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배터리 분사에 3%대 급락..호실적에도 웃지 못하는 주가

장지현 2021. 8. 4.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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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 부문 분할을 공시하며 2분기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급락했다.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 분할 결정에 장중 주가가 급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4일 종가 기준 SK이노베이션은 전일 대비 3.75% 떨어진 24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8% 가까이 급락하며 23만3000원까지 떨어졌다가 하락폭을 좁히며 다시 24만원대로 올라섰다. 이날 급락은 SK이노베이션이 자사 배터리 사업을 분할하기로 결정한 영향이다.

4일 SK이노베이션은 자사의 배터리 사업과 석유개발(E&P) 사업을 독립 회사로 분할하기로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오는 9월 16일 임시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친 후 10월 1일 신설법인 ‘SK배터리’와 ‘SK이엔피’를 출범한다는 계획이다. SK배터리는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의 사업을, SK이엔피는 석유개발 생산·탐사 사업, 탄소포집·저장(CCS) 사업을 수행하게 된다.

분할 방식은 SK이노베이션이 신설법인의 발행 주식 총수를 소유하는 단순 물적분할 방식이다. SK이노베이션이 신설법인의 지분 100%를 갖게 된다. 일반적으로 물적분할 방식은 주주들이 신설법인 주식을 보유하지 못하는 데다 기존 주주 지분가치가 희석될 수 있어 주주에게 불리한 분할 방식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런 이유로 이날 기업 분할과 함께 발표된 2분기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 급락은 피해가지 못했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5.9% 증가한 11조1196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5065억원을 기록하며 2분기 연속 5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거둔 윤활유 사업과 지속적인 매출 상승세를 기록 중인 배터리 사업 영향이 컸다는 설명이다.

한편, SK이노베이션 측은 이번 분할을 통해 배터리 사업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기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향후 배터리 사업에서 2022년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하고, 2025년 이후에는 한 자릿수 후반대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ESS, 플라잉카, 로봇 등 배터리 신사업 부문을 확장하고 배터리 제품 외에도 플랫폼 사업 등 신성장동력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주주 반발에도 불구하고 증권가는 이번 분할 결정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보는 추세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배터리 사업 분할 결정은 흑자로 전환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는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며 “배터리 사업 지분율이 줄어드는 지분가치 희석보다 추가 자금 조달로 인한 배터리 부문 성장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으로 인한 긍정적 효과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백영찬 KB증권 애널리스트도 “이미 성장 궤도의 고지에 도달한 성숙 기업이 물적분할을 한다면 대주주를 위한 행위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2차 전지 같은 성장 기업이라면 기업가치 상승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지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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