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저격한 이낙연, "총리 때 무능" 꼬집은 이재명..與 2차 TV토론
4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2차 TV토론은 ‘이·이(이재명·이낙연) 대전’의 축소판이었다. 이날 두 주자는 그간 캠프 차원에서 이뤄지던 네거티브 싸움에 직접 뛰어들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자유토론 기회를 얻자마자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해 “성남시장으로 일하던 2014년에 음주운전·성폭력·성희롱·수뢰·횡령 등 5대 비위행위에 연루된 공직자에 승진 배제, 상여금 박탈, 부서장 연대책임 등 가혹한 조치를 취했다”며 “본인에게도 이런 기준을 연상해본 적이 있냐”고 질문했다. 그간 캠프가 반복적으로 물고 늘어진 이 지사의 음주운전 경력을 본인 면전에 재차 언급한 거다.
이에 이 지사는 “아마 제가 과거에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는 말씀을 하시고 싶은 것 같다. 이 자리를 빌려 이 점에 대해 먼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어 “제가 공직자가 된 후에는 그런 일이 없으니 공직자 음주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가 앞서 “조금 결례가 있어도 양해해주시기 바란다”고 자락을 깔았지만, 질문을 받은 이 지사 얼굴에는 언짢은 기색이 역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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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면전서 ‘음주운전’ 꺼낸 이낙연
이날 토론에선 이 지사도 이 전 대표를 향해 각을 세웠다. 그는 자유토론(2부) 전 이뤄진 정책토론(1부) 때부터 작심한 듯 이 전 대표에 강공을 펴며 혈투(血鬪)를 예고했다.
정책토론 첫 주자로 나선 이 전 대표가 토론 시작 9분 만에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및 면책특권 폐지’를 주장하자, 이 지사는 “180석 압도적 집권 여당의 당대표를 하셨고, 엄청난 권한을 가지고 계셨는데 왜 안 하시고 앞으로 대통령이 돼서 하겠다는 거냐”고 물었다. 이 전 대표는 “그때도 놀았던 게 아니다. 6개월 반 동안 422건의 법안을 처리하느라 숨 가쁜 시간을 보냈다. 순서에서 뒤진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 지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5개 메가시티와 2개 특별자치도를 통한 ‘5극2특 체제 국토균형발전’을 거론한 김두관 의원에게 이 지사는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그런데 얼마 전 이낙연 후보는 2월에 경기북도 분도(分道)를 반대하셨는데, 최근에 갑자기 분도를 해 강원도와 메가시티를 만들자고 한다. 5극2특 체제와 상충되는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질문은 김 의원에게 했지만, 이 전 대표를 우회 저격하는 질문이었다.
김 의원은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원론적 답을 했다. 이재명 캠프에서는 이날 토론회 전부터 “우리도 당하고만 있지는 않겠다. 오늘은 분명 제대로 된 한 방을 보여줄 것”(핵심 관계자)이라는 말이 나왔다. 이낙연 캠프 역시 “후보가 이미 굉장히 화가 났다. 절대 밀리지 않을 것”(전직 의원)이라며 작심한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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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책 부작용 몰랐나” 물은 이재명
팽팽한 긴장감은 토론 2시간여 동안 지속됐다. 자유토론에서 이 지사는 “책임총리로서 이 (부동산) 정책 추진 때 부작용을 예상하고 묵인한 것인가, 아니면 몰랐나”라며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의 책임을 이 전 대표에게 물었다.
이 전 대표가 “부동산 문제에 관해 책임을 회피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 그리고 결코 남의 탓을 하지 않는다”고 방어하자, 이 지사는 “대통령 다음으로 큰 권한을 가졌는데 청와대 참모들이 정하는 것에서 아무 역할도 못했다고 하면 무능했거나 무책임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 지사는 이어 “최근 (이 전 대표가)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 점수를 70점이라고 해서 남의 이야기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정부 평가에서 대통령과 본인(총리)는 혹시 몇 점이라고 말할 수 있냐”고 몰아세웠다.
표정이 굳은 이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 2년 7개월 13일동안 총리를 한 사람으로서 정부에 대한 점수를 묻길래 겸양으로 그렇게 (70점) 표현을 한 것”이라며 “내가 총리로 일하는 기간 동안에 문재인 정부 국정지지도가 가장 높았던 때다. 그 일로 인해 내가 지금 여기에 서있게 되었다”고 자평했다.“엊그제 어느 방송 조사를 보니 (민주당 예비후보) 여섯사람 중 내 점수가 제일 높고 특히 국정운영 점수가 제일 높게 나왔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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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바꾸기’ 논란도…“왔다갔다한 적 없다”
이 지사는 또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앞으로 그 약속을 지킬지 알 수 없다”며 “이낙연 후보는 사면, 행정수도, 분도를 반대했다가 찬성했다가 했다. 개헌도 내각책임제를 했다가 갑자기 중임제를 얘기하고 4대강도 상임위원장 입장에서 통과를 시킨 일도 있다”며 “정치인으로서는 무책임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1분 찬스’ 팻말을 꺼내든 이 전 대표는 “왔다갔다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사면에 대해 금지하자는 이야기는 해 본 적이 없다”며 “행정수도는 헌법재판소의 관습헌법 위반 판정 이후 대안을 내야될 것 아니냐는 것이었고, 개헌에 대해서는 이명박 정부 패악이 심해질 때 대통령제 대안으로서 독일식내각책임제에 관심을 가진적이 있었다”고 조목조목 설명했다.
심새롬·한영익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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