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 올랐는데 "이유는 몰라"..美로빈후드, '제2 게임스톱' 되나
미국의 온라인 주식거래 플랫폼 로빈후드가 뉴욕증시에서 폭등하고 있다. 이틀 사이 90% 가까이 올랐다. 뚜렷한 급등 이유도 없어 올해 초 뉴욕증시를 달궜던 ‘게임스톱’ 사태가 재연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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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한 증시데뷔 일주일 만에 반전
미국 CNBC방송 등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에서 로빈후드 주가는 50% 급등한 70.3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로빈후드 주가는 장중 한때 85달러까지 올라갔다. 이상 급등에 거래가 여러 차례 정지되기까지 했다. 전날 25%가량 오른 것까지 감안하면 로빈후드 주가는 이틀 동안 86% 올랐다. 지난달 29일 상장 당시에는 공모가(38달러)를 밑돌며 부진했는데 일주일 만에 급반전이 일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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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나무 언니' 집중매수, 시장 자극
우드 CEO가 지난주부터 사들인 로빈후드 주식은 300만주가 넘는다. 우드가 운용하는 최소 2개의 다른 ETF도 로빈후드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CNBC는 “스타 투자자의 적극적인 관심은 로빈후드와 같은 성장주에 특히 큰 영향을 미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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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 로빈후드株에 몰려
개미들도 적극적으로 매집에 나섰다. 진앙은 올해 초 게임스톱 열풍이 나온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이다. WSJ은 “올 초 게임스톱 사태를 촉발했던 레딧의 주식정보 공유방 ‘월스트리트베츠(Wall Street Bets)’를 비롯한 각종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이날 하루 동안 로빈후드의 종목코드인 ‘HOOD’의 언급량이 급증했다”고 전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팩트세트에 따르면 4일 로빈후드 주식 거래량은 1억7200만주가 넘었다. 덕분에 로빈후드 주식은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 나스닥거래소에서 거래되는 2달러 이상 주식 가운데 거래가 두번째로 거래량이 많은 종목이 됐다. 개미투자자들의 투자 흐름을 가장 잘 보여주는 피델리티인베스트먼츠의 소액거래 플랫폼에서도 로빈후드는 반도체 업체 AMD, 영화관 체인 AMC를 큰 격차로 누르고 거래량 1위 종목에 올랐다. 영국 BBC는 “로빈후드가 ‘금융 민주화’라는 원칙을 내세우며 이례적으로 회사 주식의 약 3분의 1을 개인 투자자 손에 맡긴 것도 주가 상승의 이유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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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오르는지 몰라…게임스톱 같다”
시장에선 로빈후드를 ‘제2의 게임스톱’이라 평가하고 있다. 뚜렷한 이유 없이 개미들의 결집으로 주가가 오르는 양상이 당시와 유사하다는 얘기다. 블룸버그는 “올 초 월가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였던 게임스톱 주가 급등 사태를 다시 보는 것 같다”고 논평했다. 당시 개미들의 ‘게임스톱 반란’을 기술적으로 뒷받침한 게 로빈후드였다.
미 스탠퍼드대 출신의 블라디미르 테네프와 바이주 바트가 2013년 창업한 로빈후드는 거래 수수료와 등록 예치금 ‘제로’를 내세우며 젊은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로이터 통신은 “로빈후드 사례는 올 초 게임스톱과 AMC 등 ‘밈 주식(Meme Stock·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주식 종목)’의 주가 급등 때와 유사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크리스 그리산티 MAI 캐피털매니지먼트 수석자산전략가는 “게임스톱이 이유 없이 폭등했던 것처럼 (로빈후드도) 왜 주가가 오르는 건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애틀란틱에쿼티의 존 히거티는 CNBC에 "이 정도 규모의 주식이 이렇게 빠르게 거래되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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