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못 참아.. 亞계, 증오범죄 계기로 강력한 정치세력 부상

임송수 2021. 8. 4.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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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앉아서 작은 소수민족 집단 거주지에 안주하고 있을 수 없다."

이들은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아시아계 출신 정치인을 배출하는 등 미국 사회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UC 리버사이드 정치학자 카틱 라마크리쉬난은 "지난해 대선은 아시아계 미국인 사회에 '결정적 순간'"이라며 "젊은 세대가 민주당 성향으로 옮아가는 정치적 의식이 구축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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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계 증오범죄 리포트] <하> 아시아계가 들고 일어서다
한국계인 앤디 김 미국 연방 하원 의원이 지난 3월 28일(현지시간) 한인 4명을 포함해 8명이 사망한 조지아주 애틀랜타 골든 스파 앞에서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놓인 꽃을 바라보고 있다. AP뉴시스


“가만히 앉아서 작은 소수민족 집단 거주지에 안주하고 있을 수 없다.”

아시아계 여성들을 노린 애틀랜타 총격 사건이 벌어진 미국 조지아주에 거주하는 마이크 박은 지난 4월 뉴욕타임스(NYT)에 이같이 밝혔다.

증오범죄를 계기로 분노한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결집하고 있다. 이들은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아시아계 출신 정치인을 배출하는 등 미국 사회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그동안 아시아계 미국인은 흑인 히스패닉 등 인종집단과 달리 하나의 정체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웠다. 한국인, 중국인이 아닌 ‘아시아인’으로 스스로를 인식하는 경우가 적다는 뜻이다. 뚜렷한 정치적 성향도 없었다.

그러나 ‘증오범죄’라는 공통분모가 등장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아시아계에 대한 차별은 언제나 존재했지만 지난해부터 급증한 증오범죄는 물리적 폭력을 동반해 일상을 위협한다는 점에서 차원이 다른 심각성을 보였다.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증오범죄의 원흉으로 자신들을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목했다. 더애틀랜틱은 아시아계 미국인이 지난해 투표장으로 나온 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 ‘쿵 플루’로 표현하는 등 인종차별적 발언을 지속한 데 대한 반응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대선에서 처음 투표한 아시아계 미국인 지잉 첸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원치 않아 꼭 투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시아계 미국인의 결집은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압도적인 투표율 증가로 이어졌다. 미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투표율은 2016년 49%에서 지난해 59%로 무려 10% 포인트 증가해 다른 어떤 인종보다 높은 증가 폭을 보였다. 아시아·태평양계의 정치 진출을 지원하는 ‘AAPI 승리연합’의 바룬 니코어는 “미국 역사에서 이 정도의 투표율 증가 폭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미 대선에선 아시아계 미국인 유권자의 약 3분의 2가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 것으로 NYT는 파악했다. 특히 팽팽한 접전이 펼쳐진 가운데 경합 주에서 아시아계의 영향력은 컸다. 조지아주에서는 민주당이 근소한 차이로 승리했는데, 이때 투표장으로 나온 아시아계 미국인은 2016년에 비해 6만명이 증가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의 근소한 우위를 결정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UC 리버사이드 정치학자 카틱 라마크리쉬난은 “지난해 대선은 아시아계 미국인 사회에 ‘결정적 순간’”이라며 “젊은 세대가 민주당 성향으로 옮아가는 정치적 의식이 구축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시아계는 ‘이방인’ 꼬리표를 떼고 본격적으로 미국 사회에 편입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 20일(현지시간) ‘코로나19 증오범죄 방지법’에 서명하며 아시아계 미국인을 법적으로 보호했다. 지난달 9일 일리노이주는 아시아계 미국인의 역사를 가르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아시아계 출신 정치인도 늘고 있다. ‘AAPI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각 주의회 선거에 출마한 아시아계 미국인은 158명 이상으로 2년 전보다 15%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선거에선 영 김, 앤디 김 등 역대 최다인 4명의 한인 연방 하원 의원이 탄생해 아시아계의 정치력 신장을 보여줬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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