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VS '연잘알' 귀데티
'배구 여제' 김연경(33)이 '연잘알(연경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을 만났다. 8강 상대 터키의 지오반니 귀데티(48·이탈리아) 감독이다.
한국은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조별리그를 A조 3위로 통과했다. 이번 올림픽 토너먼트는 규정상 각조 1위와 4위가 만나고, 2위와 3위는 추첨으로 통해 대진이 결정된다. 2일 조별리그 종료 이후 실시된 추첨에서 한국은 B조 3위 터키를 만났다. B조 2위를 차지한 우승후보 이탈리아를 피한 건 다행스러운 일이다. 한국-터키 8강전은 4일 오전 9시 열린다.
하지만 터키도 만만치 않은 상대다. 성인대표팀 기준 역대전적에서 2승 7패 열세다. 2010년 세계선수권 승리(3-2) 이후엔 6연패중이다. 올림픽 전에 열린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도 1-3으로 졌다.
무엇보다 터키엔 귀데티 감독이 있다. 귀데티는 한국 팬들에게도 매우 잘 알려진 인물이다. 독일, 네덜란드, 터키 대표팀, 그리고 터키 바키프방크를 이끌면서 수도 없이 김연경을 상대했기 때문이다. 귀데티 감독은 8강 대진 추첨 전에도 "(A조 2위)세르비아는 월드스타가 많다. 한국엔 '김'이 있다"고 김연경을 경계했다.
귀데티 감독은 2014년 독일 감독을 맡아 화성에서 열린 여자배구 그랑프리에 출전했다. 당시 그는 한국에 패한 뒤 한국 10번 선수를 가리키며 "축구로 치면 메시 이상이다"라고 했다. 2016년 네덜란드 대표팀을 맡아 치른 리우 올림픽 세계 예선에선 "이 선수는 정말 특별하다(something special)"고 했다. 바로 김연경이다.
최근 한국을 상대하는 팀들은 리시브가 좋은 김연경이 아닌 반대쪽 레프트에 서브를 몰아넣는다. 그 전략을 극대화시킨 팀이 2016 리우 올림픽의 네덜란드였다. 8강에서 한국을 만난 네덜란드는 당시 이재영과 박정아에게 '서브 폭탄'을 쏟아부어 한국을 이겼다. 김연경의 두 번째 올림픽이 거기서 끝났다. 귀데티 감독은 "김연경이 서브를 받으면서 리듬이 좋아지는 선수란 걸 알고 있다"고 했다.
귀데티 뿐만이 아니다. 터키 대표팀은 12명 중 11명이 터키리그 소속이다. 김연경과 맞대결했거나 같이 뛴 선수들이 많다. 터키 주장은 페네르바체 시절 절친했던 미들블로커 에다 에르뎀이다. 김연경의 공격을 막아야 하는 에다는 이번 대회에서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세터인 찬수 오즈베이와 나즈 아이데미르도 김연경과 호흡을 맞췄다.
반대로 한국도 터키를 잘 안다. 귀데티와 같은 이탈리아 출신인 스테파노 라바리니 한국 감독은 2005, 06년 코치로 귀데티를 보좌했다. 세자르 에르난데스 한국 대표팀 코치는 지난해부터 귀데티의 바키프방크에서 일하고 있다. 터키 선수들에 대한 전력분석은 거의 완벽하게 준비됐을 가능성이 높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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