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영화 학교가는 길 상영금지 반대 탄원 봇물

정창교 2021. 8. 1.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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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영화 ‘학교가는 길’에 대한 상영금지를 요구하는 가처분과 관련, 장애인 부모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원들과 장애인에 대한 편견없는 세상을 바라는 시민들은 1일 탄원서를 통해 “저희는 발달장애를 가진 자녀를 두고 있는 부모들입니다. 장애에 대한 정책적 지원과 배려가 여전히 부족하고 구성원들의 인식은 그보다 더 낮은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입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발달장애를 가진 자녀와 함께 삶을 꾸려나가는 것이 쉽지 않지만 더 나은 세상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희들은 발달장애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높아져서 우리 자녀들을 비롯한 발달장애인들이 사회에서 더욱 존중받고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러한 마음을 모아 ‘학교가는 길’ 다큐멘터리 상영금지에 반대하는 탄원서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라고 밝혔다.

지난 5월 5일 서울 강서구 내 특수학교 설립을 둘러싼 지역 내 갈등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학교 가는 길’이 개봉됐으나 이 영화는 개봉 당시부터 일부 지역주민과 관련된 사람들로부터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겠다는 압력을 받아왔다는 것이다.

장애인부모들은 같은 탄원서에서 “실제로 채권자로부터 이 사건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채권자는 본인의 행위가 님비가 아님에도 영화에서 님비와 같이 나타나 명예훼손적 내용을 담고 있다고 주장하며 영화의 배급 및 상영금지를 신청하였습니다. 채권자의 주장이 왜곡된 사실관계와 님비에 대한 잘못된 관념에 기초하고 있지만, 이 사건에서 채권자의 행위가 님비에 해당하는지 여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영화가 가지는 공익적 가치입니다. ‘학교 가는 길’은 지역사회의 무관심과 냉대로 17년간이나 멈춰 있던 서울시내 신규 특수학교 설립을, 무릎까지 꿇는 강단과 용기로 이끌어낸 어머니들의 사연을 다룬 영화입니다. 학교 설립을 둘러싼 찬반 양측의 대립만을 단편적으로 기록한 것이 아니라, 잘못된 정책으로 인한 폐해, 모순된 사회 구조 속에서 오랜 기간 고통을 당한 주민들의 애환 등 지역의 역사성과 특수성을 충실하게 담고 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감독과 제작진은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관객으로 하여금 바른 균형감을 갖게 하기 위해 무려 5년의 제작기간 동안 강서 특수학교 이슈의 모든 배경을 취재하고 정리 및 분석하는 등 공을 들였다는 것이다.

이 단체는 “영화로 인해 뜻하지 않은 피해를 받는 인물이 생기지 않도록 전문가 자문을 거치기까지 하였다는 점에서 영화의 내용 뿐 아니라 제작 과정에도 공익에 대한 제작진의 고민이 담겨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 결과 ‘학교 가는 길’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따뜻하게 손잡고 살아가는 사회를 만드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 영화’라는 평가와 같이, 개봉 이후 수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위로, 희망을 전달하고 있고, 지난 7월 21일에는 사회적 기여에 대한 공을 인정받아 교육부장관의 감사장까지 받았습니다”고 밝혔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이 영화가 어느 한쪽에 치우쳐 균형감각을 잃었거나, 일방을 두둔하기 위해 다른 일방을 희생시켰다면 어떻게 사회 각계각층의 한결같은 찬사와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었겠습니까.
이 영화를 보면서 장애자녀를 둔 저희 부모들은 정말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오직 어미와 아비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사회의 편견에 맞서서 우리 자녀들이 부당한 처지에 놓이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흘렸던 눈물과 땀의 세월이 영화관의 스크린에 그대로 보이고, 그것에 공감해주는 이들의 뜨거운 응원과 다정한 말을 들으면서 저희들은 정말 큰 위로와 힘을 얻었습니다. 동시에 이 영화가 공존하는 세상을 향한 커다란 하나의 디딤돌이 될 수 있겠다는 희망을 보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 가는 길’이 더 이상 상영되지 못할까 노심초사 하며 이 사건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부디 이 영화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상영될 수 있도록, 장애에 대한 사회의 편견을 줄이고 우리 사회가 따뜻한 공동체로 거듭나는 데 널리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라고 탄원했다.

영화사 진진의 영화 ‘학교 가는 길’이 장애인식개선에 효과가 크다는 의견을 갖고 있는 교사들과 학부모들도 단톡방을 통해 탄원서를 공유하며 뜻을 같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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