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문' 열어 젖히면 시공간까지 비튼 '폐수련원' 공포 체험 열려

김용현 2021. 8. 3. 19:1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스크린에서 피가 튀기자 관객의 얼굴에는 차가운 물이 닿는다.

스크린엑스와 4D를 통해 폐수련원에 직접 들어가 있는 듯한 연출로 관객은 놀이동산 '귀신의 집'을 방문하는 것처럼 공간에 빠져들어 간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 영화 최초 기획 단계부터 스크린엑스와 4D 체험 고려해 영화 제작
3일 열린 영화 '귀문'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정형 김소혜 심덕근 감독 이정형 김강우(왼쪽부터). CJ CGV 제공


스크린에서 피가 튀기자 관객의 얼굴에는 차가운 물이 닿는다. 귀신이 몰래 주인공 뒷덜미에 입김을 불면 뜨거운 바람이 목 뒤에서 느껴진다. 몸싸움이 벌어지는 장면에선 의자가 흔들리면서 등 뒤에 봉이 튀어나와 몸을 때린다.

18일 개봉하는 영화 ‘귀문’에서는 공포영화 특유의 스산함이 시각과 청각뿐만 아니라 촉각으로도 다가온다. 한국 영화 최초로 기획 단계부터 스크린엑스와 4D 체험을 염두에 두고 영화를 제작했다. 일반적으로 3면으로 시각적인 효과를 높여주는 스크린엑스는 메인 스크린을 제외하고는 CG처리로 화면을 구성하지만, ‘귀문’은 이를 모두 촬영했다.

영화 '귀문' 스틸. CJ CGV 제공

‘귀문’으로 첫 장편 상업 영화 연출을 맡은 심근덕 감독은 3일 서울 용산CGV에서 시사회 직후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장르 영화 특성상 한정된 공간 안에서 펼치는 공포는 익숙하지만, 한 공간에서 어떻게 하면 더 다이나믹하게 움직이고 과감히 몰아붙일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스크린엑스와 4D로) 더 독특한 시공간이 들어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영화 ‘귀문’은 1990년 집단 살인 사건이 발생한 이후 폐쇄된 귀사리 수련원에 무당의 피가 흐르는 심령연구소 소장 도진(김강우)와 호기심 많은 대학생 3인방 혜영(김소혜) 태훈(이정형) 원재(홍진기)가 발을 들이며 벌어지는 미스터리 공포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 '귀문' 포스터. CJ CGV 제공

스크린엑스와 4D를 통해 폐수련원에 직접 들어가 있는 듯한 연출로 관객은 놀이동산 ‘귀신의 집’을 방문하는 것처럼 공간에 빠져들어 간다. 심 감독은 “스크린이 3면에서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지만, 순간적인 상황에 크게 몰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놀이기구 타듯이 공간 안으로 관객들이 빠져들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말했다.

관객이 시각 청각 촉각에 집중해 폐수련원 안으로 빠져든다면, 그다음은 영화 서사 속 미스터리를 퍼즐 풀듯이 풀게 유도한다. ‘귀문’은 공포영화 장르에 시간적 공간적인 왜곡을 연출하면서 관객을 혼란으로 이끈다. 심 감독은 “시나리오 단계에서 영화가 복잡하고 모호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텍스트의 복잡함을 넘어서서 이미지를 어떻게 단순하게 할까 고민했다”며 “영화 보시는 분들이 퍼즐 조각하듯 이야기를 찾으면 재밌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크린엑스의 총괄을 맡은 오윤동 CP는 “인터렉티브 한 부분에 집중했다. 깜짝깜짝 놀라는 장면에서 공포감을 극대화하려고 했다. 공포 체험을 하고 싶은 분들에게 적극 권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영화는 폐쇄된 공간으로서의 사실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세트가 아닌 경기도 포천에 있는 실제 폐건물에서 촬영했다. 심 감독은 “형언할 수 없이 실제로 가보면 소름이 돋고 진짜 귀신이 살 것 같은 건물이었다”고 묘사했다. 김소혜는 “실제 폐건물에서 촬영을 하다 보니까 벽지가 벗겨져 있고 얼룩이 져 있는데 무서웠다”고 말했다.

귀신을 향한 다른 관점을 가진 캐릭터들의 대비는 영화의 긴장감을 높인다. 도진은 폐수련원의 지박령들의 원혼을 풀기 위해 들어가는 퇴마사다. 공포를 알고 직면하는 인물이다. 김강우는 “우리가 알고 있는 무속인이 아니라 현대적이고 도시적인 모습이 가미된 무속인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반면 대학생 3인방은 호기심에 공포 체험과 촬영을 하려고 들어온 인물들이다. ‘귀신’을 믿지 않지만, 장난을 좋아하는 인물들을 대변한다. 영화는 이 둘이 엮여 스산한 폐건물에서 긴장을 끈을 조였다 놓기를 반복한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