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자산 288배로 키웠다..취임 40주년 맞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백일현 2021. 8. 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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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40주년을 맞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자료 한화그룹]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1일 취임 40주년을 맞았다.
김 회장은 “40년간 이룬 한화의 성장과 혁신은 한화 가족 모두가 함께했기에 가능했다”며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100년 기업 한화를 향해 나가자”고 소회를 밝혔다. 하지만 별도 행사는 열지 않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2일 아침 사내 방송으로 기념식을 대신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현재 재계 7위인 한화그룹은 지난 40년간 몸집을 크게 불렸다. 우선 계열사 수가 19개에서 83개로 늘었다. 임직원 수는 4만3000여 명, 해외거점은 469곳에 이른다. 특히 총자산은 김 회장 취임 당시 7548억원에서 현재 217조원으로 288배로 늘었다. 매출액은 1조1000억원에서 65조4000억원으로 60배가 됐다. 이 같은 성장을 이룬 비결은 뭘까.

지난 40년간 한화그룹 변화. [자료 한화그룹]


보험·방산·석유화학…기업 M&A로 약진
한화그룹 측은 “그룹 성장사의 핵심은 인수합병(M&A)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약진”이라고 설명한다.
김승연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M&A에 적극적이었다. 그는 1980년대 제2차 석유파동의 불황 속에서 한양화학과 한국다우케미칼을 인수했다. 당시 그룹 내 경영진들은 적자를 기록하던 두 회사 인수에 부정적이었다고 한다. 그룹 관계자는 “김 회장은 석유화학 장래가 어둡지 않고 국제경기도 곧 회복될 것이라며 인수를 독려했다”며 “실제 석유화학 경기는 빠르게 회복돼 인수 1년 만에 흑자경영으로 전환됐다”고 말했다.

이후 김 회장은 1997년 외환위기(IMF 외환위기) 직후 적자에 빠진 대한생명(현 한화생명)을 인수해 자산 127조원의 보험사로 키웠다. 또 2012년 파산했던 독일의 큐셀을 인수해 현재의 한화큐셀로 만들었다. 2015년에는 삼성의 방산 및 석유화학 부문 4개사를 인수하는 빅딜로 경제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그 결과 한화그룹 방산 부문은 현재 국내 1위다. 석유화학은 매출 20조원을 넘었다.

한화그룹 주요 M&A. [자료 한화그룹]


“철새의 생존본능 배워라”
글로벌 시장에서의 약진도 그룹 성장의 또다른 핵심으로 꼽힌다. 1981년 당시 해외거점은 7곳에 불과했으나 현재 469곳으로 67배가 됐다. 해외 매출도 16조7000억원까지로 증가했다(2020년 기준). 김 회장이 직원들을 독려하며 “둥지만 지키는 텃새보다는 먹이를 찾아 대륙을 횡단하는 철새의 생존본능을 배우라”고 했다는 말은 꾸준히 회자한다.
한화그룹은 방위 사업에서는 K-9 자주포와 레드백 장갑차 등을 중심으로 수출에 나서고 있다. 에너지 사업은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 태양광 시장에서 수위를 다툰다.


‘신용과 의리’의 경영철학
김 회장의 경영철학은 ‘신용과 의리’다. 김 회장이 천안함 희생자 유가족의 채용을 결정하고, IMF 외환위기 당시 매각 대금을 줄여서라도 직원들의 고용 보장을 우선했던 것도 그런 경영철학이 드러난 사례다. 이라크 건설 현장 직원들을 위해 광어회를 공수한 것이나, 플라자호텔 리모델링시 전 직원에게 유급휴가를 준 일도 널리 알려져 있다. 김 회장은 최근에는 코로나 확진으로 치료 중인 임직원에게 쾌유를 기원하는 난과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한화그룹 로고


김 회장은 요즘 항공·우주와 미래 모빌리티, 친환경 에너지 등 신사업 육성에 적극적이다.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쎄트렉아이 등을 모아 우주 산업을 총괄하는 조직 '스페이스 허브(Space Hub)'를 출범시켰다. 정보기술(IT) 기반으로 전력 소비패턴과 관련 데이터를 AI 기술로 분석해, 잉여 전력을 통합 판매하는 분산형 발전 기반의 가상 발전소 사업(VPP) 규모도 확대할 예정이다. 그린수소 에너지 분야와 스마트 방산, 디지털 금융 사업에서도 속도를 내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김 회장은 우주 사업 등 신사업들이 대규모 장기 투자가 필요한 어려운 길이지만 누군가는 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도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일현 기자 baek.il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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