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GM·포드, 자율주행 3단계로 소송전..현대차, "우린 4단계"
‘영탁 막걸리’의 ‘영탁’을 두고 국내에서 상표권 분쟁이 치열하듯 미국에서는 자동차 빅2인 GM과 포드가 ‘크루즈(Cruise)’란 단어를 두고 맞붙었다. 2일 외신에 따르면 GM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 지방법원에 포드를 상대로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포드가 지난 4월 운전자가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도 차가 주행하는 기능에 ‘블루 크루즈(Blue Cruise)’라고 이름을 붙였다는 이유에서다. GM은 2012년 ‘슈퍼 크루즈(Super Cruise)’라는 명칭으로 자율주행기술 개발을 시작했다.
소송를 당한 포드는 펄쩍 뛰고 있다. '크루즈’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용어이기 때문에 상표권을 다툴 단어가 아니라는 반박이다. 포드 측은 “운전자들은 수십 년 동안 크루즈 컨트롤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으며 모든 자동차 회사가 이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루즈는 ‘일정 속도로 나아가다’는 단어로 이미 모든 자동차 회사들이 자동차에 이런 순항 기능을 탑재하면서 “크루즈 콘트롤 기능이 있다”고 설명한다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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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적 사용” vs “일반적 용어”
GM은 포드가 고의적으로 비슷한 용어를 사용해 앞서가는 자사의 자율주행기술을 침해했다고 주장한다. GM의 자율주행 기술인 슈퍼 크루즈는 레벨3 수준으로 레벨2 단계인 포드의 블루 크루즈보다 앞서 있다. 미국자동차공학회(SAE)는 자율주행 기술을 0단계에서 5까지 여섯 단계로 구분한다. 차간거리나 사고예방 경보를 울려 운전자의 제동 등을 도와주는 정도는 1단계, 자동차가 알아서 제동하고 차선 이탈시 핸들을 돌리면 2단계로 본다. 3단계부터 자동차가 스스로 주행할 수 있는 단계로 본다. 운전자는 돌발 상황 시 보조 역할에 그친다. 4단계는 제한상황을 제외한 대부분 도로에서 완전한 자율주행이 가능하고, 5단계에서는 모든 상황에서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 없다.
GM은 “GM과 크루즈가 사용 중인 핵심 용어를 이용해 명칭을 바꾸기로 한 것은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밖에 없다”며 “포드는 자신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GM은 2022년 1분기에 2022년형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와 CT4, CT5 등 모델 6종에 새로운 슈퍼 크루즈 기능을 도입할 예정이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와 CT4, CT5 외 쉐보레 실버라도, 허머 EV, GMC 시에라 등이다. 포드는 픽업트럭 F-150과 전기차 마하-E에 블루 크루즈를 장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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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ㆍ애플ㆍ인텔 등 IT업체도 가세
두 대형 자동차업체의 기싸움 못지않게 다른 자동차 및 정보기술(IT) 업체 간 자율주행기술 개발 경쟁도 치열하다. 테슬라는 일반 도로 주행뿐 아니라 최근 교차로 주행까지 갖춘 ‘완전자율주행(FSDㆍFull Self Driving)’ 시스템을 선보였다. 구글의 자율주행 차량 개발 자회사인 웨이모는 새로운 가상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공개했다. 현실과 흡사한 모습의 가상 도시를 만들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적용, 가상 세계에서 시험운행을 한다. 시뮬레이션 시티에서 진행된 도로주행 거리는 240억km에 이른다. 애플 역시 ‘타이탄 프로젝트’를 통해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텔은 자회사 모빌아이가 자율주행차 테스트 프로그램을 뉴욕시로 확대했다고 지난달 22일 밝혔다. 2018년부터 예루살렘을 시작으로 독일 뮌헨에 이은 세 번째 테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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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미국서 레벨4 인증받아”
현대차는 지난해 3월 미국 자율주행 전문기업 앱티브와 합작해 모셔널을 설립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 3월 타운홀미팅에서 “모셔널이 이번에 미국 네바다에서 자율주행 레벨4 인증을 받았는데 네바다에서는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무인테스트 등을 진행하면서 경쟁사보다 더욱 많이 데이터를 모아 2023년 상용화를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셔널의 자율주행 시험차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교차로를 통과하고 비보호 방향 전환 등을 성공적으로 했다. 정 회장은 지난 6월 모셔널 미국 본사를 첫 방문해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아이오닉 5를 직접 테스트하기도 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2030년에 레벨4 이상 자율주행차 시장규모가 4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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