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내년 백신 물량 쓸어 담았는데..韓 "협상 초기단계"
한국의 내년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계약물량은 ‘0’이다. 잰 걸음을 놓은 국가들이 이미 추가 계약을 맺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머뭇거리다 지난해처럼 때를 놓치는 것 아니냔 우려가 나온다. 이런 와중에 ‘K백신’ 개발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특히 화이자·모더나와 같은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방식의 백신은 더 뒤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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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터샷 예정된 4분기
3일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올해 전체 백신도입 물량은 1억9300만회분(1억명분)이다. 4분기 때 절반 가까운 9000만회분이 들어올 예정이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느 백신이 얼마큼 들어올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전체 물량만 놓고보면, 국민 모두 접종을 완료(2회 접종)하고도 남는다. 하지만 4분기때 만 12~17세 소아·청소년 접종확대에 60대 이상 고위험군부터 코로나19 대응 의료인력, 경찰·소방공무원 등 사회 필수인력을 대상으로 차례로 부스터샷(추가접종) 이뤄질 경우 사정이 달라진다. 12~17세는 279만명 가량이다. 4분기 물량을 내년도 비축분으로 사용하기엔 빠듯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50대 미만에는 접종 할 수 없는 아스트라제네카·얀센, 아직 사용 승인전인 노바백스 물량이 상당량 포함돼 있다는 점도 한계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을 겪으면서 ‘토착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연례 접종이 필요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개별 제약사와 접촉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 물량은 5000만회분이다. 지난 추가경정예산으로 선급금도 확보해뒀지만 아직 빈손이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는 초기협상 단계”라며 “어느 정도 확정적 결과들이 나오면 해당 내용을 상세하게 브리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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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내년 5000만회분 물량 7월 계약
한국과 달리 일찌감치 내년분 물량을 확보한 나라들도 있다. 접종 선도국 이스라엘이 대표적이다. 이스라엘은 이미 지난 4월 내년도 화이자 백신 1800만회분을 추가 계약했다. 유럽은 2023년까지 쓸 수 있는 화이자·모더나를 확보한 상태다. 미국·대만도 발빠르게 움직였다. 일본은 내년에 쓸 모더나 백신 5000만회분을 지난달 계약해뒀다. 여기에 더해 추가물량 선구매 협상에 나섰다. 대만은 모더나와 내년에 쓸 백신 2000만회분에 더해 변이용 부스터샷 등 2023년 1500만회분 공급 계약을 맺었다.
선진국의 ‘백신 쓸어담기’가 가속화될 수록 한국이 백신 확보전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마상혁 경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현재로써는) 정부의 내년도 백신 수급정책에 준비가 안돼 보인다”며 “민관이 함께해야 한다. 백신 비즈니스 경험이 풍부한 민간 전문가와 전략을 짠 뒤 제약사와 협상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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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mRNA 백신 개발은
정부는 K백신 개발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손영래 반장은 “백신 공급사는 소수인 반면, 구매하려는 국가는 모두다 보니 협상과정에서 구매자 열위 상황에 빠지게 된다”며 “특히 안전·효과성이 있다는 판단이 두드러진 mRNA 기전 백신은 더욱 그렇다. 국산 백신의 개발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속도가 더디다. 현재 코로나19백신 개발 중 임상시험 단계에 진입한 국내 기업은 총 7개다. sk 바이오사이언스가 유일하게 임상 마지막 단계인 3상 승인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했다. 하지만 mRNA는 큐라티스 한 곳 뿐이다. 이마저도 임상 1상 단계다. 큐라티스는 지난달 19일 식약처의 임상 승인을 받았다. 그나마 지난 6월 에스티팜과 한미약품, GC녹십자,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 등이 차세대 mRNA 백신 개발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다수 기업에서 국내 mRNA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 중에 있다”고 말했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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