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병' 걸린 中, 아이돌 육성 예능도 "인기 지상주의 안돼"

팬 투표 우유 27만개 버려져 논란
당국 "과도한 팬덤 단호히 배척"
게임엔 '전자 마약' 규정해 비판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을 모방해 만든 중국 프로그램 ‘청춘유니’. 웨이보 캡처

중국 당국이 ‘인기 지상주의’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아이돌 육성 예능 프로그램을 통제하고 나섰다. 앞서 일부 열혈 팬들이 아이돌 연습생에 투표하겠다며 우유 27만여개를 버려 사회적 논란이 된 데 따른 조치다.

중국중앙방송(CCTV)은 4일 국가광전총국이 최근 온라인 예능 프로그램 관리 강화에 대한 통지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광전총국은 프로그램 내 투표 절차를 엄격히 관리하고 과도한 팬덤과 지나친 예능화, 인기 지상주의, 물질 만능주의 등을 단호히 배척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온라인 예능 제작과 방영 과정에서 업체들이 팬 문화를 바르게 이끌도록 하고, 댓글 알바나 악플러 문제를 처리하도록 요구했다.

앞서 지난 5월 중국의 한 우유 회사는 ‘중국판 프로듀스 101’으로 불리는 아이돌 육성 예능 프로그램 ‘청춘유니3’와 협업 제품을 출시한 바 있다. 이 우유 제품의 뚜껑엔 QR코드가 부착돼 있어 휴대전화로 스캔하면 아이돌 연습생 투표가 가능했다.

그러나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연습생에 많은 표를 주기 위해 우유를 대량으로 사서 뚜껑만 챙기고 내용물을 버리는 사태가 빚어졌다. 중국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에는 우유를 상자째 쌓아 놓고 내용물을 하수구에 쏟아버리는 영상들이 퍼지며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논란이 불거지자 당시 예능프로 제작사 프로듀서와 우유 회사는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며 공식 사과했다. 중국의 사이버 감독기관인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CAC)은 아이돌을 응원하기 위한 팬들의 비이성적인 행동을 강력히 단속하겠다고 경고했다.

앞서 중국에선 게임을 ‘마약’으로 규정하며 강력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관영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경제참고보는 전날 중국 최대 게임 기업 텐센트의 대표적 모바일 게임 ‘왕자영요’를 예로 들어 당국이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 중독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어떤 산업, 어떤 스포츠도 한 세대를 파괴하는 방식으로 발전이 허용되어서는 안된다”며 온라인 게임을 “전자 마약”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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