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한 명 온다".. 유재석 영입한 '안테나' 유희열의 소회

김상화 2021. 8. 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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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열의 '안테나', 신사동 시대 마무리.. 신사옥 이전으로 새 도약

[김상화 기자]

 
 지난달 31일 안테나가 진행한 V라이브 생방송의 한 장면. 신사동 구사옥 시대를 마감하고 신사옥 이전에 대한 소감을 직접 유희열 대표가 피력하면서 관심을 모았다.
ⓒ 안테나
 
지난 7월, 안테나는 연예계  뜨거운 중심에 놓인 기획사였다. 그도 그럴 것이 '유느님' 유재석이 새로운 소속사로 선택한 곳이 바로 안테나였기 때문이다. 이후 논현동 사옥 매입, 이전 등의 소식이 함께 들리면서 조용히 음악에 매진하던 이들이 모여 있던 안테나는 의도하건 의도치 않건 간에 사람들의 눈과 귀를 집중하게 만드는 업체가 되었다.  

때마침 6년 여에 걸친 신사동 구사옥 시대를 마감하고 새 출발을 앞둔 지난달 31일 안테나 대표 유희열은 하루 전날 회사 공식 SNS를 통해 공지한대로 네이버 V라이브 생방송을 진행하면서 그간의 소회, 앞으로의 다짐을 팬들에게 전하는 짧은 시간을 마련했다.

기존 안테나 사무실은 각종 예능의 촬영지로 활용되어 사람들에게 친숙한 장소이기도 했다. 2017년 SBS < K팝스타6 >를 시작으로 MBC <놀면 뭐하니?>, tvN <출장 십오야> 등 다양한 예능 속 배경이던 이 곳은 이날을 끝으로 추억 속 공간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추억 속으로 사라진 예능 렌탈 스튜디오(?)  
 
 안테나의 기존 신사동 사무실은 MBC '놀면뭐하니', tvN '출장 십오야' 등 각종 예능 속 촬영장소로 친숙한 공간이기도 하다
ⓒ MBC, CJ ENM
 
여타 기획사처럼 안테나는 V라이브 채널을 운영하긴 했지만 생방송 시간을 자주 마련해온 회사는 아니었다. 1년에 한 두 번 정도의 이벤트를 제외하면 주로 유튜브 및 기존 SNS를 활용해 팬들과 소통에 나서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만큼은 좀 특별했다. 회사가 규모를 키우고 능력있는 음악인들을 속속 합류시키면서 덩치를 키우는 데 일조했던 장소와의 작별 인사라는 의미에서 마련했기에 유희열 뿐만 아니라 안테나 팬들 모두 남다른 심정을 지녔을 것이다.

직원, 소속 아티스트들까지 전날 늦은 밤까지 각자의 짐을 옮기느라 고생 했다고 말문을 연 '사장님' 유희열은 그동안 신사동 사옥 시절을 회고하면서 각종 추억담을 소개하며 채널 구독자들의 관심을 이끌었다. 사무실 마련하고 음악계 관계자들 초대해 가진 술자리 속 웃지못할 헤프닝을 비롯해서 '안테나 엔젤스' 정승환, 권진아, 이진아, 샘김 등과의 만남 등 이젠 옛 이야기가 된 그때의 기억을 하나 둘씩 풀면서 시원섭섭한 지금의 감정들을 솔직하게 풀어냈다.

신사동 사무실을 두고 유희열은 "예능 렌탈 스튜디오"라고 설명한다. 김태호, 나영석 등 국내 대표 PD들이 어김없이 찾아와 각종 프로그램을 촬영하면서 본인을 비롯한 소속 음악인들도 예능에 속속 발을 내디뎠고 이를 통해 안테나는 음악팬 뿐만 아니라 예능 시청자들에게도 친근한 기획사로 인식될 수 있었다. 비록 이곳은 사라지지만 새 사옥 역시 비슷한 역할을 하지 않겠는가라고 이야기하며 향후 전망을 조심스럽게 언급한다.  

텅빈 사무실의 옛 추억, 그리고 새 출발
 
 지난달 31일 진행된 안테나의 V라이브 생방송의 한 장면. '사장님' 유희열이 직접 사골 국물 끊이던 탕비실 등 각종 공간을 직접 설명해주고 있다.
ⓒ 안테나
 
생방송 후반 유희열은 휴대폰 카메라를 직접 들고 텅빈 사무실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각 장소를 하나 하나 친절하게 채널 구독자들에게 설명해주며 감회에 젖었다. 여타 회사 마냥 넉넉한 공간은 아니었지만 아티스트별로 마련된 개인 작업실을 비롯해서 근무 공간, 각종 예능 촬영에 자주 쓰여진 회의실과 탕비실, 그리고 녹음 스튜디오 등 소속 음악인들과 직원들의 손 때 묻은 흔적이 화면에 등장할 때 마다 살짝 울컥한 심정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제는 희귀 음반이 된 20년 전 루시드 폴이 몸 담았던 그룹 미선이 CD가 다수 발견되었다면서 나중에 잘 모아 재테크(?)로 활용하겠다고 설명하는가 하면 정재형의 처리 곤란 재고 CD는 전부 소각하려고 했지만 자칫 산불을 넘어 큰 화재가 될 수 있기에 잠시 보류 중이라는 등 특유의 유머 섞인 입담으로 팬들과 화기애해한 시간을 이어갔다.

많은 이들이 이날 가장 궁금해했던 사항은 바로 유재석의 합류와 앞으로의 계획이었을 것이다. 아쉽게도 이 부분에 대해선 구체적인 대표의 언급은 이뤄지지 않았다. "신입사원이 한 명 들어온다"라고 유재석 영입 부분을 살짝 설명한 유희열은 제일 맏형 정재형부터 막내 샘김까지 힘을 모아서 새 장소에서 잘 이끌어 나가겠다는 원론적인 내용만 공개한다. 대신 조만간 SNS 생방송 등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의 기회를 마련하고 앞으로의 기획에 대해 기대해달라는 당부의 말은 잊지 않았다. 그리고 그동안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 인사 또한 빼놓지 않으면서 30여분에 걸친 인터넷 생방송을 마감했다.

'유느님' 유재석 영입+사옥 마련... 격변의 시기 맞이한 레이블
 
 지난달 31일 진행된 안테나 V라이브 생방송의 한 장면. 유희열 대표가 기존 신사동 텅빈 사무실과 함께 직원들과의 마지막 기념 사진을 소개하고 있다.
ⓒ 안테나
 
지난해와 올해, 안테나로선 격변의 시기를 맞이했다. 음원 보단 공연, 특히 각종 페스티벌 등 대형 축제를 중심으로 활약하던 음악인들의 활동은 코로나라는 타의에 의해 일시 멈춤 상태에 놓였다. 본의 아니게 이들을 자주 만날 수 있는 공간이 라이브 무대가 아닌 TV 또는 유튜브 웹예능이라는 점은 그들을 아끼던 안테나 팬들에게 묘한 감흥을 불러 일으켰다. 음원 및 음반 발표는 계속 이뤄졌지만 신작을 널리 알리는 데 한 몫을 담당해주던 공연 기회가 거의 사라지면서 꾸준함을 유지하던 안테나의 발걸음도 제동이 걸린 듯 보였다.  

그런데 카카오의 지분 투자, 초대형 예능인 영입, 신사옥 마련 등 공격적인 경영 행보가 이어지면서 안테나는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대반전의 주인공이 되었다. 이를 두고 음악 중심 활동에서 옆길로 새는 것은 아닌지 일부에선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비슷한 행보를 걸었던 미스틱 등 몇몇 회사들이 예능인 및 배우 매니지먼트와 방송 제작 등 기존 영역과는 거리감 있는 사업에 전념하는 모습이 목격되다보니 안테나도 그들을 닮아가는 건 아니겠냐는 것이다.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안테나는 지난 5~6월 처음으로 자체 오디션을 진행해 유망주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게다가 솔로 음악인이 아닌, 밴드 멤버 발탁을 위한 오디션임을 못박을 정도로 대상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동안은 < K팝스타 > 출신을 제외하면 신인 발굴이 없었던 레이블임을 감안하면 다소 의외의 선택지를 들고 나온 것이다. 이는 회사의 규모를 키우는 것과 병행해서 음악인 육성에 결코 소홀함을 갖지 않겠다는 의지로도 풀이된다.  

아티스트를 꿈꾸는 젊은 친구들에게 안테나는 여전히 선망의 대상이다. 대중성과 음악성을 겸비한 재능 넘치는 사람들의 보금자리를 넘어 원대한 기획을 구상중인 안테나 그리고 유희열로선 우여곡절 많았던 신사동 시대를 마감하면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마련했다. 안테나가 보여줄 앞으로의 행보를 주목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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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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