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화원 유족 만난 오세정 총장 "타인 존중문화 부족했다"

신용일 2021. 8. 6. 04: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서울대 청소노동자가 사망한 지 40일 만에 오세정 서울대 총장이 유족을 만나 사과의 뜻을 전했다.

오 총장은 5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행정관에서 지난 6월 사망한 청소노동자 유족 측과 간담회를 열고 "이번 사안으로 피해를 입은 노동자에게 진심 어린 위로와 사과를 드린다"며 "대학에서는 안전하게 일을 할 수 있도록 신경을 쓰고, 본질적으로 근로환경 개선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간담회 열고 재발 방지 대책 약속
"조직문화 개선까지 살필 것" 사과
유족, 학교측 조치 미흡에 아쉬움
오세정(오른쪽) 서울대 총장이 5일 서울대에서 열린 청소노동자 사망 유족 및 노동자들과의 간담회를 마친 뒤 유족과 인사하고 있다. 이한결 기자


서울대 청소노동자가 사망한 지 40일 만에 오세정 서울대 총장이 유족을 만나 사과의 뜻을 전했다. 오 총장은 “학내에 타인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부족했던 탓”이라며 재발 방지를 다짐했다.

오 총장은 5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행정관에서 지난 6월 사망한 청소노동자 유족 측과 간담회를 열고 “이번 사안으로 피해를 입은 노동자에게 진심 어린 위로와 사과를 드린다”며 “대학에서는 안전하게 일을 할 수 있도록 신경을 쓰고, 본질적으로 근로환경 개선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지난 6월 27일 서울대 기숙사에서 근무하던 청소노동자 이모(59)씨는 기숙사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30일 서울대 청소노동자들이 필기시험과 회의용 복장 등을 강요 당한 것은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를 개선하고 재발 방지책 마련을 지도했다.

오 총장은 “제도적인 문제도 있지만 청소노동자를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고용부 조사 결과는 (이번 사건이) 근로기준법에 어긋난다는 것인데, 서울대는 법적인 부분뿐 아니라 근로자 인권과 (노동)문화까지도 살피겠다”고 말했다. 조직문화 개선까지 이뤄내도록 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앞서 이씨의 남편은 사건 직후 서울대 측의 미흡한 조치에 아쉬움을 드러냈었다. 학교 관계자 일부가 ‘피해자 코스프레’ 등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을 두고 “학교 판단이 조금이라도 더 빨랐다면 가족이 (학교 측에) 무언가를 얻어내려는 ‘불쌍한 사람’으로 비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사망 이후 학교 측의 즉각적인 대응이 없자 유족에 대한 2차 가해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조의금을 돌려 달라고 한 동료도 있었다고 했다.

오 총장과 만난 이씨의 남편은 용기 내 증언한 아내의 동료 청소노동자들에 대한 보호 조치도 당부했다. 그는 “정년까지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동료들이 불이익 받지 않도록 하고, ‘학교에 꼭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인식해 달라”고 강조했다.

서울대는 고용부 조사 결과 발표 이후 지난 2일 총장 직속 TF(태스크포스)를 출범시켜 고용부의 행정지도 사항을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 청취한 청소노동자의 애로사항과 현장의 목소리도 개선사항 마련에 참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간담회 개최 직전 서울대 학생 모임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과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조 서울대시설분회는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학내 청소노동자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연서명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달 10일부터 26일간 진행된 연서명에는 개인 8305명과 312곳의 단체가 참여했다. 학교의 책임 인정과 사과, 산업재해 노사 공동조사단 구성, 책임자 징계 등의 내용이 담긴 연서명 결과는 간담회에서 오 총장에게 전달됐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