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본선 우위론' 띄운 윈지 이근형, 이재명 캠프行 '시끌'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 지지율 1위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1일 캠프 기획단장직을 신설하고 이근형 전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을 임명했다. 후보 직속으로 신설된 이 자리엔 “캠프의 전반적인 전략과 정무 역할을 담당”(박찬대 캠프 수석대변인)하는 중책이 부여됐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 여론조사비서관 출신인 그는 2009년 여론조사업체 윈지코리아컨설팅(이하 윈지)을 설립했고 19대 대선에선 문재인 대선 후보 캠프 전략본부 부본부장을 맡은 친노ㆍ친문 인사다. 특히 지난해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으로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함께 4ㆍ15 총선 대승을 이끌었다. 그래서 여의도 정가에선 ‘친문 기획통’으로 이름값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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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통 이근형의 윈지…1년 전 “이재명이 본선 우위”
그가 설립한 윈지 역시 오래전부터 친문 정치컨설팅 업체로 유명했다. 홈페이지에는 ‘15ㆍ16대 대선 전략 기획’, ‘새정치연합 당 대표 선거 문재인 선거컨설팅’, ‘민주당 정세균 대표 PI’ 등이 주요 실적으로 올라와 있다. 이 단장은 2019년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했지만, 여전히 윈지의 임원(등기 이사)이다.
윈지가 특히 유명세를 탄 계기는 지난해 말 발표된 여론조사였다. 당시 아시아경제 의뢰로 윈지가 조사(11월 15~16일)한 양자 대결에서 ‘이낙연 전 대표 42.3% 대 윤석열 전 검찰 총장 42.5%’, ‘이 지사 42.6% 대 윤 전 총장 41.9%’로 모두 1% 포인트 미만 오차범위 내 초접전을 보였다. (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낙연·이재명·윤석열 세 인물을 대상으로 각각 가상대결을 적용해 여론조사를 한 건 처음이었다.
당시 이 조사를 계기로 당내에서 “이낙연-이재명 모두 윤 전 총장을 꺾지 못할 수 있으니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제3 후보론’, “경선은 이낙연 우세, 본선은 이재명 우세”라는 ‘이재명 본선 우위론’이 함께 힘을 받게 됐다. 특히 '이재명 본선 우위론'의 경우엔 무당층에서 이 지사(24.6%)가 이 전 대표(15.1%)보다 많은 지지를 받는다는 결과가 근거로 작용했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당시는 김경수 경남지사 등의 출마 가능성이 살아 있었을 때였기 때문에 ‘제3 후보론’에 집중하는 시선이 많았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이 지사가 본선에서 우세하다는 해석론에 눈길이 더 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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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지 ‘이재명이 윤석열에 역전’ 발표…이낙연 상승세 물꼬 터주기도
윈지가 최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이 지사의 ‘본선 우세론’ 흐름이 나타난다. 가장 최근 발표(지난달 27일)한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를 보면 이 지사는 직전(2주 전)보다 2.8%포인트 상승한 28.6%, 윤 전 총장은 2.1%포인트 하락한 24.3%를 기록해 이 지사가 앞섰다. 이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6월 2주차에 33.3%를 찍은 후 6주 연속 하락해 이 지사에 역전을 허용했다.
이 지사의 당내 경쟁자인 이 전 대표도 윈지 조사로 고비를 돌파한 적이 있다. 지난달 13일 발표한 조사(10~11일)에서 ‘이 전 대표 43.7% 대 윤 전 총장 41.2%’라는 결과가 나왔을 때다. 이 전 대표가 윤 전 총장을 이긴다는 결과는 처음이었다.
당시 이낙연 캠프에선 “이낙연 후보가 추격자에서 추월자로 바뀌었다”(박광온 캠프 총괄본부장)며 해당 조사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다만 이 지사는 이런 현상을 두고 “우리 지지층이 줄어들기보단 그쪽(이 전 대표 지지층)이 늘어났다. 파이가 커졌다. 전체적으로는 민주 진영의 승리 가능성이 커졌다”(지난달 20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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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업계 “이근형, 지난해부터 이재명 도와”
이런 이력 때문에 당 안팎에선 이 단장의 이재명 캠프행을 예사롭지 않게 본다. 특히 4ㆍ15 총선을 함께 이끌었던 양정철 전 원장이 이미 이 지사와 몇 차례 회동한 사실이 있던 터라, 당내에선 “친문 진영의 선거 전문가들이 보기에 결국 본선 경쟁력이 높은 후보로 이 지사를 택한 것 아니냐”(민주당 보좌관)는 말이 나온다.
익명을 원한 한 여론조사업체 대표는 “이 단장이 이 지사를 돕고 있다는 건 이미 지난해 초부터 업계에선 유명했던 얘기다. 이제 대놓고 캠프에 합류한 만큼, 당내 의원들 사이에선 꽤 파장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이 전 대표가 윤 전 총장을 앞섰다는 지난달 조사에 대해선 “이재명-이낙연의 판이 뒤집혔다는 게 아니라, 민주당 경선판이 커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지사 측은 “예전부터 도왔다는 건, 비즈니스적으로 컨설팅을 해줬다는 말일 뿐”이라고만 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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