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패션 경영 | 개인의 고통 외면 않는 新경영 트렌드

나건웅 2021. 8. 2.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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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카 월라인·제인 더튼 지음/ 김병전 옮김/ 김영사/ 1만7800원
최근 애플·구글·아마존 등 실리콘밸리를 이끄는 기업을 중심으로 ‘컴패션’이 새로운 경영 트렌드로 부각되고 있다. 영단어 ‘컴패션(compassion)’은 ‘연민’ ‘동정심’이라는 뜻이다. 경영 관점에서는 다른 조직 구성원의 고통을 알아차리고 공감적 관심을 느끼며 그를 돕기 위해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관계 지향적이고 정서적인 문제 해결법에 초점을 맞춘 경영 기법을 얘기한다.

직장에서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너무 많다. 과도한 업무, 마감과 실적 압박, 사내 인간관계 문제 등등. 직장 내부뿐 아니다. 자신 혹은 가족 구성원의 질병이나 사고, 죽음, 가정의 불화, 경제적 어려움 등 업무 바깥에서 고통이 흘러들어오기도 한다. 하지만 이를 겉으로 드러내는 것은 쉽지 않다. ‘사적인 일은 집에다 두고 와야 한다’ ‘직장에서는 밝은 모습만 보여야 한다’ ‘직장에서는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 등의 관념이 워낙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직 구성원의 고통을 무시했다가는 기업에 크나큰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업무 집중력 저하, 근무 태만, 퇴사로 이어지고 결국 기업 실적과 가치를 심각하게 떨어뜨리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업무 과정에서 발생한 고통뿐 아니라 업무 바깥에서 발생한 고통까지 조직적으로 책임지는 활동이 바로 ‘컴패션 경영’이다. 책의 저자이자 미국 미시간대 경영대 교수인 모니카 월라인과 제인 더튼은 ‘컴패션 경영’의 개념과 도입 방법을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지난 20년여간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컴패션’이 업무 실적과 기업가치를 향상시킨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했다. 저자 연구에 따르면, 컴패션은 조직 내 협력 의지를 높이고 헌신성을 제고해 재능 있는 사람들을 확보할 수 있게 해준다. 또 직원 몰입과 고객 참여 등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책에서는 컴패션을 4가지 과정으로 정의한다.

첫째, 고통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둘째, 고통을 관대하게 해석한다. 셋째, 공감적 관심을 느낀다. 마지막으로 돕기 위한 모든 행동을 취한다. 각 과정에서 조직이 어떤 식의 전략과 시스템을 도입해야 할지 저자는 실제 사례 분석을 통해 알기 쉽게 소개한다.

급속한 기술과 이윤을 추구하는 오늘날 세계에서 직장에서의 우리 인간성은 경시되고 심지어 거부되기도 한다. 책은 직장에서의 고통을 알아차리고 해석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기억에 남을 만한 사례들로 가득하다.

나건웅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20호 (2021.08.04~2021.08.1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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