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청약도 무소용..수도권 집값 천정부지
노원, 도봉 등 서울 중저가 지역 오름세
사전청약에도 집값 안정 효과 미미
서울 젊은층 당첨 쉽지 않아..패닉바잉 우려
사전청약이 시작됐지만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값은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수도권은 최근 두달 사이 역대 최고 상승률을 4번이나 갈아치울 정도로 시장 과열이 심해지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사전청약이 본격화되면 매수세가 다소 약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으나, 아직까진 집값 안정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사전청약 경쟁률이 공개된 이후 서울 거주 젊은층들을 중심으로 "당첨이 쉽지 않다"는 인식까지 퍼지고 있어 ‘패닉바잉’이 되살아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수도권 집값 신기록 행진…중저가 매수세↑
6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번 주 수도권 아파트값은 0.37% 올랐다. 부동산원이 주간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수도권은 서울과 인천, 경기도 모두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면서 최근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는 상황이다. 지난 6월 둘째주(0.34%)와 같은달 셋째주(0.35%), 7월 셋째주(0.36%)에 이어 이번주(0.37%)까지 최근 두달 사이 역대 최고 상승률만 4번이나 경신했다.
서울 역시 이번주 0.20% 올라 2019년 12월 셋째 주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특히 노원구(0.37%), 도봉구(0.26%), 관악구(0.24%), 강서구(0.22%) 등 상대적으로 중저가 주택이 많은 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이들 지역은 올 초부터 이어진 매수세로 이미 집값이 많이 올랐음에도 내 집 마련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신고가를 계속 경신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은 상대적으로 중저가인 지역과 정비사업 기대감이 있는 재건축 단지 중심으로 상승세가 지속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사전청약 당첨 힘들어"…서울 30대 박탈감
중저가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지역을 중심으로 추격매수가 이어지는 데에는 사전청약에 대한 실망도 일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서울과 경기도 주요 지역의 매매·전세가가 계속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입주시기가 불확실한 사전청약을 기다리느니 지금이라도 중저가 아파트를 매입하자는 심리가 여전히 크다는 설명이다.
지난 3일 1차 사전청약 특별공급과 신혼희망타운 당해지역 청약 접수 경쟁률이 공개된 이후 서울에 거주하는 신혼부부와 예비신혼부부 등 젊은층을 중심으로 패닉바잉이 되살아날 조짐도 감지된다. 3955가구 모집에 약 4만명이 신청할 정도로 경쟁률이 높았던 것도 문제지만, 상당수 물량이 당해지역 거주자들에게 우선 공급돼 가점이 낮은 서울 거주 젊은층의 당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혼희망타운의 경우 5개 지구 중 입지가 좋은 편에 속하는 성남 복정1과 의왕 청계2의 물량 747가구가 당해지역 접수에서 마감됐다. 서울 거주자들은 기회조차 갖지 못하게 된 셈이다. 서울 서대문구에 전세로 거주하는 30대 신혼부부 A씨는 "사전청약을 신청하긴 했지만 경쟁률을 보니 당첨될 것 같지 않다"며 "지금 살고 있는 전셋집 계약이 끝나면 ‘영끌’ 매수하는 것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사전청약도 무소용…패닉바잉 다시 늘까
사전청약 물량이 중소형 평형대 위주로만 구성된 것에 대한 불만도 많다. 1차 사전청약 물량 4333가구 중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는 73가구에 불과하다. 그나마 신혼희망타운은 84㎡가 하나도 없고 대부분 46㎡, 55㎡다. 아이가 학교에 입학할 정도로 크거나 둘 이상일 경우 좁게 느껴질 수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정부가 소형 아파트를 싸게 만들어 공급을 늘리려다보니 84㎡는 많이 나올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30~40대의 주택 매수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사전청약의 높은 경쟁률로 청약에 실패한 수요자들이 누적되면 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 한국부동산원의 월별 아파트 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30대 이하 거래 비중은 40.7%에 달했다. 서대문구 홍은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매매를 알아보는 30대 신혼부부의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전셋값이 계속 오르다보니 매맷값도 떨어질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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