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 들쳐메고 쪽방촌 간 野…그때 尹은 권성동 시위 응원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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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국민의힘입니다. 물 좀 드리러 왔습니다”
4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나선 후보 9명이 생수 박스를 들쳐멨다. 이날 오전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은 당 지도부와 함께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을 찾아 폭염 대비 물품을 전달하는 봉사활동을 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태호ㆍ박진ㆍ안상수ㆍ윤희숙ㆍ원희룡ㆍ장기표ㆍ장성민ㆍ하태경ㆍ황교안(이상 가나다 순) 등 당 경선 예비후보 9명이 참석했다. 유승민 전 의원과 홍준표 의원은 지방 일정,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개인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이날 대선 출마 선언을 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 대신 최 전 원장의 부인 이소연 씨가 행사에 참석하면서, 결과적으로 야권 지지율 ‘빅4’가 모두 불참한 반쪽짜리 행사가 됐다.
반팔 셔츠나 티셔츠에 운동화를 신은 후보들은 이날 초록색 자원봉사자 조끼를 갖춰 입은 뒤 ‘Team 국민의힘이 갑니다’란 플래카드가 걸린 버스를 함께 타고 동자동에 도착했다. 이들은 삼계탕과 생수 등 폭염 대비 물품을 수레에 싣고 집집마다 문을 두드렸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는 “더위에 시원하고 건강하세요”라며 주민에게 인사를 건냈고,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이 더위에 낮에는 어디 계시나. 아프신 데는 없나”라며 안부를 묻기도 했다. 이날 서울 오전 기온이 31도에 달해 후보들 상의가 땀에 젖었다.
최 전 원장 대신 현장을 찾은 부인 이소연씨는 후보들과 대화를 나누며 적극적으로 봉사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앞서 이씨는 지난달 17일 최 전 원장이 첫 공개행보로 부산에서 쓰레기줍기 봉사에 나섰을 때도 함께 현장을 찾았다. 흰 티셔츠에 면바지를 입고 원 전 지사와 물수레를 함께 끌던 이 씨는 “저희 교회에 잘 아는 분이 있다”며 친근감을 표하기도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민주당의 이전투구 양상과 다르게 같이 땀흘린 후보들이 시너지를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빅4’ 후보들이 모두 행사에 불참하면서 후보들 간 미묘한 신경전도 감지됐다. 이날 행사에 불참한 한 캠프 관계자는 “후보들도 미리 정한 일정이 있는데, 지도부가 사전에 조율을 제대로 하지 않고 행사 일정을 잡았다면 기획자가 실수한 것 아니냐”며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다. 특히 윤 전 총장이 이날 당 행사에 불참하고 측근 권성동 의원의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사과 촉구 청와대 앞 1인시위 현장을 찾은 걸 두고선 “입당 과정에서 부터 껄끄러운 장면을 연출했던 당 지도부에 불편한 심기를 표출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이준석 대표가 휴가를 간 사이 기습 입당을 해 ‘패싱’ 논란이 일었다.
행사에 참석한 후보들은 불참 후보들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모처럼 당에서 준비한 행사를 이런 식으로 보이콧하면 과연 원팀 경선이 되겠나”라며 “네 분 후보는 오늘 불참에 대해 힘들게 행사를 준비한 당 관계자들에게 사과하고 국민들에게도 그 사유를 밝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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