세 거래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용면적 30㎡ 이하 원룸의 평균 보증금은 1억6883만원으로 조사됐다. 특히 강북구는 평균 보증금 9821만으로 1년 사이 45.9%가 올랐다. 금천구(26.7%·1억7275만원), 성북구(25.6%·1억5257만원) 등도 20%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원룸값 급등이 비적정 주거지에 대한 수요를 만들면서 수년간 고정됐던 반지하, 옥탑방 등의 가격마저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강서구 H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사실상 7층 위치에 해당해서 보증금이 몇년째 안 올랐던 옥탑방도 최근 1000만원을 더 올리고도 계약이 됐다"고 말했다.
비적정 주거의 주요 수요층는 청년들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청년가구의 주거빈곤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연구(2019)’에 따르면, 만 19~34세 가구주 중 8.9%는 최저주거기준 미달 상태다. 주거면적과 가구 사용 방 수, 입식 부엌·수세식 화장실·목욕시설 등 최저주거기준 중 하나라도 충족하지 못한 곳에서 사는 경우다. 이들은 폭염과 혹한, 습기·곰팡이, 화재·범죄 위험 등과 사실상 동거 중인 상태다.
‘벼락거지(부동산 등 자산가격 급등으로 상대적으로 빈곤해진 계층)’라 자조하며 열악한 주거 환경으로 밀려난 청년들은 정부의 잇단 부동산 정책 헛발질에 지친 나머지 자력구제에 나섰다. 인테리어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반지하 셀프 인테리어, ’반지하 원룸 인테리어‘ 관련 문의·조언 게시글이 부쩍 늘었다. "채광이 적은 반지하의 구조적 환경에 대응하려면 환한 조명을 쓰면 된다고 하네요. 커튼은 환기가 안돼서 별로고 각도조절이 가능해서 사생활 보호에 환기도 되는 블라인드가 좋다고 합니다." A씨의 말이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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